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뱀은 적외선 열을 감지하는 감각기관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먹잇감을 찾아낸다. 열화상 카메라에도 이 같은 역할의 센서가 들어가는데, 이 센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특수 소재가 인공지능 기술로 개발됐다. 고성능 열화상 카메라, 자동차의 야간 보행자 인식 장치 등을 만들 수 있게 됐다. UNIST 물리학과 손창희·박형렬 교수팀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상용 소재보다 성능이 20배 이상 뛰어난 마이크로볼로미터 센서용 박막 적층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마이크로볼로미터는 사물이 방출하는 적외선 열을 감지해 이를 전자기기가 처리할 수 있는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센서다. 센서 안의 특수 소재가 적외선 열을 흡수하면 소재의 전기저항이 바뀌는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고성능 센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온도 변화에도 전기저항이 잘 변화하는 민감한 소재가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민감도가 뛰어난 이산화바나듐을 기반으로 한다. 이산화바나듐에 텅스텐이 첨가된 박막이 4겹으로 쌓여 있는 형태다. 각 층마다 텅스텐의 함량과 두께가 다르게 설계된 덕분에 이산화바나듐의 고질적 문제인 급격한 신호 변화와 이력 현상을 줄였다. 센서는 온도 변화에 따른 전기저항 변화가 1차 함수처럼 직선에 가까울수록 신호 신뢰도가 높은데, 순수 이산화바나듐은 특정 구간에서 급격한 저항 변화가 일어나며 온도가 오를 때와 다시 내려왔을 때의 전기 저항값이 달라지는 이력 현상이 있다. 이는 같은 온도에서도 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어 센서 신호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원인이었다. 이 소재 박막층의 두께 조합은 이론적으로 130만 개가 넘어가는데, 연구팀은 유전 알고리즘이라는 AI 기술을 사용해 최적의 두께 조합을 찾아낼 수 있었다. 생물진화의 ‘자연 선택’ 원리를 모방해 무작위로 생성된 수많은 두께 조합 중 성능이 좋은 것만 골라내어 서로 조합하고 수정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최적의 두께 조합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이 소재는 상온(20~45도) 구간에서 온도 민감도(TCR)가 기존 상용 소재 대비 3배 이상 높은 7.3%를 기록했으며, 베타(β) 지표는 23.6배 향상됐다. 베타 지표는 민감도뿐 아니라 신호의 정확성과 신뢰도까지 함께 고려해 실제 센서 성능을 평가하는 종합 성능 지표이다. 또 300도의 저온 공정으로 기존 반도체 회로(CMOS) 위에 직접 증착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도 크다. 마이크로볼로미터는 저항 변화 신호를 읽어내는 반도체 회로 위에 증착되는 형태로 써야 하는데, 이산화바나듐을 이용한 기존 기술은 500도 이상의 고온 공정이 필요해, 고열이 이미 완성된 회로를 손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는 UNIST 물리학과 최진현 연구원과 이형택 박사가 제1 저자로 주도했다. 연구팀은 “사람이 일일이 소재 조합을 바꿔가며 했다면 산술적으로 750년이 걸릴 실험 규모를 인공지능 기술로 대폭 단축하고, 설계된 소재를 직접 박막 형태로 합성해 냈다는 데 의미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손창희 교수는 “자율주행 차량의 야간 장애물 탐지나 드론을 활용한 야간·원거리 감시, 다수 인원의 체온 변화를 감지하는 대규모 바이러스 감염 모니터링 등 고성능 열 감지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28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사업, 중견연구사업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보통신방송혁신인재양성사업(ITRC)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AI-optimized vanadium oxide multilayers for more than 20-fold enhancement in bolometric performance) |
|
|
|
[붙임] 연구결과 개요 |
|
1.연구배경 적외선 센서는 물체의 온도에 따라 방출되는 적외선 에너지의 변화를 감지하여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로, 볼로미터1)는 적외선에 의해 발생한 온도 변화가 전기저항 변화로 나타나는 원리를 이용한다. 적외선 센서는 기존에는 야간 전투 임무 수행을 위한 군사용으로 주로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화재 감시, 침입 감지, 인체 발열 감지,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민수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성능 볼로미터 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온도 변화에 따른 저항 변화율을 나타내는 온도계수(Temperature Coefficient of Resistance, TCR)2)가 넓은 온도 영역에서 높게 유지되는 물질이 필요하다. 현재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볼로미터 소재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대신 약 1~2 %/K 수준의 낮은 TCR을 가지며, 반대로 높은 TCR을 갖는 물질은 특정 온도 영역에서만 동작하는 한계를 가진다. 금속–절연체 전이(Metal–Insulator Transition, MIT)3) 현상을 보이는 물질은 상전이에 의해 매우 높은 TCR을 나타내어 차세대 볼로미터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상전이 온도 부근에서만 급격한 저항 변화가 나타나고, 가열 및 냉각 과정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히스테리시스4) 현상이 동반되어 실제 센서 응용에는 제약이 있었다. 또한 높은 성장 온도를 요구하는 증착 공정은 적외선 센서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 고분자 구조를 손상시킬 수 있어 실제 공정 적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VO2 기반 물질의 높은 TCR 특성을 유지하면서 비선형성과 히스테리시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텅스텐(W) 도핑에 따라 상전이 특성이 달라지는 점에 주목하였다. 서로 다른 도핑 농도를 갖는 네 종류의 WxV1-xOy5) 박막을 이종 다층구조로 구성하고, 각 층의 두께 비율을 유전 알고리즘 기반 머신러닝 역설계 방법6)으로 설계하여 넓은 온도 영역에서 높은 TCR과 낮은 히스테리시스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각각의 WxV1-xOy 단일 박막을 TiOx/SiO2/Si 기판 위에 펄스 레이저 증착법으로 성장시켰다. 국내 적외선 센서 기업 i3system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TiOx 버퍼층을 활용함으로써, 비교적 낮은 증착 온도(300 ℃)에서도 최대 약 15 %/K 수준의 높은 TCR 특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통해 CMOS(Complementary Metal Oxide Semiconductor) 공정7)과의 호환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W 도핑 농도가 증가할수록 금속–절연체 전이 온도가 상온에 가까워지는 특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단일 박막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기반 역설계를 수행한 결과,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박막이 결합된 다층구조에서는 각 층의 전기적 특성이 함께 반영된 전체 유효 저항8)과 온도계수(TCR)가 새롭게 결정됨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넓은 온도 영역에서 5.5 %/K 이상의 높은 TCR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구조와, 온도 증가에 따라 최대 약 7 %/K까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TCR 특성을 갖는 두 가지 최적 이종구조를 도출할 수 있었다. 또한 인공지능 최적화를 통해 히스테리시스가 크게 감소된 조합을 확인하였다. 최종적으로 제작된 다층 이종구조는 기존 센서 제조 공정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넓은 온도 영역에서의 높은 TCR, 감소된 히스테리시스, 낮은 1/f 잡음9) 특성을 동시에 달성하였다. 이러한 특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볼로미터 성능 지수(β)10)는 상용 소재 대비 최대 23.6배 향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3.기대효과 본 연구는 좁은 온도 영역에서만 높은 TCR을 보이던 VO₂ 기반 MIT 소재의 한계를 다층 이종구조 설계와 인공지능 기반 역설계를 통해 극복하고, 넓은 온도 영역에서 높은 볼로미터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특히 국내 적외선 센서 제조 기업 i3system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센서 제조 공정과의 호환성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양산 공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본 기술은 높은 감도와 안정적인 선형 응답 특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야간 자율주행 차량의 열 감지 시스템, 드론 기반 야간·원거리 감시, 다수 인원의 체온 변화를 감지하는 감염병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안한 인공지능 기반 역설계 방법은 볼로미터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강유전체 등 다양한 상전이 물질 및 차세대 감응 소자 설계에도 적용 가능한 범용적인 물질 설계 방법론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
[붙임] 연구결과 개요 |
|
1.적외선 볼로미터 적외선 볼로미터는 적외선을 흡수하여 발생한 온도 변화를 전기저항 변화로 변환해 감지하는 센서 소자이다. 물체에서 방출되는 열에너지를 직접 측정할 수 있어 야간 감시 장비, 열화상 카메라, 자율주행 차량 센서 등에 활용된다. 센서의 성능은 온도 변화에 대한 저항 변화율과 신호의 안정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높은 감도와 선형적인 응답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2.온도계수 (Temperature Coefficient of Resistance) 온도가 변할 때 물질의 전기저항이 얼마나 크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TCR 값이 클수록 작은 온도 변화에도 저항 변화가 크게 나타나므로, 적외선 센서와 같은 감응 소자의 감도가 높아진다. 3.금속-절연체 전이 (Metal-Insulator Transition) 금속–절연체 전이는 온도, 전기장, 압력 등의 외부 자극에 따라 물질의 전기적 상태가 금속과 절연체 사이에서 급격히 변화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전기저항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감응 특성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특정 온도 구간에서 급격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비선형적인 응답을 보이며, 히스테리시스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센서 응용에서 신호의 안정성과 선형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4.히스테리시스 (Hysteresis) 히스테리시스는 동일한 온도나 조건에서도 물질이 이전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값을 나타내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온도를 올릴 때와 내릴 때 저항 값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현상은 센서의 출력 신호에 오차를 발생시키고 반복 측정 시 안정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밀 센서 응용에서는 히스테리시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기술적 과제로 여겨진다. 5.텅스텐(W) 도핑된 바나듐 산화물 (WxV1-xOy) 박막 바나듐 산화물은 대표적인 금속–절연체 전이 물질로, 온도 변화에 따라 전기저항이 크게 변하는 특성을 가진다. 여기에 텅스텐(W)을 소량 첨가하면 전이 온도와 전기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어 센서 응용에 적합한 특성을 설계할 수 있다. 박막 형태로 제작하면 반도체 공정과의 호환성이 높아지고 소자 제작에 유리하다. 본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도핑 농도를 가진 박막을 조합하여 새로운 응답 특성을 구현하였다. 6.유전 알고리즘 기반 머신러닝 역설계 유전 알고리즘은 자연 선택과 진화 과정을 모사한 최적화 방법으로, 다양한 후보 중 성능이 우수한 조합을 반복적으로 선택하고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다. 머신러닝과 결합하면 수많은 구조 조합 중에서 원하는 특성을 만족하는 설계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다. 특히 다층 박막처럼 변수의 수가 많은 경우 직관이나 반복 실험보다 훨씬 빠르게 최적 조건을 탐색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높은 TCR과 낮은 히스테리시스를 동시에 만족하는 구조를 찾는 데 활용되었다. 7.CMOS 공정 호환성 (CMOS compatibility) 반도체 및 센서 제조에 널리 사용되는 CMOS 공정 조건과 함께 제작이 가능한 특성을 의미한다. 기존 적외선 센서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과 저온 증착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센서 구조에는 열적으로 민감한 고분자 재료가 포함되기 때문에 높은 온도의 제조 공정을 적용하기 어렵다. 새로운 소재가 기존 제조 공정과 호환될 경우 별도의 공정 변경 없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공정 조건을 고려하여 소재를 설계하였다. 8.유효 저항 (Effective Resistance) 다층 구조에서는 각각의 박막이 서로 다른 전기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전체 구조의 저항은 단순히 한 층의 특성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러 층의 저항이 동시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전체적인 저항 값을 유효 저항이라고 한다. 각 층의 두께와 전기적 특성에 따라 전체 응답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다층 구조 설계에서는 유효 저항의 변화가 중요한 설계 요소가 된다. 9.1/f 잡음 (1/f noise, Flicker noise) 주파수가 낮을수록 신호 잡음이 증가하는 특성을 갖는 전기적 잡음이다. 센서에서 잡음이 작을수록 신호의 정확도와 감도가 향상되므로, 낮은 1/f 잡음 특성은 고성능 센서 구현에 중요하다. 10.볼로미터 성능 지수 (Universal Bolometric Performance, β) 볼로미터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온도계수(TCR)와 잡음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정의된다. 값이 클수록 높은 감도와 낮은 잡음을 동시에 갖는 우수한 볼로미터 성능을 의미한다. |
|
[붙임] 그림설명 |
|
그림1.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적외선 열 감지 센서 소재 성능 향상 (오른쪽) 다양한 볼로미터 소재에서 나타나는 온도계수(TCR)와 전도도의 관계를 비교한 그래프. 일반적으로 적외선 볼로미터 소재에서는 높은 TCR을 가지는 경우 전도도가 낮아지고, 반대로 전도도가 높은 소재는 TCR이 낮아지는 상충 관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특성은 센서 동작 시 신호 안정성과 관련된 전기적 잡음 특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두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설계 과제로 여겨져 왔다. 본 연구에서 설계된 WxV1−xOy 다층구조는 이러한 기존의 상충 관계에서 벗어나, 높은 TCR과 충분한 전도도를 동시에 확보한 영역에 위치함을 보여준다.
그림2. 다층 바나듐산화물의 이력 현상 감소와 종합 성능 향상 실험 결과 (상단 좌측) 텅스텐 함량이 서로 다른 이산화바나듐 박막을 적층해 이력 현상을 줄이고, 넓은 온도 구간에서 높은 온도 민감도(TCR)를 유지한 결과. 가열과 냉각 과정에서의 저항 차이가 줄어들고, 온도 변화에 따른 응답이보다 직선에 가깝게 개선 됐다. (상단 우측) 300℃ 공정으로 실리콘 기판 위에 증착된 텅스텐 도핑 이산화바나듐 다층 박막의 단면 이미지. 기존 반도체 회로(CMOS) 위에 직접 증착이 가능하다. (하단) 다양한 상용 소재와의 종합 성능 비교 그래프. 온도 민감도와 신호의 정확성·신뢰도를 함께 고려한 종합 성능 지표에서 기존 상용 소재 대비 최대 23.6배 향상된 값을 기록했다. |
|
UNIST 홍보팀 news@unist.ac.kr TEL : 052)217-1230FAX : 052)217-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