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5. 12. 29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두운 3D 영상 안녕”.. 필터 없이 원형편광 만드는 발광소자 개발

UNIST 송명훈·이승걸 교수팀, 원형편광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자 PeLED 개발
차세대 3D 디스플레이, 통신·보안 기술 응용 기대 ... Adv. Funct. Mater. 게재

3D 영화는 일반영화보다 유독 어둡게 느껴진다. 원형편광이라는 빛의 특정 성분만 통과할 수 있는 필터를 쓰기 때문이다. 이 필터 없이도 원형편광을 고순도로 만들어내는 차세대 발광소자가 개발됐다. 더 밝은 차세대 3D 디스플레이, 순도 높은 빛 성분을 0과1 정보로 활용하는 보안·통신 기술 분야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 신소재공학과 송명훈‧이승걸 교수팀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층 구조 안에 특수 분자 2종을 넣어 외부 필터 없이 고순도의 원형편광을 골라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LED(Perovskite LED, PeLED)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원형편광은 특정 방향으로 회전해 나가는 빛의 성분이다. 일반 LED에서 나오는 빛은 사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필터를 덧대 원형편광 성분 빛만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밝기가 뚝 떨어지는 게 문제다. 편광 필터를 통과하지 못한 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PeLED는 LED 자체가 처음부터 원형 편광 빛을 낸다. 발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내부의 ‘키랄(Chiral)’ 분자 덕분이다. 키랄 분자는 거울에 비췄을 때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겹치지 않는 비대칭 구조 분자다. 키랄 분자를 넣으면 내부 구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그 안에서 생성되는 빛도 한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형태가 된다.

기존에는 키랄 분자 한 종만 첨가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구조의 비틀림이 균일하지 않아 편광 방향의 순도나 밝기가 급격히 떨어졌는데, 연구팀은 역할을 분담하는 두 가지 키랄 분자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메틸벤질 암모늄(MBAI)’과 ‘비나프틸 인산염(BHP)’이다. 메틸벤질 암모늄은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에서 전체적인 비틀림 구조를 유도하고, 비나프틸 인산염은 구조적 비틀림 때문에 생기는 결함까지 완화해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이론 계산을 통해 이러한 구조 변화가 실제로 빛의 회전 방향과 밝기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실제 실험 결과, 개발된 PeLED는 편광 방향의 순도가 높고, 발광 효율 또한 크게 개선됐다. 순도를 나타내는 발광 이심도(g_CP-EL)는 최대 7.5×10⁻²까지 상승해, 단일 키랄 분자를 넣었을 때보다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발광 효율을 나타내는 외부양자효율(EQE) 또한 1.28%에서 6.9%로 크게 향상됐으며, 최대 휘도(밝기) 역시 742 cd/m²에서 1,753 cd/m²로 증가했다.

특히 편광 방향의 순도 향상은 보안, 양자정보 통신 분야에서 개발된 PeLED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편광 방향의 순도가 높을수록 좌측 또는 우측 방향으로 도는 빛을 0, 1의 정보로 활용하는 보안이나 통신 기술에서 정보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송명훈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LED는 이미 상용화된 OLED보다 제조 원가와 광효율 측면에서 원형편광을 발광하는 LED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필터 없는 고휘도 디스플레이는 물론 양자 암호 통신과 같은 고부가가치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2월 3일 온라인 공개되어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논문명: Structural Distortion-Driven Chirality Transfer and Circularly Polarized Light Emission in Quasi-2D Perovskites Based Light-Emitting Diod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신소재공학과: 송명훈 교수 (052) 217-2316

  • [연구그림] 두 종류의 키랄 분자를 넣는 PeLED 설계 전략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최근 양자 정보통신, 홀로그래피, 3D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세대 광전자 기술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자 내부에서 빛의 회전 방향과 전자의 스핀을 동시에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원형편광 발광 소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형편광은 광자의 스핀이 특정 방향으로 고정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광학적 특성이기 때문에, 전자 스핀과 광자 편광이 서로 연결되는 ‘스핀-광학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다루는 기술이 중요하다. 특히 전자가 이동하거나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스핀이 한쪽 방향으로 몰리는 ‘스핀 퍼널링(spin funneling)’ 현상은 전자의 스핀 정렬을 강화해, 결국 빛의 회전 방향까지 결정할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무기 복합 구조 특성 덕분에 전기적·광학적 성능이 우수하고, 결정 구조의 대칭성을 깨거나 키랄(chiral) 분자를 도입하면 전자의 스핀 분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원형편광 발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 분야의 주요 후보 소재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발광 효율이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광학적 접근이 대부분이었고, 결정 비대칭성과 스핀 정렬, 그리고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원형편광 사이의 연관성을 실험과 계산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2.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원형편광 발광소자는 외부 광학 장치 없이도 소자 자체에서 원형편광을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두 종류의 키랄 분자를 활용했다. 메틸벤질암모늄(MBAI)은 층간 구조에서 직접적인 비틀림을 도입해 전체적인 키랄성을 형성하고, 비나프틸 인산염(BHP)은 이러한 비틀림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격자 결함을 억제하여 구조적 왜곡이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 조합 덕분에 결정 구조가 한쪽 방향으로 더 강하게 기울어지고, 그 결과 전자의 에너지 밴드에서도 스핀 분리가 강화되어 특정 스핀 상태가 우세하게 되는 스핀 퍼널링 효과가 나타났다. 전자가 이러한 스핀 상태에서 재결합하면 곧바로 광자의 회전 방향, 즉 원형편광의 손잡이성(handedness)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조적 비대칭성과 스핀 정렬, 그리고 원형편광의 생성이 밀접하게 연결되는 메커니즘이 성립한다.

연구팀은 결정 구조 분석, 원형이색성(CD) 측정, 스핀 분포 분석, 그리고 DFT 기반 계산을 종합해 이러한 구조–스핀–광학 연계성을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소자는 높은 편광 순도의 CPL 발광뿐 아니라 발광 강도와 스펙트럼 안정성까지 동시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론 계산과 실험 결과를 비교 분석하여, 구조 왜곡이 실제 원형편광 특성과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결정 분석, 원형이색성 스펙트럼, 스핀 거동 특성 변화를 종합적으로 검토함으로써, 키랄 분자 조합이 결정 구조와 편광 특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러한 구조적 조율 덕분에 연구팀은 균일하고 안정적인 CPL 발광을 구현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소자의 발광 강도와 스펙트럼 안정성도 크게 향상되었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원형편광을 직접 생성할 수 있는 발광 소자와, 구조 설계 기반의 스핀·편광 특성 제어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스핀 광원, 양자 디바이스, 차세대 디스플레이, 비접촉 보안 인증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높다. 또한, 키랄 페로브스카이트 내부에서 구조·스핀·광학 특성을 연계하여 분석할 수 있는 실험·계산 기반 연구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맞춤형 광전자 소자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페로브스카이트 (Perovskite)

ABX3 결정 구조를 가지는 재료로, 현재 유기금속할로젠화합물이 우수한 광학 및 전기적 특성을 보여 태양전지, 발광소자 등 다양한 광전자 소자의 활성층으로 활용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무기 복합 구조를 가지며, 색 선명도와 전자 이동도, 밴드갭 조절이 가능한 장점을 갖는다.

2.원형 편광 (Circularly Polarized Light, CPL)

전자기파의 전기장이 빛의 진행 방향을 따라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진동하는 빛을 의미한다. 전기장의 회전 방향에 따라 좌 (Left) 원편광과 우 (Right) 원편광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편광 빛과 달리, 원형편광은 빛의 진폭과 위상 관계가 일정하게 유지되며, 나선형 구조를 가진 광학적 성질을 지닌다.

3D 영화는 좌원편광과 우원편광을 좌·우 눈에 각각 도달시키는 방식으로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를 위해 프로젝터 광원에 필터를 덧대 빛에서 원형편광 성분을 남긴다. 이 원형편광 성분들은 다시 3D 안경을 통해 한 번 더 걸러지는데, 왼쪽 렌즈는 좌회전 빛만, 오른쪽 렌즈는 우회전 빛만 통과시켜 양쪽 눈이 서로 다른 영상을 보게 한다. 결국 영사기 앞에 있는 편광 필터를 통해서 한 번, 착용하는 3D 안경을 통해 한 번 더 빛이 걸러지기 때문에 밝기가 어둡게 된다.

3.키랄 (Chiral)

거울상 구조가 겹치지 않는 분자 구조를 의미한다. 즉, 분자를 거울에 비추었을 때 실제 구조와 겹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키랄성은 화학적·물리적 성질에서 대칭성이 없는 특성을 나타내며, 이러한 비대칭적 구조가 분자 간 상호작용이나 결정 구조 형성, 빛과 물질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4.스핀 퍼널링 (Spin Funneling)

LED(Light-Emitting Diode)는 전자가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낮은 에너지 상태로 떨어질 때 빛을 방출한다. 이 전자들은 ‘스핀’이라는 두 가지 방향성을 갖는데, 결정 구조가 비대칭이면 두 스핀 가운데 하나가 빛을 방출하는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된다. 즉, 전자가 빛을 내기 직전에는 특정 스핀을 가진 전자만 상대적으로 많이 남게 되는데, 이 스핀 쏠림 현상을 스핀 퍼널링이라고 한다. 이렇게 스핀이 한쪽으로 모이면, 전자가 내는 빛도 그 스핀 방향에 따라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원형편광을 띠게 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설명. 두 가지 종류의 키랄 분자를 넣는 PeLED 설계 전략

두 종류의 키랄 분자를 도입했을 때 나타나는 구조 등의 변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기존 방식처럼 메틸벤질암모늄(MBAI)만 넣을 경우에는 층간에서 약한 비대칭성이 형성되는 데 그쳐, 결정 구조 전반으로 비틀림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반면 MBAI와 비나프틸 인산염(BHP)을 함께 넣으면 초기 층에서 생긴 비틀림이 더 깊은 결정 영역까지 지속적으로 확장되면서 강한 비대칭 왜곡을 만들어내고, 최종적으로 더 높은 순도의 원형편광(CPL) 발광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