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11. 13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 체열로 LED 불 켜는 ‘필름 발전기’ 나왔다!

UNIST 장성연 교수팀, 고성능 이온 열전소재의 보편적 설계 원리 제시
미세한 온도차로 상용 LED 구동… Adv. Funct. Mater. 게재

사람 체온과 공기 간의 미세한 온도 차인 단 1.5℃의 온도 차만으로도 LED 전구를 켤 수 있는 필름 발전기가 나왔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성연 교수팀은 세계 최고 성능의 유연 p형·n형 이온 열전 소재를 동시에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소재 내·외부의 온도차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일종의 발전기와 같은 소재다. 그중 ‘이온’ 열전소재는 이온이 움직여 전기를 만든다. p형 소재는 양이온이, n형 소재는 음이온이 움직이는 형태다. 온도차가 발생하면 이온이 차가운 쪽으로 쏠리면서 전압이 발생하고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번에 개발된 소재의 열전 성능지수(ZTi)는 p형 49.5, n형 32.2로,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이온 열전 소재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기존 최고 기록보다도 70% 향상된 수치다. 열전 성능 지수가 높을수록 온도차가 크지 않더라도 전기를 잘 만들 수 있다.

p형 소재는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 복합체를 기반으로 하며, n형 소재는 p형 소재에 염화구리(CuCl₂)가 첨가된 형태다. P형 소재에서는 양이온인 수소 이온이, n형 소재는 음이온인 염화 이온이 움직여 전기를 만든다.

또 이 두 소재 모두 가볍고 유연한 고분자 기반이라 필름 형태로 발전기를 만들 수 있다.

실제 이 p형 소재와 n형 소재 10쌍을 직렬 연결해 만든 필름 형태 발전 모듈은 1℃의 온도차가 발생할 때마다 1.03V의 높은 전압을 만들어 냈으며, 1.5℃의 낮은 온도 차이만으로 LED 전구의 불을 켰다. 또 실내 환경에서 2개월 이상 95% 이상 성능을 유지해 우수한 장기 안정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소재 내 이온의 농도와 이온 확산 계수 간 균형점을 찾는 열역학적 설계 방식을 통해 이 같은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열전소재는 이온 농도가 높고 이동 속도가 빠를수록 발전 효율이 높지만, 이온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흐름을 방해받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온 농도를 결정하는 첨가물(염화구리 등)의 농도와 확산 계수를 좌우하는 소재 내부 구조(고분자 응집도)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전체 전력밀도가 최대가 되는 지점을 찾아냈다.

제1 저자인 김동후 연구원은 “이온 열전 소재는 그간 체계적인 설계 지침이 부족해서 잠재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힘들었는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설계 원리를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장성연 교수는 “개발된 소재는 얇고 유연해 몸이나 곡면 표면 쉽게 밀착 시킬 수 있다”며 “배터리 없이도 충전되는 착용형 스마트 워치나 내부·외부 온도차가 수℃에서 수십℃에 불과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자가발전 센서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0월 4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과 InnoCORE(이노코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Thermodynamic Design Strategy for Ionic Thermoelectric Polymer Complexes with Giant Thermopower and Power Densit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성연 교수 (052) 217-2923

  • [연구그림] 개발된 열전 소재를 이용해 제작한 필름형 열전 모듈(상)과 실제 구동 모습(하)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열전 소자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장치로, 별도의 구동부 없이 작동하며 무소음·무오염·경량화 등의 장점을 지녀 산업계와 학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차세대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특히 이온 열전소자1)는 기존 전자 열전소자2)에 비해 수백~천 배 이상 높은 수십 mV/K급의 전압 출력을 구현할 수 있어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온 열전소자는 인체의 열과 같은 저온 열원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배터리 없이 스스로 구동하는 자가 발전형 착용 전자기기의 전원으로 큰 산업적 잠재력을 가진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이온 열전소자의 에너지 변환 성능을 결정하는 열역학적 요인(이온 농도, 확산계수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여전히 낮은 효율과 외부 전압 증폭기 의존성, 그리고 높은 온도차 요구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2.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소재의 열역학적 인자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고분자 산3) PSS(polystyrenesulfonic acid)를 기본 골격으로 하고, PSS의 짝이온4)으로 PEDOT(poly(3,4-ethylenedioxythiophene))과 CuCl2 (copper (II) chloride)를 도입한 고분자 복합체를 합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이온 캐리어 농도와 이온 확산계수를 동시에 조절하여, 양(+)과 음(–) 이온의 확산을 정밀 분리하고 에너지 변환 효율을 극대화하였다.

그 결과, 개발된 이온성 고분자 복합체의 지벡계수5)는 p형 40.2 mV/K, n형 –64.2 mV/K를 기록하였으며, 이온 열전 성능지수6)는 p형 49.5, n형 32.2로,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이온 열전 소재 중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어서 본 연구팀은 소재의 착용 기술 응용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유연한 밴드형 이온 열전 모듈을 제작하였다. 손바닥 크기의 이 모듈은 1V/K 이상의 전압 출력을 나타냈으며, 단 1.5 K의 미세한 온도차로 상용 LED를 외부 장치의 도움 없이 직접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상온·고습 환경에서 2개월 이상 성능의 95% 이상을 유지해 우수한 장기 안정성도 입증되었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고성능 이온 열전소재는 체온 등 일상적인 저온 열원을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어, 향후 스마트 의류, 전자 피부, 헬스케어 센서 등 다양한 착용형 전자기기의 자가 발전 전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본 연구는 이온 열전소재의 성능을 결정짓는 열역학적 변수 설계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립했다는 점에서, 고성능 이온 열전 소재 개발을 위한 보편적인 설계 교과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이온 열전소자 (Ionic thermoelectric device)

전해질 내 양이온 혹은 음이온을 지벡 효과(온도 구배에 의해 전하 이동자가 한쪽으로 이동해 전압을 만드는 효과)에 의해 이동시켜 기전력을 만드는 소자.

2.전자 열전소자 (Electronic thermoelectric device)

전자 혹은 정공이 이동해 지벡 효과를 형성하는 소자.

3.고분자 산 (Polyacid)

주 사슬에 황산기와 같은 작용기가 붙어있어 이온을 내놓는 고분자. 액체 전해질처럼 이온 전도성을 띄지만 고체 혹은 겔 상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4.짝이온 (Counterion)

한 이온의 반대 전하를 가진 이온. 본 연구에서는 열역학적 인자를 조절하고 고분자 산으로부터 지벡 효과를 일으키는 이온의 해리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5.지벡 계수 (Seebeck coefficient)

전자 혹은 이온 열전소재에 의해 생성되는 단위 온도차당 전압을 나타내는 계수. 높을수록 열전소자의 전압 출력이 높아져서 인체의 열 활용에 유리하다.

6.이온 열전 성능지수 (Ionic figure of merit, ZTi)

이온 열전소재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평가하는 지표. 지벡 계수와 이온전도도에 비례하며 열전도도에 반비례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개발된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필름 밴드형 열전 모듈 ()1.5도의 미세한 온도차로 LED를 구동하는 모습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