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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전달 원리를 닮아 밝기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도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사물의 윤곽 정보를 추출하는 비전 센서가 개발됐다. 자율주행, 드론, 로봇 기술에서 주변 환경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 신소재공학과 최문기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최창순 박사팀, 서울대학교 김대형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시냅스 모방 로봇 비전 센서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비전 센서는 기계의 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센서가 감지한 정보는 뇌의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로 전달되어 처리된다. 이때 정보가 여과 없이 전달되면 전송 데이터가 늘어나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불필요한 정보로 인해 인식 정확도도 떨어질 수 있다. 조명이 급격히 바뀌거나 밝고 어두운 영역이 뒤섞인 상황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공동연구팀은 뇌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도파민-글루타메이트 신호 전달 경로를 모방해 윤곽선처럼 명암 대비가 큰 시각 정보만을 골라낼 수 있는 비전 센서를 개발했다. 뇌에서는 도파민이 글루타메이트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중요한 정보를 강화하는데, 이 원리를 모방하도록 센서를 설계한 것이다. 최문기 교수는 “눈 자체에 뇌의 일부 기능을 부여한 인 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기술을 적용해 영상 데이터의 밝기와 대비를 스스로 조절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걸러낸다”며“초당 수십 기가비트에 달하는 영상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로봇 비전 시스템의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실험 결과, 이 비전 센서는 영상 데이터 전송량을 기존 대비 약 91.8% 줄이면서도, 객체 인식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는 약 86.7%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센서는 게이트 전압에 따라 전류 반응이 바뀌는 광트랜지스터로 이루어져 있다. 게이트 전압은 뇌의 도파민처럼 반응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광트랜지스터에서 나오는 전류는 글루타메이트 신호에 해당하는 자극 전달을 모사한다. 게이트 전압을 조절하면 빛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어두운 환경에서도 또렷하게 윤곽 정보를 감지할 수 있다. 또 빛의 절대 밝기뿐 아니라 주변과의 밝기 차이에 따라 출력 전류가 달라지도록 설계돼 밝기 변화가 큰 경계면, 즉 윤곽선은 더 강하게 반응하고, 밝기가 일정한 배경은 억제된다. 최창순 KIST 박사는 “이번 기술은 로봇·자율주행 자동차·드론·IoT 기기 등 다양한 비전 기반 시스템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 처리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차세대 인공지능 비전 기술의 핵심 솔루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사업, KIST 미래원천반도체기술개발사업, 기초과학연구원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에 5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In-sensor multilevel image adjustment for high-clarity contour extraction using adjustable synaptic phototransisto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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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연구배경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나 드론, 로봇 등 각종 지능형 시스템의 기술 발전과 함께, 주변 환경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로봇 비전 기술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로봇 비전 시스템은 고해상도의 이미지 센서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주변 상황을 판단하는 구조로 동작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성능 비전 센서가 생성하는 데이터량은 초당 수십 기가비트(Gb)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이처럼 막대한 데이터를 외부 서버나 프로세서로 전송하고 처리하는 기존 방식은 데이터 처리 지연이나 에너지 소모 문제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영상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정보만 선별·압축하는 '특징 추출(feature extraction)'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상 내 경계나 윤곽선 등 핵심 정보만 뽑아내는 '윤곽선 기반 데이터 압축(contour extraction)' 기법은 데이터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물체 인식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유력한 해결책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윤곽선 추출 기술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이미지 밝기나 대비 조절 같은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연산 부담이나 에너지 소모가 발생해 로봇 내부 프로세서가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밝은 낮과 어두운 밤, 혹은 조명이 불규칙한 환경 등 주변 조명 조건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는 이미지 품질 저하나 윤곽선 추출 오류가 발생하기 쉽고, 이러한 한계는 로봇 비전 시스템의 즉각적 대응과 안정적 동작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로봇이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복잡한 환경에서도 핵심 정보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뇌 신경세포의 작동 원리를 모방한 새로운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글루타메이트 신호의 반응을 조절해 신호의 세기를 조정하는 생리 현상을 본떠, 이를 빛에 반응하는 반도체 소자(시냅스 모사 광트랜지스터)에 구현했다. 이 소자는 빛 신호와 전기 신호를 동시에 받아들이고, 이미지 내 밝은 부분은 억제하고 어두운 부분은 더 뚜렷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장면 전체의 밝기 균형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센서 내부에서 이미지의 중요한 정보만 골라내고 불필요한 배경은 줄이는 ‘인-센서 컴퓨팅(In-sensor computing)’ 기능이 가능해졌다. 쉽게 말해, 기존에는 모든 영상 데이터를 CPU나 GPU 같은 외부 프로세서로 전송해 처리해야 했지만, 이 기술은 센서가 내부에서 직접 이미지의 밝기와 대비를 최적화하고 중요한 정보만 선별해 남기는 방식이다. 덕분에 로봇은 조명이 밝거나 어두운 상황에 관계없이 중요한 시각 정보를 안정적으로 처리해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실제로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전송해야 할 영상 데이터의 양은 약 91.8%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객체 인식의 정확도는 약 86.7%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더 빠르고 가볍게 움직이면서도,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3.기대효과 이번 기술은 센서 내부에서 사물 인식에 필요한 장면의 밝기와 대비를 스스로 조절하고, 그 과정에서 윤곽선 등 주요 시각 정보를 선별적으로 추출하는 방식으로, 로봇·자율주행 자동차·드론 등 지능형 비전 시스템 전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센서가 스스로 이미지를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만 남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별도의 복잡한 연산 장치 없이도 에너지 소모는 줄이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인식 정확도는 높이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은 실시간 반응성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차세대 인공지능 비전 기술의 핵심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
[붙임] 용어설명 |
1.도파민-글루타메이트 신호 조절 원리 인간 뇌 신경세포 사이(시냅스)에서 도파민이 글루타메이트 신호의 반응 세기를 조절해, 신경 자극 전달 강도를 변화시키는 생리적 원리. 글루타메이트는 뇌에서 가장 주요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감각 자극, 학습, 기억 등 다양한 정보 전달에 관여한다. 도파민은 흥분 또는 억제 작용을 하며, 글루타메이트에 의한 정보 전달 효율을 높이거나 불필요한 신호를 억제하는 조절자(modulator) 역할을 한다.
2.시냅스 모사 광트랜지스터 (synaptic phototransistor) 빛에 반응하면서 신호 처리 방식을 신경세포의 시냅스처럼 구현한 반도체 소자. 일반적인 트랜지스터가 단순히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는 반면, 시냅스 모사 광트랜지스터는 센서 내부에서 빛이 닿은 부분에 전하(전자나 정공)가 붙잡히면서, 전류가 더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이용하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전류 반응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어, 이미지 내 중요한 부분만 강조하거나 노이즈를 줄이는 방식의 신호 처리가 가능하다.
3.인센서 컴퓨팅 (In-sensor computing) 센서 내부에서 데이터를 직접 처리하는 기술. 기존 방식은 센서가 촬영한 원본 데이터를 외부 프로세서나 서버로 전송한 뒤 별도의 소프트웨어로 밝기 조절이나 윤곽선 추출 같은 작업을 수행했다. 반면, 인센서 이미지 처리 기술은 센서 자체가 이미지 내 중요한 정보를 선별·보정하는 과정을 수행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 전송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1. 센서의 소자인 광트랜지스터의 구조 도파민-글루타메이트 간 신경 조절 메커니즘을 응용해, 빛과 전기 신호의 상호작용으로 작동하는 시냅스 모사 광트랜지스터의 작동 구조. 광 트랜지스터를 배열해 센서를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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