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06. 29 (일)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녹나무 유래 물질로 고품질 태양전지 만든다!

UNIST 양창덕 교수팀, 캠퍼 유도체로 태양전지 효율과 수명 동시 향상
캠퍼 유도체 쓴 전지 효율 9.6%, 수명 두 배 이상 증가 ... Energy Environ. Sci. 게재

녹나무 유래 물질로 태양전지 박막의 품질을 높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드라이아이스처럼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리는 이 물질의 승화성을 활용한 성과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은 캠퍼 유도체를 첨가해 고품질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합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잔류 물질이 없어 태양전지의 수명과 효율을 개선하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전지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수많은 결정 입자로 이뤄져 있다. 결정 크기가 크고 배열이 고를수록 전자 흐름이 원활해지고 구조가 단단해져, 전지의 효율과 수명이 향상된다. 이런 고품질 구조를 만들기 위해 첨가제를 쓰는데, 첨가제가 제조 후에도 남아 있으면 오히려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퍼퀴논(camphorquinone)’을 박막 첨가제로 썼다. 캠퍼퀴논은 녹나무 추출물인 캠퍼(camphor)에 산화 작용기가 추가된 물질이다. 캠퍼처럼 고체에서 바로 기체로 날아가는 승화성이 있고, 캠퍼와 달리 단계적으로 승화된다. 1차 열처리 과정에서 결정 씨앗이 균일하게 만들어지도록 돕고 일부 승화되며, 나머지는 결정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단계까지 박막 내에 충분히 머무르다가 2차 열처리 과정에서 완전히 승화된다.

제1저자인 박지원 연구원은 “캠퍼 퀴논은 작용 시점을 결정 성장 단계에 맞춰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박막에 아무런 잔여물을 남기지 않는다”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고품질 박막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 박막을 사용한 태양전지는 25.2%의 광전변환효율(PCE)을 기록했다. 첨가제를 쓰지 않은 대조군(23.0%)보다 약 9.6% 높은 수치다. 또 실제 작동 환경을 모사한 MPPT(Maximum Power Point Tracking) 조건에서는 1,000시간 동안 초기 효율의 90% 이상을 유지하며, 대조군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수명 성능을 보였다. MPPT는 인공태양 아래에서 태양전지가 최대출력을 내도록 설정한 상태로, 가장 까다로운 수명 평가 기준 중 하나다.

양창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 문제를 자연에서 유래한 친환경 물질로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태양광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기술 고도화를 함께 이끌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 30.8)에 6월 21일자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Stepwise volatilization induced by nature-sourced volatile solid additives improving the efficiency and stability of perovskite solar cells)

붙임: 연구결과개요, 용어설명, 그림설명, 연구자 이력사항. (끝)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052) 217 2920

  • [연구그림] 녹나무 유래 물질의 단계적 승화 특성을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향상 시킴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erovskite solar cells)가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광흡수율과 뛰어난 전하 이동 특성,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조 공정으로 인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변환 장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는 여전히 몇 가지 주요한 기술적 과제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결정 성장의 불균일성, 계면 불안정성, 외부 환경(열, 습기 등)에 대한 내구성 부족 등으로 인한 장기적 안정성의 확보 미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additive)를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결정 품질을 향상시키고, 계면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되던 많은 첨가제는 대부분 비휘발성 유기물 또는 고분자 기반 물질로, 박막 내에 잔류물이 남아 계면 불균일성을 유발하거나 장기 신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첨가제 제거를 위한 추가 공정이 요구되며, 이는 상용화를 위한 생산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에 따라, 자연 유래의 승화성 고체 첨가제와 같은 친환경적이면서도 공정 단순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천연 유기화합물인 캠퍼(camphor) 및 그 유도체인 캠퍼퀴논(camphorquinone)의 분자 특성과 승화 메커니즘에 주목하여, 이를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결정 제어 및 계면 안정화에 효과적인 첨가제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특히, 제작 공정 중 단계적으로 승화하여 잔류물 없이 사라지는 특성을 통해 기존 첨가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효율·고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자연 유래의 승화성 고체 첨가제인 캠퍼와 그 유도체인 캠퍼퀴논을 활용하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SC)의 결정 형성 및 계면 안정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소재 및 공정 전략을 제시하였다.

연구진은 먼저 캠퍼와 캠퍼퀴논의 분자 구조적 특성 및 열적 승화 거동을 정밀 분석하고, 이들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형성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규명하였다. 특히 캠퍼퀴논의 경우, 제조 공정 중 단계적으로 승화(Stepwise volatilization)됨으로써 결정 성장 방향 제어, 결함 밀도 저감, 계면 품질 향상 등 다중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캠퍼퀴논을 첨가한 경우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보다 정렬된 결정 구조와 우수한 결정성을 확보하였으며, 이는 전자·정공 수송 특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전자현미경(SEM), 스침각 X-선 회절(GIWAXS), 실시간 포토루미네센스(insitu PL) 분석 등을 통해, 캠퍼퀴논이 결정 성장 단계에서 핵 형성과정에 간섭하며 결정 성장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캠퍼퀴논 기반 PSC는 최대 25.00%의 광전변환효율(PCE)을 달성였다. 이는 기존 비첨가제 대비 현저한 성능 향상이며, 더불어 장기 안정성 평가에서 해당 소자는 국제 표준인 ISOS-L-1 프로토콜에 따라 MPPT(maximum power point tracking) 조건에서 1000시간 이상 구동 시 T90(초기 효율의 90% 이상 유지)을 유지하였고, 이는 기준 소자의 T80(500시간)보다 약 두 배 향상된 결과이다.

무엇보다도 첨가제로 사용된 캠퍼퀴논은 공정 후 완전히 승화하여 박막에 잔류하지 않음으로써, 계면 불균일성 문제를 방지하고 후처리 공정을 생략 가능하게 하며, 이는 공정 단순화와 상용화 가능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성과라 할 수 있다.

 

3.기대효과

본 연구에서 제안한 자연 유래 승화성 첨가제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 기술은 고효율과 고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첫째, 제조 공정 중 첨가제가 단계적으로 승화하여 박막 내에 잔류하지 않는 특성은 후처리 없이도 고품질의 결정성과 균일한 계면을 확보할 수 있게 하며, 이는 소자의 신뢰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생산 공정의 단순화 및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고, 대면적 태양전지 모듈로의 확장성 또한 확보된다.

둘째, 본 연구에 활용된 캠퍼 및 캠퍼퀴논은 천연 유래의 친환경 물질로, 독성이 낮고 자원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는 향후 태양전지 산업에서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충족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25% 수준의 높은 PCE와 장시간 구동 안정성 확보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제 실외 환경에서 장기 운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입했음을 시사하며, 기존의 실리콘 기반 태양광 기술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친환경 소재 기반의 기능성 첨가제 설계와 그 응용 가능성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전자재료·에너지소재 분야에서 다양한 자연 유래 소재 활용 전략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Perovskite Solar Cell, PSC)

페로브스카이트 구조(ABX₃)를 갖는 결정 물질을 광흡수층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 실리콘 대비 제조가 간단하고 효율이 높아 주목받고 있음.

2.광전변환효율 (Power Conversion Efficiency, PCE)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효율. 예: PCE가 25%면 100의 빛 에너지 중 25만큼을 전기로 바꾼다는 뜻.

3.승화성 고체 (Sublimable Solid)

고체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체로 바뀌는 물질. 드라이아이스처럼 잔류물을 남기지 않아 박막 공정에 유리함.

4.캠퍼퀴논 (Camphorquinone, CQ)

캠퍼에 산화기를 붙여 만든 유도체. 캠퍼(camphor)는 녹나무에서 유래한 물질로, 박하향이 나는 친환경 유기화합물이다. 향료나 약용 성분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캠퍼에 산성 작용기를 추가할 결우 단계적으로 승화하며 결정 형성에 작용한 뒤 박막에서 완전히 사라짐에 따라 고품질 박막을 합성할 수 있다.

결정성 (Crystallinity)

결정 입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정도. 결정성이 높을수록 전자 이동이 원활해져 태양전지의 성능이 높아짐.

6 .ISOS-L-1 프로토콜

국제 표준에 따른 장기 안정성 테스트 방식. 고온·공기·광 조건에서 태양전지 성능을 평가함.

7.MPPT (Maximum Power Point Tracking)

태양전지가 낼 수 있는 최대 전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측정하는 방식. 실제 운전 환경과 가장 유사한 평가법.

 

 

 

[붙임] 그림설명

그림설명. 자연 유래 고체 첨가제인 캠퍼퀴논의 단계적 승화과정을 통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 향상.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결정 품질이 향상돼 효율은 약 9% 이상, 수명은 2배 이상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