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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칭성 물질을 통과한 전자의 스핀이 한쪽 방향으로 정렬되는 현상은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기술의 토대가 되지만, 이 현상의 구체적 과정은 미궁이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이 전자의 스핀 분포를 실공간에서 관찰하는 실험을 통해 이 문제에 해답을 제시했다. UNIST 물리학과 남궁선·박노정 교수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빙하이옌 교수팀과 함께 손대칭성 물질이 전자의 스핀 방향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손대칭성 물질이 특정 방향의 스핀을 걸러내는 수동적인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주를 이뤘는데,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다. 손대칭성(키랄성)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얼핏 보면 모양이 같게 생겼지만, 절대로 포개질 수 없는 구조를 말한다. 우리 몸의 DNA나 용수철도 꼬인 방향에 따른 손대칭성이 있다. 이런 나선형 손대칭성 물질에 전류를 흘리면 특정 방향의 스핀을 가진 전자만 통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소자를 만들 수 있는 원리이다. 하지만 이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두고는 학계 해석이 엇갈려 왔다. 손대칭성 물질이 원하지 않는 스핀은 튕겨내고 맞는 스핀만 통과시킨다는 ‘스핀 필터’ 가설과 전자의 스핀 방향을 물질의 구조에 맞춰 변화시킨다는 ‘스핀 편극자’ 가설이 맞서 온 것이다. 연구팀은 원자들이 나선형으로 꼬여있는 무기물인 텔루륨 나노선을 이용해 이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텔루륨 나노선에 그래핀 전극을 연결해 전류를 흘린 뒤, 이를 특수 현미경으로 관찰한 실험이다. 관측 결과, 나노선과 전극에서 나타난 스핀의 방향(부호)이 서로 같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 이는 기존에 유력했던 ‘스핀 필터’ 가설과는 배치되며 ‘스핀 편극자’ 가설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손대칭성 물질이 필터 역할을 한다면, 걸러진 스핀과 통과한 스핀의 부호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을 이론계산으로도 확인했다. 박노정 교수팀은 손대칭성 물질을 통과하는 전자가 손대칭성 물질을 따라 돌아가며 궤도 각운동량을 가지게 되고, 이 궤도 각운동량에 따라 스핀 방향이 결정되는 과정을 밀도범함수이론 계산을 통해 밝혀냈다. 남궁선 교수는 “오랫동안 논쟁 대상이 되었던 손대칭성 물질 내 스핀의 거동을 명확히 시각화하여 증명해낸 연구”라며 “향후 손대칭성 물질을 기반으로 한 스핀트로닉스 소자와 양자 소자 설계에 단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사업 및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지난달 23일 출판됐다. (논문명: Real Space Imaging of Spin Scattering in Chirality-Induced Spin Selectiv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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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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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구배경 자연계에는 거울에 비추면 모양이 달라지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손대칭성 물질이 존재한다. 용수철이나 DNA 처럼 꼬여있는 손대칭성 물질에 전류를 흘리게 되면, 그 물질의 손대칭성에 따라, 즉 시계방향이거나 반시계방향으로 꼬여있는지에 따라, 그 물질을 흐르는 전자의 스핀이 결정되어 자성을 띄게 된다. 이는 고전적으로는 솔레노이드를 흐르는 전류가 자기장 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솔레노이드가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향으로 꼬여있는 방향에 따라 흐르는 전류에 따라 형성되는 자기장 방향이 결정되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원리가 적용되는 원자나 분자단위의 손대칭성 물질에 입사되는 전자의 스핀 각운동량이 어떻게 결정되고 산란되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기존의 학설에서는 손대칭성 물질의 입구에서 물질의 손대칭성과 어울리는 스핀을 가지는 전자만을 통과시키고 이와 반대되는 스핀을 가진 전자는 반대 스핀 방향을 유지하며 튕겨져 나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이와 반대로 전자의 스핀이 뒤집히며 튕겨져 나간다는 학설도 제기되었지만 둘 다 실험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손대칭성을 가지는 텔레륨 나노선을 이용한 소자에 전류를 흘려주며 형성되는 스핀 분포를 원편광 빛을 이용한 자기광(magneto-optics) 효과를 통해 직접 관측하여 손대칭성 물질에 따라 특정 스핀이 필터링되는 현상과 손대칭성 물질 입구에서 필터링되지 못한 전자의 스핀이 뒤집히게 되는 것을 규명하였다. 2.연구내용 남궁선 교수팀은 우선 화학적 합성방법을 통하여 텔레륨 (Tellerium, Te) 원소로 이루어진 나노선을 합성하였고, 이 나노선이 결정축 방향을 따라가며 원자들이 시계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을 이루며 배치되는 두가지 형태의 손대칭성을 띄고 있음을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그리고 손대칭성 물질에 형성되는 스핀을 직접 측정하기 위해서 스핀에 따라 원편광된 빛의 흡수정도가 달라지는 자기광(magneto-optics) 효과를 이용하였다. 빛의 편광방향이 진행방향에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아가거나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데, 이 편광방향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특정 스핀을 가지는 전자에 더 많이 흡수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서로 다른 원편광된 빛의 흡수 정도 차이를 측정하면 전자의 스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전극과 손대칭성 물질 계면에서의 스핀이 어떻게 산란되고 유지되는지를 보다 명확히 관측하기 위해서,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 SOC) 효과가 매우 작은 그래핀을 이용하였다. 이 손대칭성 나노선에 전류를 흘려주며 앞서 언급한 자기광 효과를 이용하여 나노선과 그래핀에서 스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관측하였다. 그 결과 전류를 세게 흘려줄수록 나노선의 손대칭성 방향에 따라 선호되는 스핀 신호가 증가하였고, 선호되는 스핀 방향은 나노선의 손대칭성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반대의 손대칭성 방향을 가진 나노선에 전류를 흘려주면 반대의 스핀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가설과 달리 손대칭성 물질의 입구와 출구 쪽에 같은 스핀 방향의 전자들이 관측되었다. 즉, 손대칭성 물질에 전자가 입사될 때 선호되는 스핀 방향과 반대되는 스핀 방향을 가진 전자의 스핀은 뒤집히게 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박노정 교수팀은 빛과 물질의 복합체를 제일원리적으로 계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개발해왔고, 최근에는 빛 또는 외부장에 노출된 상태의 위상성 및 스핀궤도 결합 (Spin-Orbit Coupling, SOC) 동역학을 정밀하게 계산하는 연구에 집중해왔다. 본 연구에서 박노정 연구팀은 코일 모양으로 꼬여있는 손대칭성을 가지는 Te 나노선이 외부 전압에 노출되어서 전류를 흐르는 상황에서, 그 전류 때문에 발생하는 각운동량을 정밀하게 계산해내는 한편, 스핀궤도 결합을 통해서 각운동량의 발생이 스핀정렬 또는 자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계산해 내었다. 이 전류에 의해서 자화가 유도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자기장이 아닌 전기장으로 자화를 유도한 것이어서, 자성조절 또는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한편, 박노정 교수팀의 계산 연구는 남궁선 교수팀의 실험연구와 함께, 나노선에 흘려주는 전류가 나노선 자체를 자화 시킨다는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이 분야에서는 흐르는 전류의 스핀의 통과율이 달라지는 것인가 아니면 나노선 자체가 자화되는 것인가 라는 논쟁이 있었는데, 후자 쪽이 옳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는 연구이기도 하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손대칭성 물질의 입구와 출구에서 다른 스핀을 가진 전자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은 것으로 손대칭성 물질에 의한 스핀 필터링 메커니즘을 보다 정확히 밝혀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하여 밝혀진 손대칭성 물질의 선택적인 스핀 필터링 기능은 스핀 기반의 양자 정보를 원하는 방향으로 수송하는데 활용될 수 있어, 스핀 기반의 양자 컴퓨터 개발이나 양자 통신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핀 전류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스핀트로닉스 소자들의 개발을 촉진하여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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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용어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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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손대칭성(Chirality) 왼손을 거울에 비추면 오른손처럼 되는데, 이 두 손은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모양으로 겹쳐지지 않는다. 이처럼 거울에 비추었을 때 모양이 달라지는 물질을 손대칭성 물질이라고 하는데, 용수철이나 DNA 같은 물질이 대표적인 예이다. 2.스핀(Spin) 양자역학을 통해 전자를 기술할 때 전자가 가지는 기본 성질의 하나로서,측정 방향에 따라 두 개의 자유도를 가지는 각운동량의 형태를 띄는데, 이 스핀 각운동량의 정렬을 통해 N극이나 S극 같은 자성을 결정할 수 있다. 3.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현재의 대부분의 반도체나 전자기기들은 음극을 띄는 전자의 전하량의 이동을 기반으로 동작하는데, 이처럼 전자의 전하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 및 공학 분야를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라고 한다. 이와 달리 전자의 스핀량의 이동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과학 및 공학 분야를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라고 하는데, 전하 이동 기반의 일렉트로닉스에 비해 에너지 손실이 적고 빠른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새로운 분야이다. 4.원편광(Circular Polarization) 빛의 편광방향이 진행방향에 따라 시계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편광 형태를 원평광이라 한다. 이러한 원평광 빛은 손대칭 물질의 손대칭 방향에 따라 흡수율이 달라지고, 전자의 스핀에 따라서도 흡수율이 달라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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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그림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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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손대칭성에 따른 스핀 분포의 실공간 관측 결과 (왼쪽) 서로 다른 회전 방향을 지닌 손대칭성 텔레늄 (중앙) 텔레륨 나노선 물질 양쪽에 그래핀 전극을 붙인 소자의 실제 광학 이미지 (우측) 자기 원형 이색성(RMCD)으로 측정한 스핀 분포 지도
그림2. 용수철이나 DNA처럼 생긴 거울상이 다른 손대칭성 물질에 전류를 흘리면 꼬여진 방향에 따라 자성을 띄는 스핀 전류가 흐르게 되는 원리를 나타내는 모식도. 기존 가설과 달리 양쪽 방향에서 같은 자성을 띄는 스핀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관측하여 보고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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