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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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피부에 지문까지 생겼네!... 손가락 전자피부 개발

UNIST 심교승 교수팀, 복제 불가능한 패턴 새긴 유연 피부 개발
사람 지문이 같을 확률보다 낮아...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640억 분의 1. 사람 지문이 같을 확률이다. 유전정보가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조차 지문은 다르다. 이러한 지문을 전자 피부에도 새길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이 인공 지문이 같을 확률은 사람 지문이 같은 확률보다 10³²배 더 낮다.

UNIST 화학과 심교승 교수팀은 사람 지문보다도 더 고유한 주름 패턴을 새겨진 손가락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피지컬 AI 로봇에 전자 피부를 이식해 고유 식별이 가능한 지문을 부여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전자 피부는 감각을 느끼는 센서 등을 내장해야 하고 피부의 유연함 또한 구현해야 하기에 딱딱한 무기물 대신 유연한 유기물이 더 적합하다. 특히 손가락 전자 피부는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춰야 해 전자 피부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지문처럼 고유 패턴까지 갖춘 피부를 만들어내기 힘들었다.

심 교수팀은 유연 고분자(SEBS) 전자 피부에 무작위 주름 패턴을 쉽게 새길 수 있는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유연 고분자를 화학 처리해 피부를 1차로 제작한 뒤, 여기에 톨루엔 용매를 떨어뜨리고 고속 회전시키기만 하면 피부 표면에 무작위 주름이 생긴다. 톨루엔 용매로 부풀었던 피부 표면이 용매가 증발하면 쪼글쪼글하게 수축하는 원리다.

이 인공 지문이 똑같은 모양으로 다시 생성될 확률은 1mm² 기준으로 10⁻⁴³에 불과하다. 사람 지문이 같은 확률보다 10³²배 더 낮은 수치이며, 이를 사람 지문 크기로 확장하면, 같은 패턴이 생길 확률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또 물리적 충격, 열, 습도에도 강해 지문 형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개발된 전자 피부를 로봇 손에 이식하면 사람처럼 사물을 잡고, 표면의 질감을 인식하거나, 살아 있는 생명체를 구분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온도 센서가 내장된 전자 피부를 부착한 로봇이 사람처럼 뜨거운 물체가 가까이 오면 피하는 물리적 상호작용도 시연했다.

연구를 주도한 심교승 교수는 “간단한 공정을 활용하면서도 동일한 패턴이 생성될 확률이 실제 지문보다도 낮아, 개인용 전자 피부, 전주기 관리형 소프트 로봇, 차세대 휴먼 기계 인터페이스 등 보안과 고유 식별이 중요한 미래 기술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화학과의 이주영, 박해찬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미국 휴스턴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웨이 리(Zhengwei Li) 교수팀과 함께했다.

연구수행은 울산과학기술원 기초과학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5일 출판되었다.

(논문명: Irreproducible SEBS wrinkling based on spin evaporation enabling identifiable artificial finger pad electronic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화학과: 심교승 교수 (052) 217 - 2221

  • [연구그림] 인공지문 패턴 생성과정과 인공 지문 전자피부를 응용한 기술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비재현성 (irreproducible) 주름 패턴은 개체 식별 및 위·변조 방지 기술 뿐만 아니라 전자 피부와 같은 연성 전자 소자 (soft electronics)에도 적용 가능성이 크지만, 기존 방식은 복잡하고 고비용을 요구하고, 기계적 변형에 취약하여 내구성이 부족하다. 특히, 식별 가능한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장파장 주름을 형성하면서도 기계적 변형이 가능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연성 전자 소자 응용에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이다. 이를 위해, 연성 전자 소자에 적합한 주름 패턴을 간단한 공정으로 구현하는 기술 개발과 응용 방안의 탐색이 필요하다.

2.연구내용

인공적인 주름 패턴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기존 방식과 달리 간단한 공정을 활용하여 고분자 탄성체인 스티렌-에틸렌-부틸렌-스티렌(SEBS) 표면에 물리적으로 복제할 수 없는 비재현성 주름 패턴을 형성하였다. 이를 위해 새로운 회전 증발(spin evaporation) 기법을 개발하였으며, 최적화된 시간 후 고속 회전을 통해 소재 표면에 가한 용매를 제거하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주름 패턴 제작에 있어 우선 SEBS 표면을 UV-오존 처리하여 화학적 가교 결합을 유도한 후, 톨루엔 용매를 이용해 표면을 선택적으로 팽윤(swelling)하는 방식을 활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SEBS의 표면층은 부풀어 오르고, 아래층은 부분적으로 녹게 된다. 이후 용매가 제거되면서 팽창했던 표면이 여러 방향에서 불균일하게 수축하면서 무작위적인 주름이 형성된다.

이러한 주름 패턴은 기존 연구에서 고해상도 장비가 필요했던 것과 달리,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조를 형성하여 일반적인 지문 센서로도 감지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수분, 인장, 열 등 외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물체 파지 능력 또한 향상시킴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인공 지문(artificial fingerprint)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였다.

연구팀은 표면 주름이 재현 불가능함을 수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고분자 필름을 고해상도 격자로 나누고 각 격자의 상태를 조합 수학적으로 모델링했다. 그 결과, 1mm² 면적 내에서 동일한 주름 패턴이 다시 생성될 확률은 약 10⁻⁴³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미지 기반 패턴 분석(ORB, BFMatcher)을 통해 실제 샘플 간 유사도도 거의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전자 피부에 새겨진 지문 패턴이 사실상 복제 불가능함을 실험적으로도 검증했다.

더 나아가, 인공 지문과 연성(soft) 소재로만 구성된 온도 센서와 압력 센서를 결합한 연성 손가락 패드형 전자 기기를 제작하여 실제 손가락과 유사한 기능이 가능함을 선보였다.

최종적으로, 해당 기기가 장착된 식별 가능한 적응형 연성 로봇을 제작하여 연성 로봇에서의 활용 가능성 또한 선보였다. 온도 센서가 내장된 전자 피부를 통해, 로봇은 뜨거운 물체가 접근하면 이를 피하는 동작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 감각을 넘어선 피지컬 AI 구현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3.기대효과

해당 기술은 기존의 주름 패턴 형성 방식과 달리 간단한 공정을 통한 저비용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다양한 첨단 산업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해당 기술은 연성 전자 피부 (electronic skin), 연성 로봇 (soft electronics), 생체 인증 기술, 보안, 생태계 모니터링 등의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붙임] 용어설명

 

1.전자 피부 (Electronic Skin)

외부 자극(온도, 압력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기능을 갖춘 유연한 전자소자. 주로 로봇이나 인공 신체 부위에 부착되어 사람 피부처럼 감각 기능을 수행한다.

2.SEBS (Styrene-Ethylene-Butylene-Styrene)

스티렌-에틸렌-부틸렌-스티렌으로 이루어진 열가소성 고무계 고분자. 고무처럼 유연하면서도 플라스틱처럼 가공이 쉬운 특성을 갖고 있어 전자 피부, 웨어러블 디바이스, 의료기기 등에 적합한 소재로 널리 사용된다. 본 연구에서는 SEBS에 주름을 형성해 유연성과 식별성, 감각 기능을 동시에 구현했다.

3.스핀 증발 (Spin Evaporation)

액체가 도포된 기판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표면에서 용매를 빠르게 증발시키는 공정. 이번 연구에서는 이 과정을 통해 전자 피부 표면에 무작위 주름을 자연스럽게 형성했다.

4.가교 (Crosslinking)

고분자 사슬 사이에 화학적 결합을 만들어 서로 연결시키는 과정. 재료의 기계적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 피부 표면을 UV-오존 처리해 상단 층을 가교화함으로써, 용매 증발 시 표면만 수축되어 무작위 주름이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5.팽윤(Swelling)

물질이 외부 요인(예: 수분 흡수, 온도 변화, 화학 반응 등)에 의해 부피가 증가하는 현상.

6.파지 기능 (Grasping Function)

물체를 감지하고 붙잡을 수 있는 능력.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스핀 증발을 활용한 인공 지문 패턴 생성 과정과 개발된 전자 피부가 이식된 로봇 손 및 미래형 응용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