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04. 30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 팔의 경직도는 19”...로봇이 경직도 정량 진단!

UNIST 강상훈 교수팀, 측정 신뢰도 저해 원인 규명 및 보정 기술 제시
산재 ·뇌졸중 환자 재활 적용 기대…재활 분야 상위 3% IEEE TNSRE 게재

팔의 뻣뻣함을 의사의 손끝 감각에 의존하여 진단하던 상지 경직의 진단 방식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경직 정도를 더 정확한 수치로 표현해 진단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UNIST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팀은 환자의 팔에 미세한 힘을 가한 뒤, 이에 대한 움직임 반응을 측정해 경직 상태를 수치화하는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비숙련자도 수 분 내에 정량적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돼 맞춤형 재활치료 설계와 산재 보상 기준 마련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2자유도 직접구동 로봇을 활용해 이 기술을 검증했다. 연구에 따르면, 직접구동 구조에서도 작지만 유의미한 관절 마찰이 남아 있어 측정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마찰이 적다고 알려진 재활 로봇의 대표 모델인 MIT의 마누스(Manus)와 같은 구조에서도 측정 신뢰도 저하 요인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연구팀은 이 같은 잔여 마찰이 사람 팔의 비선형 반응처럼 보이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실험을 통해 최초로 확인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낮은 선형성이 낮은 신뢰도로 이어졌는데, 이를 사람 팔의 비선형성 탓이라 여겼었다.

연구팀은 IMBIC(Internal Model Based Impedance Control) 제어 전략을 적용해 로봇 시스템의 잔여 비선형 마찰을 거의 100% 보상했고, 팔의 움직임이 선형적으로 거동하여 높은 신뢰도를 얻을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황성일 연구원은 “기존 로봇 기반 경직도 측정 기술은 신뢰성과 비선형성 문제 때문에 널리 활용되지 못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문제의 원인이 사람 팔이 아니라 로봇 시스템 내부의 잔여 마찰임을 규명했다”며, “이를 보정하는 기술을 통해 경직도 측정의 신뢰성과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육 경직(spasticity)은 뇌졸중, 산재 신경손상 등으로 인한 대표적인 상지 운동 장애다. 기존에는 경직 정도를 의료진이 환자의 팔을 손으로 직접 움직이며 감각에 의존해 평가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크고, 관절 간 또는 방향별로 달라지는 움직임 특성을 구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강상훈 교수는 “환자 상태를 정량화해 추적할 수 있어 재활 치료 설계, 산재 보상 기준 마련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2026년 개원 예정인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의료 현장 적용 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현재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의과대학의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이번 연구는 UNIST 황성일 연구원이 제1저자로, 강현아 박사가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사업, 범부처 전주기의료기기 개발사업단, 국립재활원 재활로봇중개연구용역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재활의학 분야 상위 3% 학술지인 IEEE 신경시스템과 재활공학 회보(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에 3월 26일 출판됐다.

논문명: Assessing Linearity in Multi-Joint Upper Limb Dynamics Under Small Perturbations for Reliable Mechanical Impedance Estimation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 (052) 217-2729

  • [연구그림] 상지 경직도 측정 방법과 본 연구 기반의 신뢰도 향상 결과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근육 경직(spasticity)은 뇌졸중, 신경손상 등으로 인한 대표적인 상지 운동장애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진단은 주로 환자의 느낌이나 의료진의 손 감각에 의존하고 있어 편차가 크고 정량화가 어렵다. 특히 어깨와 팔꿈치처럼 복합적인 관절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지에서는 정확한 진단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2자유도 직접구동 로봇을 이용해 팔에 미세한 외력을 가하고, 이에 따른 움직임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함으로써, 경직 상태를 신뢰성 높은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정량 진단 기술을 개발하였다. 기존 방식에서는 로봇 자체의 마찰 등 기계적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진단에 한계가 있었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오차의 원인이 사용자나 생체 반응이 아니라 로봇 내부 요인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임피던스 행렬을 시간 영역이 아닌 주파수 영역에서 분석했다. 이 방식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움직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에 포함된 다양한 주파수(진동) 성분을 분리해 분석함으로써 측정된 움직임이 사람의 생리적 반응에 따른 것인지, 로봇 내부 특성에 기인한 것인지를 구분해 낼 수 있다. 임피던스 행렬 내 대각 성분은 각 방향의 독립적 반응을, 비대각 성분은 관절 간 상호작용이나 간섭을 나타낸다. 분석 결과, 비대각 성분이 과도하게 나타난 원인이 실제 사용자의 반응이 아니라 로봇 내부의 마찰 때문임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시스템에서 발생했던 비선형성이 사용자 반응이 아닌 기계 내부 요인에서 기인함을 명확히 증명한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팀은 IMBIC(Internal Model Based Impedance Control)이라는 지능형 제어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IMBIC는 로봇이 내부 모델을 바탕으로 스스로 마찰, 비선형성, 예측 불가능한 외란과 같은 불확실성을 보정하며 제어 신뢰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경직 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재현성 있게 수치화할 수 있게 됐다.

3.기대효과

정량화된 경직 진단 기술은 비숙련자도 수 분 내 경직 정도를 수치로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환자의 상태를 수치로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어 맞춤형 재활 설계, 장애 등급 판정, 산재 보상 기준 마련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등과 협력해 실증 기반 적용도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경직(Spasticity)

뇌졸중, 척수손상 등으로 인해 근육의 긴장도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

2.기계적 임피던스(Mechanical Impedance)

임피던스는 물체가 힘을 받을 때 얼마나 저항하거나 따라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단위는 Ns/m(뉴턴·초/미터) 로, 값이 클수록 움직임에 대한 저항이 크고 경직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서는 팔 관절에 작은 힘을 가하고, 그 반응을 측정해 경직 상태를 수치로 환산하는 데 사용됐다.

3.주파수 영역 분석

주파수 영역 분석은 움직임을 시간 흐름이 아니라 다양한 진동 성분으로 나눠서 보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사람의 생리적 반응과 로봇 시스템의 오차를 구분해내고, 로봇 내부 마찰이 측정 오류의 주원인임을 밝혀냈다.

4.비선형성(Nonlinearity)

비선형성은 같은 자극을 줘도 반응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본 연구는 기존 측정값의 오차가 사용자 반응 때문이 아니라, 로봇 시스템 내부의 비선형성—특히 마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5.IMBIC (Internal Model Based Impedance Control)

로봇 내부의 마찰과 비선형성을 보정하여 신뢰성 있는 기계-인체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제어기술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상지 뻣뻣함의 측정 방법과 본 연구 기반 신뢰도 향상 결과. 우측 하단의 그래프는 신뢰도 향상 결과를 보여준다. 각 그래프에 나타난 파란색 커브는 MIT 방식으로 측정한 상지 뻣뻣함의 신뢰할 수 있는 정도, 빨간색 커브는 강상훈 교수 연구팀의 제어 모델 (IMBIC)를 사용하여 측정한 상지 뻣뻣함의 신뢰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빨간 커브가 파란 커브 위에 있는 것은 강상훈 교수 연구팀의 측정 방식의 신뢰도가 기존 MIT 방식의 측정보다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