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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AEMWE)’ 장치의 초기 성능 저하 원인이 음극 쪽 백금(Pt) 촉매 입자의 뭉침 현상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뭉침을 억제하는 ‘건식 구동 방식’을 적용하자 성능 저하율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장치의 장기 신뢰성을 확보해 그린 수소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권영국 교수팀은 수전해 장치의 초기 성능 저하 현상이 기존 예상과 달리 음극에서 주로 발생하며, 액체 전해질을 음극에 직접 공급하지 않는 ‘건식 구동 조건(dry cathode operation)’이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전해는 전기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그중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는 내식성이 뛰어나고,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운전 초기 수 시간 내에 전압이 빠르게 상승해 생산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초기 열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전압이 오를수록 같은 양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이는 효율 저하와 직결된다. 연구팀은 ‘초기 열화’의 90% 이상이 수소 기체가 발생하는 음극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밝혔다. 백금 촉매 입자가 뭉치며 반응성이 떨어진 데 따른 현상이다. 백금 촉매 입자 뭉침은 음극의 수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기존 2-전극 방식이 아닌, 자체 개발한 3-전극 분석법을 이용해 같은 사실을 밝혔다. 2전극 방식은 전체 셀 전압만 측정했기 때문에 성능 저하가 정확히 어느 전극에서 발생하는지 구분하기 어려웠고, 일반적으로 양극의 문제라고 여겨져 왔다. 음극에 건식 구동 조건을 적용하자, 초기 40 시간 동안 누적 전압 상승량이 약 163mV에서 96mV로 감소했다. 이는 2배에 가까운 차이로, 같은 시간 동안 전압이 덜 상승했다는 것은 수소 생산 효율이 더 오래 유지됐다는 의미다. 제1저자인 공태훈 연구원은 “양극에는 비교적 확립된 습식 구동 조건이 적용되고 있지만, 음극의 경우 습식과 건식이 혼용되고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습식 구동 시 수분이 수소 기체를 가두고, 백금 입자의 뭉침을 유도해 초기 열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함으로써 새로운 운전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영국 교수는 “AEM 수전해는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의 유력한 후보지만, 운전 초기에 급격한 성능 저하 문제 때문에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며 “단순한 조건 조절만으로 수전해 장치의 장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전해 상용화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새로운 분석법은 전극 소재 개발, 셀 내구성 평가, 전극 설계 최적화에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환경과학 분야의 국제 권위지 에이씨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2025년 7월 3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과제 및 STEAM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A Cathode Is the Key Contributor to the Initial Degradation of Anion Exchange Membrane Water Electrolyz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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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연구배경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는 기존 고분자전해질 수전해에 비해 고가의 귀금속 촉매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수소 생산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실질적인 상용화를 저해하는 주요 기술적 한계 중 하나는, 셀 구동 초기 단계에서 급격히 발생하는 성능 저하 현상, 즉 ‘초기 열화(initial degradation)’이다. 초기 열화는 수전해 시스템의 장기 안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최근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기를 1,000시간 동안 구동할 경우 전체 열화의 약 60%가 초기 15시간 이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전압이 빠르게 상승하고 성능이 급감하는 초기 열화는, 장치 수명뿐만 아니라 상용화 가능성에도 직접적인 제약을 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2-전극 기반 분석 체계는 전체 셀 전압만을 측정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성능 저하가 음극 또는 양극 중 어느 쪽에서 발생했는지를 분리해 분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특히 초기 열화와 같이 복합적인 원인이 얽히고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는 경우에는, 전극별 전위 변화, 반응 저항, 활성 저하 등의 항목을 정량적으로 분리해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 열화의 구체적인 원인 규명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한계가 존재해왔다.
2.연구내용 기존 2-전극 분석법은 전극별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분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초기 열화의 정확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분석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기준전극을 도입한 3-전극 분석 시스템을 개발 및 활용하여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기의 초기 열화 현상을 전극 단위로 분리·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3-전극 분석 결과, 초기 구동 과정에서의 성능 저하는 주로 음극(수소 발생 전극)에서 발생하였으며, 그 주요 원인은 백금(Pt) 촉매 입자의 응집(agglomeration)으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양극 전위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음극 전위에서는 과전압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되었고, 이를 통해 초기 열화의 주된 기여 전극이 음극임을 정량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 양극과 음극 모두에 물을 공급하는 양쪽 전해질 주입 조건(dual feeding) 하에서는, 구동 초기 20시간 동안 전체 셀 기준 열화율은 6.705 ± 1.33 mV h-1로 측정되었으며, 이 중 음극이 6.675 ± 0.9 mV h-1를 차지해 대부분의 열화가 음극에서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반면, 전해질을 양극에만 공급하는 건식 음극 구동 조건(dry cathode operation)에서는 음극 열화율이 4.48 ± 0.9 mV h-1로 크게 감소하였다. 더불어, 전자현미경 관찰, 전압 손실 분리 분석,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등의 다양한 보조 분석을 통해 Pt 응집과 성능 저하 간의 상관관계를 다각도로 규명하였다. 특히, 건식 음극 구동 조건에서 촉매층 표면에 액체 전해질이 직접 접촉하지 않음으로써 Pt가 용해 및 재증착되는 사이클이 억제되고, 생성된 수소 기체의 탈착이 원활해져 응집을 유도하는 구동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실제로, 투과전자현미경(TEM) 분석 결과, 건식 조건에서는 보다 작은 평균 입자 크기의 Pt 분포가 유지되고 있었으며, 이는 촉매 구조의 안정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입증하는 근거가 되었다.
3.기대효과 본 연구는 AEMWE의 초기 열화를 단순히 관찰하는 수준을 넘어, 전극별 전기화학 반응과 구조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명확한 열화 메커니즘(Pt 응집)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구동 조건(건식 음극 구동 조건)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별도의 새로운 소재나 고비용 공정 없이도 구동 조건의 제어만으로 초기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 가치가 크며, 3-전극 분석법은 향후 전극 소재 개발, 셀 내구성 평가, 전극 설계 최적화 등의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초기 열화 문제의 실험적 해결 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AEMWE 기반 수전해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정량적 진단 도구와 운전 전략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산업적 파급력이 크다. |
[붙임] 용어설명 |
1.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 (Anion Exchange Membrane Water Electrolyzer) 음이온만을 선택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음이온 교환막을 전해질로 사용하여 음극과 양극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 기존 상용화된 알칼리 수전해(Alkaline Water Electrolysis) 보다 부식에 강하고 경량화에 유리한 장점을 가진다. 2.건식 음극 구동 조건(Dry Cathode Operation Condition) 액체 전해질을 양극에만 주입하여 수전해기를 구동하는 형태 3.기준전극 (Reference Electrode) 표준환원전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전극으로 전기화학실험에서 특정 전극(작동 전극, working electrode)에 대한 전위를 분석할 때 기준점으로 사용 4.과전압 (Overpotential) 전극에서 특정 전기화학 반응(예: 수소 발생, 산소 발생)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실제 전위가 역학적으로 예측되는 이상 전위보다 더 크거나 작은 만큼의 추가적인 전위. 과전압이 높을수록 투입한 에너지에 비해 생산되는 수소의 양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전체 시스템의 내구성에도 부담을 줘 열화를 가속할 수 있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건식 구동 조건에서 음극의 초기 열화 억제 효과 3전극 분석 시스템을 통해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AEMWE)의 초기 열화 현상을 양극·음극 단위로 나눠 정밀 분석한 결과. 양쪽에 전해질을 주입한 일반 조건에서는 음극의 전극 전위가 빠르게 상승하며 급격한 열화가 나타난 반면, 건식 음극 구동 조건에서는 열화 속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초기 성능 저하가 주로 음극에서 발생하며, 수분 공급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성능 안정성이 개선됨을 보여준다. 그림2. 정량 분석을 수행한 3-전극 분석 시스템의 모식도와 실제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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