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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필름 형태 전해질을 ‘쭉 잡아당기는’ 간단한 공정만으로 폭발 없는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을 늘렸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와 숙명여자대학교 주세훈 교수 공동연구팀은 오래가는 전고체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필름형 전해질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해질은 배터리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소재다. 현재 상용 전기차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의 경우 전해질로 인화성 액체를 쓴다. 이를 고체로 바꾼 고분자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과 화재 위험은 낮지만, 리튬이온 이동성이 떨어지는 탓에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이온 이동성을 크게 개선한 불소계 고분자(PVDF-TrFE-CFE) 기반 필름형 전해질을 개발했다. 필름형 전해질을 한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일축 연신’공정 덕분이다. 연신공정이 내부의 구불구불한 고분자 사슬을 쭉 풀어줘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통로를 열어주는 원리다. 또 고분자에 배합된 세라믹 가루(LLZTO)가 기계적 유연성과 난연성을 보완하고 이온 전도도를 높인다. 실험 결과, 연신공정을 거친 순수 고분자 전해질의 리튬이온 확산속도는 연신공정을 거치지 않은 순수 고분자 전해질 대비 4.8배 증가했으며, 이온 전도도 또한 72% 증가했다. 이 복합 전해질을 리튬금속–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적용하자 수명이 증가했다. 복합 전해질을 적용한 배터리는 2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78%를 유지한 반면, 연신공정을 거치지 않은 순수 고분자 전해질은 200회 충·방전을 반복하자 용량이 초기의 55% 수준으로 감소했다. 난연 성능 검증하는 실험에서도, 복합 전해질에 불이 붙은 지 단 4초 만에 불이 꺼졌다. 제1저자인 나종건 UNIST 연구원은 “내부 구조가 리튬이온 이동을 방해하는 고분자 전해질의 고질적 문제를 ‘연신’이라는 물리적 자극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라고 말했다. 강석주 교수는 “고분자계 전해질은 무기계 고체 전해질보다 유연하고 대량 생산이 쉬운 소재”라며,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실험에 쓴 불소계 고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분자 전해질에 적용돼 더 안전하고 오래가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과학기술정보통신부(InnoCORE)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 저장 물질(Energy Storage Materials, IF 20.2)’에 10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Uniaxially Aligned Relaxor Ferroelectric Polymer for High-Performance Solid-State Lithium Batteri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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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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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구배경 리튬이온전지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핵심 전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액체 전해질의 인화성·누액·덴드라이트 성장 등의 문제로 안전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체 전해질(Solid Electrolyte)이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고체 고분자 전해질(Solid Polymer Electrolyte)은 유연한 계면 접촉 특성과 우수한 공정성으로 인해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PVDF(Polyvinylidene fluoride) 계 고분자 전해질은 화학적 안정성과 상온에서의 고분자 계열 전해질 중에서는 높은 이온전도도(10-4 S cm-1 수준)를 갖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높은 결정성으로 인해 리튬이온 이동이 제한되고 계면 저항이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고체 고분자 전해질의 이온전도도, 기계적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전략이 필요하다. 2.연구내용 UNIST 연구팀은 PVDF-TrFE-CFE 기반의 릴랙서 강유전(Relaxor ferroelectric) 고분자 전해질에 일축 연신(uniaxial elongation) 공정을 도입해 고분자 사슬을 정렬시키고, 전해질 내부 이온 이동 경로의 굴곡(tortuosity)을 낮춰 전도 효율을 높였다. 연신 공정을 통해 비정질 경로의 연속성을 최적화한 것이 핵심이다. 그 결과 상온 이온전도도와 리튬 이온 전이수가 증가하고, 리튬 대칭 셀의 장수명 안정 구동 및 LFP 풀 셀의 고율/장기 사이클 성능이 입증되었다. 아울러 분자동역학(MD)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가 결정질이 아닌 비정질 영역임을 규명함으로써, 일축 연신을 통한 성능 향상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도 제시하였다. 또한 연구팀은 LLZTO(Li6.5La3Zr1.5Ta0.5O12) 세라믹 필러를 추가적으로 도입하여 복합 고분자 전해질을 제조했다. LLZTO 입자의 도입은 추가적인 리튬 이온 통로를 제공하고, 기계적 강도와 열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고분자 전해질의 분자 구조를 제어하여 이온 이동 경로를 정렬화한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발된 공정은 단순한 기계적 연신만으로 구현 가능해 기존 고분자 전해질 제조 인프라와의 호환성이 높고 산업적 확장성이 크다. 또한 LLZTO와 같은 무기 필러의 도입이 구조적 안정성과 전도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여, 차세대 전고체 리튬금속전지의 안전성 향상과 고출력 구동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번에 제시된 일축 배향 기반 구조 제어 원리는 다른 고분자·복합전해질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하여, 유연한 전고체 배터리 및 나트륨이온전지용 전해질 개발로의 확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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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용어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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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리튬이온배터리 전기차나 전자기기에 쓰이는 대표적인 이차전지로,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오가며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한다. 충전 시 리튬이온은 전해질을 거쳐 음극으로 이동해 전자와 결합하고, 방전 시에는 다시 양극으로 이동한다. 충전 속도는 전자보다 훨씬 느리게 이동하는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2.고체 고분자 전해질 (Solid Polymer Electrolyte) 고분자 매트릭스 내에 리튬염을 용해시켜 만든 전해질로, 인화성 액체 전해질을 대체하기 위한 비가연성 소재이다. 유연성이 높고 전극과의 계면 접촉성이 우수하지만, 결정성이 높을 경우 리튬이온 이동이 제한되어 상온 전도도가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 3.Poly(vinylidene fluoride) 계 고분자 전해질 기존 PEO 기반 고분자 전해질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탐색된 대체 소재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리튬이온 전도도(~10-4 S cm-1)를 상온에서 나타내 효율적인 배터리 작동을 가능하게 한다. PVDF의 강유전성은 내부 전위를 유도하여 리튬염 해리를 촉진하고 리튬이온 수송에 유리한 경로를 제공한다. 4.릴랙서 강유전체(Relaxor ferroelectricity) PVDF-TrFE-CFE 와 같이 강유전체 고분자 사슬에 큰 Cl 원자를 도입하여 비정질 영역(amorphous regions)을 증가시킨 물질의 특성이다. 이로 인해 이온 수송에 유리한 낮은 결정성을 갖는다. 이 특성은 리튬이온 수송이 주로 비정질 영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고분자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 향상에 기여한다. 5.일축 연신(Uniaxial elongation) 제작된 고분자 전해질 필름에 외부 인장력을 가해 한 방향으로 늘려 고분자 사슬을 정렬시키는 공정이다. 이 공정은 리튬이온 수송 채널의 굴곡도(tortuosity)를 감소시키고, 정렬된 비정질 영역이 리튬이온 수송을 위한 연속적인 경로를 제공하도록 하여 이온 전도도와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킨다 6.LLZTO(Li6.5La3Zr1.5Ta0.5O12) 탄탈륨(Ta)이 도핑된 리튬 란타넘 지르코네이트로, 본 연구에서 고분자 전해질에 첨가된 활성 무기 필러(active inorganic filler)이다. LLZTO는 고분자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와 기계적 강도, 열적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7.난연성 불연성 또는 방염성을 가지는 특성으로, 인화성 유기 액체 전해질을 대체하여 배터리 발화 및 열 폭주 위험을 줄임으로써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본 연구의 고분자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의 대안으로서 이러한 안전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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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그림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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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일축 연신을 통한 고분자 고체전해질의 구조 제어 및 리튬이온 전달 경로 개선 PVDF-TrFE-CFE와 LiTFSI를 DMF 용매에 녹여 고분자 용액을 만든 뒤, 수평 원심주조법으로 필름전해질(SPE 필름)을 만들었다. 이후 필름에 300%의 일축 연신을 가해 고분자 사슬의 배열을 유도하였다. 비연신(Pristine) 상태의 전해질에서는 고분자 사슬이 무질서하게 얽혀 있어 리튬이온이 구불구불한 경로를 따라 이동해야 하므로, 이온 전도 속도가 느리고 굴곡도(tortuosity)가 높다. 반면, 연신된 SPE에서는 사슬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며 이온 이동 경로가 직선화되어(low-tortuosity pathway) 리튬이온의 이동이 한층 원활해진다. 그 결과, LFP 풀 셀에서는 계면 접촉이 개선되고, 높은 리튬이온 전도도와 안정적인 사이클 성능이 확보된다.
그림2. 세라믹 가루(LLZTO)를 첨가한 복합 PVDF-TrFE-CFE 고체전해질의 기계적·미세구조 및 배터리 성능 분석 (a) 고체 고분자 전해질의 실물 사진. (b) 자체 제작한 연신 장치를 이용해 10 wt% LLZTO가 포함된 고분자 전해질을 300%까지 일축 연신한 모습. (c) 300% 연신 전후의 전해질 구조를 X선 회절(WAXD)로 분석한 결과. 연신 후 고분자 사슬이 일정 방향으로 정렬되어 배향성이 뚜렷하게 향상된 것을 확인. (d) 이온 전도도 비교. LLZTO 첨가와 연신공정을 함께 적용한 복합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는 3.63×10⁻⁴ S cm⁻¹로, 순수 고분자 전해질 (2.11×10⁻⁴ S cm⁻¹) 대비 약 72% 향상. (e) 리튬금속–리튬인산철(LFP) 전지를 이용한 충·방전 성능 평가 결과. 복합 전해질을 적용한 전지는 초기 용량의 약 78%를 200회 이상 유지하며, 사이클 초반부터 전압 변동 없이 안정적인 작동 특성을 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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