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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나 사용후핵연료 처리 과정에서 유출될 수 있는 방사성 요오드 기체를 빠르게 흡착해 제거할 수 있는 다공성 소재가 개발됐다. 이 소재 1g 속에 숨은 ‘국평’ 아파트 약 30채 면적에 해당하는 공간에 요오드 기체가 가둬지는 원리다. UNIST 신소재공학과 채한기·이승걸 교수팀은 방사성 요오드 기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초다공성 탄소섬유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초다공성 탄소섬유는 자기 무게의 최대 4.68배에 해당하는 많은 요오드 기체를 흡착할 수 있으며, 흡착 속도도 빨라 포화 상태에 도달하는 시간이 약 100분으로 짧다. 연구팀은 소재 내부에 다양한 크기의 기공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제조 기술과 산소 도핑(첨가) 처리를 통해 이 같은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 1g 안에 들어 있는 기공을 모두 펼쳐 붙이면 그 면적이 최대 2982m²에 달한다. 32평 아파트 약 30채의 바닥면적에 해당하는 공간이 숨어 있는 셈이다. 이처럼 넓은 내부 표면 덕분에 요오드 기체가 붙을 자리가 많다. 또 내부에 큰 기공들이 통로 역할을 해줘 요오드가 내부로 빠르게 이동하고 흡착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에 산소가 들어가면서 성능이 더 강해졌다. 산소가 요오드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흡착을 더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산소가 없는 탄소섬유보다 요오드 흡착량은 약 1.5배, 흡착 속도는 약 1.7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 자체도 간편하다. 분말 형태의 기존 흡착제와 달리 별도 성형 공정이 필요 없으며, 차세대 다공성 소재인 MOF와 비교해 제조 비용이 낮고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여러 번 반복 사용해도 초기 성능의 약 90% 이상을 유지해 재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연구팀은 요오드가 탄소섬유 내부로 들어오면서 탄소층 사이 간격이 일시적으로 벌어지는 현상도 확인했다. 이는 요오드가 탄소층 가장자리와 층 사이 공간까지 파고들며 흡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컴퓨터 시뮬레이션(DFT)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했다. 이승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탄소 소재가 유해 물질을 흡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동적 구조 변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한기 교수는 “제조가 간편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재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의 배기 시스템이나 사고 대응용 필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염 물질 흡착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관 고유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성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4월 1일 게재됐다. (논문명: Simple oxygen doping strategy for highly porous carbon fibers enabling ultrafast and efficient iodine captu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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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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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구배경 원자력 발전은 전 세계 전력 생산의 약 10%를 담당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이나 사고 상황에서 방출될 수 있는 방사성 기체 물질은 환경과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요오드(I₂)는 높은 휘발성과 긴 반감기를 가지는 대표적인 방사성 핵종으로, 효과적인 포집 및 제거 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까지 방사성 요오드를 제거하기 위해 활성탄, 제올라이트, 금속유기골격체(MOF), 공유결합유기골격체(COF) 등 다양한 다공성 흡착 소재가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 산업용 흡착제는 요오드 포집 용량이나 속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며, 반대로 MOF나 COF와 같은 차세대 다공성 소재는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제조 비용과 대량 생산성 문제로 실제 산업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높은 흡착 성능과 빠른 포집 속도를 동시에 가지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 흡착 소재 개발이 방사성 요오드 제거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2.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기반 전구체를 이용하여 초고다공성 활성탄소 섬유(Activated Carbon Fiber, ACF)를 제작하고, 이를 방사성 요오드 포집 소재로 활용하는 전략을 제시하였다. 연구팀은 기존 활성탄 제조 공정과 달리 고온 탄화 공정을 생략하고 CO₂ 기반 물리적 활성화 공정을 적용함으로써, 미세기공과 중간기공이 동시에 발달된 계층적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였다. 일반적으로 활성탄은 고온에서 유기물을 탄소로 바꾸는 ‘탄화’ 과정을 먼저 거친 뒤, 이후 일부를 깎아내 기공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활성화는 가스나 화학약품을 이용해 탄소를 부분적으로 제거해 내부에 미세한 구멍을 만드는 과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공정 순서를 바꿔 탄소 구조가 치밀해지기 전에 기공을 형성함으로써 보다 발달된 다공성 구조를 유도한 것이다. 그 결과 비표면적이 최대 2982 m² g⁻¹에 달하는 초고다공성 탄소섬유를 구현하였다. 또한 추가적인 산화 안정화 공정을 통해 탄소 구조 내부에 산소 기능기(oxygen functional group)를 도입하는 산소 도핑 전략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산소 기능기는 전자가 풍부한 활성 사이트로 작용하여 요오드 분자와의 전하 이동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요오드 흡착 반응의 에너지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개발된 활성 탄소 섬유는 최대 4.68 g g⁻¹의 요오드 포집 용량과 4.86 g g⁻¹ h⁻¹의 매우 빠른 포집 속도를 나타냈으며, 기존 활성탄 기반 흡착제보다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또한 반복 흡착 실험에서도 높은 재사용성을 유지하였다. 더 나아가 X선 회절(XRD), 라만 분광 분석, 그리고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을 통해 요오드 흡착 과정에서 탄소 구조의 가장자리 부위에서 흡착이 우선적으로 발생하며, 이후 탄소 층간 간격이 증가하는 구조 변화가 나타난다는 새로운 흡착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3.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초고다공성 활성탄 섬유 기반의 고성능 요오드 포집 소재를 개발하고, 방사성 요오드 제거를 위한 새로운 흡착 메커니즘을 제시하였다. 특히 섬유 형태의 탄소 소재는 분말형 흡착제와 달리 별도의 성형 공정 없이도 직접 적용이 가능하며, 기존 탄소섬유 생산 인프라를 활용한 대량 생산 및 산업 적용 가능성을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CO₂를 활성화 공정에 활용하는 제조 전략은 탄소 포집 및 활용(CCU) 기술과의 연계 가능성도 제시하며, 방사성 물질 제거와 환경 정화 기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구조 제어 기반의 다공성 탄소 소재 설계 전략은 향후 방사성 기체 포집, 환경 오염 물질 제거, 기체 분리 공정 등 다양한 환경·에너지 분야의 고성능 흡착 소재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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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용어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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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활성 탄소 섬유 (Activated Carbon Fiber, ACF) 탄소 기반 섬유에 미세한 구멍(기공)을 만들어 표면적을 크게 증가시킨 흡착 소재이다. 수많은 미세 기공을 통해 기체나 오염 물질을 빠르게 흡착할 수 있어 공기 정화, 가스 분리, 환경 정화 기술 등에 널리 활용된다. 특히 섬유 형태이기 때문에 분말 흡착제보다 취급과 공정 적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2.방사성 요오드 (Radioactive Iodine) 원자력 발전 과정이나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휘발성 방사성 물질이다. 대기 중으로 방출될 경우 인체의 갑상선에 축적될 수 있어 환경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원전 안전 기술에서 요오드 포집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3.비표면적 (Specific Surface Area) 물질 1g이 가지고 있는 전체 표면적의 크기를 의미한다.비표면적이 클수록 물질이 외부 물질과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흡착 소재의 경우 흡착 성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4.산소 도핑 (Oxygen Doping) 탄소 구조 내부에 산소 원자를 포함한 화학적 기능기를 도입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산소 기능기는 전자가 풍부한 활성 부위로 작용해 기체 분자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흡착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5.밀도범함수이론 (Density Functional Theory, DFT) 원자와 전자의 움직임을 양자역학적으로 계산하여 물질의 구조와 반응을 예측하는 계산 화학 방법이다. 실험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원자 수준의 상호작용이나 흡착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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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그림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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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 초고다공성 활성탄 섬유를 이용한 방사성 요오드 포집 기술 실처럼 생긴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 섬유를 여러 번 가열해 안정화시킨 뒤 이산화탄소 기체를 주입해 표면을 조금씩 깎아내면 섬유 내부에 아주 작은 구멍들이 촘촘히 생긴다. 여기에 산소 처리를 더하면 기공이 요오드를 더 잘 끌어당기는 성질이 생긴다. 같은 소재라도 산소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보다 요오드를 더 많이, 더 빠르게 흡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실험에서는 요오드 흡착량과 속도가 각각 1.5배, 1.7배 증가했다. 오른쪽 그래프는 이런 차이를 보여준다. 개발된 소재는 기존 활성탄이나 다른 다공성 흡착 소재보다 요오드를 더 빨리 빨아들이면서도, 더 많은 양을 한 번에 붙잡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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