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4. 10. 20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폭발 없는 대용량 ESS ‘철-크롬 흐름전지’ 수명 향상 기술 개발

UNIST 이현욱 교수팀, 고출력‘철-크롬 흐름전지’반복사용시 용량 저하 원인 규명
전해질 조성 조절해 용량 등 성능 유지 .... Angew. Chem. Int. Ed.게재

폭발 없는 대용량 전기 저장장치(ESS)인 ‘철-크롬계 흐름 전지’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전력 생산량이 고르지 못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기를 안전하게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 연구팀은 KAIST 서동화 교수, 미국 텍사스대학교 귀이화 위(Guihua Yu) 교수와 공동으로 철-크롬 흐름 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밝혀내고, 전해질 조성을 조절해 반복되는 충·방전에도 용량을 유지하는 전지를 개발했다.

흐름 전지는 일반적인 배터리와 달리 전극 물질이 물에 녹아 있는 전해액 형태로 있다. 전해액 자체가 전극처럼 작동하는 '액체 전극'인 셈이다. 전기를 저장하거나 꺼내 쓸 때는 이 전해액을 펌프로 흘려보내기만 하면 된다. 휘발성 전해질이 아닌 물을 사용해 폭발 위험이 없고, 탱크 속 전해액 양만 조절하면 전기 저장 용량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적합하다.

공동 연구팀은 고출력 철-크롬계 흐름 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전해액을 설계했다. 철-크롬계 흐름 전지는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크롬의 반응성이 약한 탓에 충전이 느리고, 출력도 약하다. 헥사시아노크로메이트([Cr(CN)6]4-/3-)라는 물질을 넣어 출력과 충전 속도를 개선할 수 있지만, 충·방전이 진행되면서 용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는 크롬 이온을 둘러싸고 있는 사이아나이드(CN⁻) 이온이 수산화(OH⁻) 이온으로 교체되는 현상 때문이다. 충전 과정에서 수산화 이온이 과량 발생하게 되는데, 이 수산화 이온이 사이아나이드 이온 자리를 차지해 전해액 구조를 무너뜨리게 된다.

연구팀은 전해액 안의 사이아나이드 이온과 수산화 이온 농도 비율을 조절해 이 반응을 억제하고, 전해액의 화학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해액 배합 비율을 도출했다. 이 비율을 적용한 철-크롬 흐름 전지는 25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용량과 효율 등을 유지했다.

이현욱 교수는 “값싼 철·크롬계 전해액으로도 오래 쓸 수 있는 고출력 흐름 전지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고, 흐름전지를 설치할 만큼 국토 면적이 넓은 중국, 유럽 국가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흐름전지 중에는 바나늄 흐름전지가 가장 상용화에 근접했지만, 바나늄은 비싸고 매장량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 지하자원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 국제협력개발사업, 개인연구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7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Elucidating Ligand Exchange Dynamics of Hexacyanochromate- Based Redox Mediators in Aqueous Iron-Chromium Redox Flow Batteri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 (052) 217 2593

  • [연구그림] 철-크롬 흐름전지의 작동 원리와 전해액 안정화 전략 모식도

[붙임] 연구결과 개요, 용어설명

 

1.연구배경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 및 공급할 수 있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상용 ESS는 대부분 리튬 이온 전지를 기반으로 하나, 가연성 유기 전해질을 사용하는 특성상 빈번한 폭발 사고가 발생하며, 이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상대적으로 폭발 위험이 낮은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 (RFB)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상용화에 가까운 시스템인 바나듐 레독스 흐름 전지는 안전성이 우수하지만, 원료인 오산화바나듐(V2O5)의 가격이 높아 경제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반면

철-크롬계 레독스 흐름 전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료를 사용하나, 낮은 셀 전압 (1.11 V)과 크롬 음극 전해액의 느린 산화/환원 반응 속도로 인해 출력이 낮고, 충·방전이 느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수계 RFB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저가이면서 고성능을 갖춘 새로운 활물질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2.연구내용

연구팀은 헥사시아노크로메이트(Hexacyanochromate ([Cr(CN)6]4-/3-))를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하여 철-크롬계 배터리의 새로운 구성 시스템을 제안하였다.

헥사시아노크로메이트를 음극 전해액(Negolyte) 물질로 적용하면, 초기에는 높은 출력과 안정적인 충전 성능을 보이지만,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전해질 구조가 점차 무너져 전기화학적 반응성이 저하된다.

연구팀은 이 열화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전략을 함께 제시하였다.Cyanide 계열의 지지 전해질을 도입하여 [Cr(CN)6]4-/3-의 화학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소 발생 부반응을 억제하였다. -1.15 V(vs SHE)의 낮은 표준 환원 전위를 가져 수소 발생 전위와 경쟁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산화-환원 반응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연구팀은 [OH⁻]/[CN⁻]비율을 조절하는 공동 조절 전해질 (co-modulated electrolyte) 전략을 통해, 열화 경로의 초기 중간체로 알려진 pentacyano- monohydroxy-chromate(III)의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리간드 치환 반응과 수소 발생과 같은 비가역 부반응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3.기대효과

레독스 흐름 전지는 적절한 산화·환원 활물질의 선택이 전지 성능 및 시스템 전체 특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는 새로운 활물질을 성공적으로 제안함으로써, 레독스 흐름 전지에 적용 가능한 물질의 범위를 확장하고 시스템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기술적 의의가 크다.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지닌 레독스 물질을 제안한 본 연구는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를 장주기용 ESS의 유력한 대안으로 보급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붙임] 용어설명

 

1.레독스 흐름 전지 (Redox Flow Battery, RFB)

반복적인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 시스템의 일종. 활물질이 용액 상태로 외부 저장 탱크에 저장되어 있음. 충/방전 시, 저장 탱크 내의 활물질이 펌프를 통해 전극으로 순환되며, 전극 표면에서 산화/환원 반응에 참여함으로써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방출함.

2.음극 전해액 (Negolyte)

레독스 흐름 전지에서 음극 반응에 사용되는 전해액을 일컬음.

3.양극 전해액 (Posolyte)

레독스 흐름 전지에서 양극 반응에 사용되는 전해액을 일컬음.

4.헥사시아노메탈레이트 (Hexacyanometalate)

철, 크롬과 같은 전이금속 이온에 사이아나이드 리간드(CN-)가 여섯 개 붙어 있는 팔면체 모양의 금속 착화합물.

5.헥사시아노크롬산염 (Hexacyanochromate)

헥사시아노메탈레이트의 한 종류로, 크롬(Cr2+/3+) 이온에 사이아나이드 리간드 (CN-)가 여섯 개 붙어 있음.

6.레독스 매개체/산화환원 매개체 (Redox Mediator)

레독스 매개체는 전극과 반응성 물질 사이에서 전자 전달을 매개하는 가역적인 산화환원 종을 의미함.

7.수소 발생 반응 (Hydrogen Evolution Reaction)

수소 발생 반응(HER)은 전극에서 물이 환원되어 수소 가스가 생성되는 전기화학 반응으로, 낮은 전위에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남.

8.리간드 교환 (Ligand Exchange)

리간드 교환은 중심 금속 이온에 결합된 리간드가 다른 리간드로 치환되는 반응.

 

[붙임] 그림설명

그림1. -크롬 흐름전지의 작동 원리와 전해액 안정화 전략 모식도

수계 철-크롬 흐름 전지(좌측)의 헥사시아노크로메이트 전해질이 충·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구조가 점차 무너지는 원인을 보여준다. 충전 중 발생한 수소 반응으로 수산화 이온(OH⁻)이 전해액에 축적되면, 헥사시아노크로메이트에서 원래 자리를 차지하던 사이아나이드 이온(CN⁻)이 OH⁻에 밀려나게 된다. 이로 인해 전해질 구조가 깨지고, 전기화학 반응이 점차 약해지며 전지 성능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전해액 내 OH⁻와 CN⁻ 비율을 조절하는 공동 조절 전략을 통해 이런 분해 반응을 억제하고, 전해질 구조를 유지해 반복적인 충·방전 후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