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07. 22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붙였다 떼면 전기가 찌릿!... 전기 신호 만드는 접착 필름 개발

UNIST, 절개 구조 활용해 출력 13배·접착력 35배 향상된 발전 필름 개발
도난방지, 산업 안전 기술 등 응용 ...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게재

눈에 보이는 건 얇은 필름 한 장뿐이다. 그런데 도둑이 문을 여는 순간 경고음이 울리고, 액자가 떨어지기도 전에 스마트폰에 알림이 간다. 공장에선 컨베이어 벨트가 거꾸로 도는 즉시 기계가 멈춘다. 붙였다 떼는 동작만으로 전기를 만드는 접착 필름으로 가능한 일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전기 발생 필름을 개발했다.

UNIST 기계공학과 정훈의 교수팀은 접착력과 전기 출력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마찰전기 발전 필름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마찰전기 발전은 두 물질이 접촉했다가 분리될 때, 전하가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접착 필름에 접목해 별도 전원장치 없이 붙였다 떼는 동작만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했다.

이 필름에는 ‘ㄷ’자 형태의 절개 패턴이 새겨져 있어, 기존 필름보다 접착력은 35배 이상, 전기 출력은 약 13배 더 강하다. 이 덕분에 손으로 눌렀다 떼거나, 물체가 살짝 떨어지는 등 짧고 단순한 움직임만으로도 필름에서 강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낸다.

제1저자인 이희진 연구원은 “절개 패턴은 균열이 진행되는 방향을 제어하고, 순간적인 접착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균열이 연결부에서 멈췄다가 반대 방향으로 다시 진행할 때 빠르게 분리되면서 전기 출력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절개 패턴의 방향과 배열을 바꿔 붙는 방향이나 위치에 따라 출력과 접착력이 달라지도록 설계할 수 있는 것도 이 필름의 장점이다.

연구팀은 실제 적용 가능성도 함께 확인했다. 필름을 문틈에 부착해 문이 열리는 순간 전기 신호를 발생시키고, 이 신호를 활용해 경고음을 울리는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또 벽에 붙인 액자가 떨어지기 전, 박리 움직임을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경고를 전송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컨베이어 벨트에 필름을 부착해, 정상 회전에는 반응하지 않고 역방향으로 돌 때만 전기 신호가 발생하도록 설계해 기계 이상 작동을 멈출 수 있게도 했다.

정훈의 교수는 “이번 기술은 접착 필름을 단순히 붙였다 떼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는 스마트 센서로 전환한 것”이라며, “배터리 없이도 감지와 신호 생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단순한 구조의 감지 시스템에 적합하고, 웨어러블 센서나 도난 방지 장치, 산업용 안전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2025년 6월 11일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Metamaterial Adhesives-Integrated Triboelectric Nanogenerators with Enhanced and Programmable Charge Generation and Adhesion)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기계공학과: 정훈의 교수(052) 217 2339

  • [연구그림] 마찰전기 접착 필름의 구조와 전기신호 크기, 접착 강도
  • [연구그림] 접착 필름이 강력한 전기 신호를 내고 우수한 접착력을 지닐 수 있는 구조적 원리
  • [연구그림] 개발된 마찰전기 접착 필름의 활용 예시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접착 기술과 마찰전기 발생 기술은 모두 계면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이들 특성을 동시에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은 다양한 웨어러블 소자 및 에너지 하베스팅 플랫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IoT 센서, 스마트 표면, 자가 전원형 센서 등 차세대 전자소자에서는 하나의 시스템이 높은 접착력과 동시에 안정적인 전기 신호를 발생시키고, 필요에 따라 이들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요구된다. 그러나, 기존의 접착 소재나 마찰전기 발전기(TENG)는 주로 개별 기능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접착력과 전기 출력 성능을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기 어렵고, 사용 환경의 변화나 반복 사용에 따른 신뢰성 저하 문제도 동반한다. 이러한 제약은 접착과 전기 신호를 동시에 요구하는 상황에서의 활용을 어렵게 하고, 범용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부에서는 화학적 접착 요소를 활용하여 강한 신호를 발생시키고자 했으나, 이는 적용 범위, 장기적 안정성, 탈착 용이성 등의 부재로 인하여 여전히 개선해야 할 여지를 남겼다. 따라서 화학적 요소가 아닌, 계면에서의 균열 거동을 구조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물리적으로 접착력과 전하 발생량을 동시에 극대화하고 이를 사용 조건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설계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ㄷ자형의 메타구조 도입을 통하여 계면 균열 전파와 역방향 전파(reverse propagation)를 구조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이 구조의 도입을 통하여 필름을 붙였다 떼어내는 과정에서 계면에 발생하는 균열의 진행 속도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보통 마찰전기는 두 물체가 접촉하거나 분리될 때 표면에 발생하는 전하를 활용한다. 그러나 평평한 접착면에서는 전기가 꾸준히 조금씩 생기는 경향성을 나타내며, 순간적으로 높은 값을 나타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 개발된 구조는 절개 패턴을 바탕으로 한 균열 제어를 적용한다. 메타 접착 TENG의 박리가 일어날 때, 일정 방향으로 진행되던 균열은 절개 패턴의 팁 부분에서 잠시 정지, 이후 역전된 방향으로 진행하며 박리에 저항한다. 이 때 강한 접착 강도를 보임과 동시에, 빠르게 역방향 균열이 가속화되며 순간적인 절개 패턴의 박리를 유도한다. TENG에서 전기 신호는 접촉/분리 면적 및 속도 등에 영향을 받는데, 절개 패턴의 면적이 순간적으로 빠르게 분리되면서 강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낸다.

또한 이 구조는 필름 한 장 내에서도 패턴의 크기 및 배열, 방향 등을 프로그래밍하여 위치별로 접착 강도와 전기 신호의 세기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테이프의 끝 부분은 약하게 붙이고, 중앙은 강하게 붙여 사용 목적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필름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 ‘프로그래머블 접착 TENG’으로 불린다.

특히, 붙이는 방향(떼어내는 방향)에 따라 접착력과 전기 출력이 달라지는 고유한 성질인 방향성(directionality)도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한 쪽 방향으로 떼어낼 때는 균열의 컨트롤을 통해 향상된 성능을 얻지만, 반대쪽 방향으로 떼어낼 때는 균열의 트래핑 및 역전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매우 약한 접착 강도와 신호를 나타낸다. 이를 통해 원할 때는 쉽게 떼어내거나 전기 신호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기존 박리 방식의 단점인 반복성을 보완하기 위해 롤러 형태의 메타 접착 TENG을 제작하여 반복적으로 회전함에 따라 지속적인 전기 신호를 생성할 수 있게 함을 증명하였다.

앞서 언급된 장점들을 바탕으로, 벽에 걸린 액자가 떨어지기 전 전기 신호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시스템, 컨베이어 벨트의 진행 방향을 감지해 오작동 시 경고하는 안전장치 시스템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3.기대효과

본 연구에서 개발한 메타 접착 TENG는 기존의 화학 접착제처럼 끈적이거나 반복 사용이 어려운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안전한 고분자 소재 및 구조 설계만을 통해 강한 접착력과 신뢰성 있는 전기 신호 생산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또한 이러한 접착 강도와 전기 신호의 크기는 원하는대로 조절이 가능해 일상생활 뿐 아니라 여러 산업 현장 및 미래 첨단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마찰전기

마찰전기는 두 물질이 닿았다가 떨어질 때, 표면 사이에서 전하가 이동하며 전기가 생기는 현상이다. 플라스틱 자를 머리카락에 문지르면 종이가 들러붙는 현상도 같은 원리다. 이처럼 접촉과 분리 동작을 반복하면, 전기가 계속 만들어지는데 이 원리를 활용한 소자를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라고 부른다.

TENG는 외부 전원이 없이도 작동하며 가벼운 움직임이나 진동만으로도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 웨어러블 센서나 자가발전 소자 같은 소형 전자기기에 응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마찰전기 필름은 평평한 구조라 접착력이 약하고 전기 출력도 크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필름에 ‘ㄷ’자 모양 절개 구조를 넣어 붙었다 떨어질 때 접촉 면적 변화가 더 크게 일어나도록 설계했다.

2.메타물질 (Metamaterial)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구조의 적용을 통하여 원하는 성질을 새롭게 구현하도록 설계된 소재.

3.균열 트래핑 (Crack trapping)

찢어지거나 떨어질 때 생기는 균열의 진행을 멈추거나 늦추는 구조적 효과. 예를 들어, 종이에 절반만 칼집을 낸 뒤 찢으면 칼집이 끝나는 지점에서 찢김이 멈추는 것처럼, 균열이 특정 지점에서 걸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설계할 수 있다.이번 기술에서는 필름에 절개된 부분 사이에 연결부(bridge)를 둬 균열이 한 번 멈췄다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게 만들었고, 이 과정을 통해 더 큰 전기 신호를 만들어냈다.

 

[붙임] 그림설명

1. 개발된 마찰전기 필름(메타 접착 TENG)의 구조와 전기 신호 크기, 접착 강도

(i) 프로그래머블 메타 접착 TENG의 사진 및 컨셉 이미지

(ii) 평면 구조 TENG와 메타 접착 TENG의 전기 신호 비교

(iii) 평면 구조 TENG와 메타 접착 TENG의 접착 강도 비교

그림2. 메타 접착 TENG 필름이 강력한 전기 신호를 내고 우수한 접착력을 지닐 수 있는 구조적 원리

(i) 균열의 전파 및 절개 패턴 팁 부분에서의 전파(propagation) 억제

(ii) 반대 방향으로의 균열 역전파로 인한 접착 강도 증가 (박리에 저항)

(iii) 순간적인 에너지의 방출을 통한 강한 전기 생성

그림3. 프로그래머블 메타 접착 TENG를 활용한 예시

(i) 벽면 접착 및 접착 해제 경고 시스템

(ii) 컨베이어 벨트의 오작동 감지 및 경고 시스템

(iii) 도난 방지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