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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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 보석 빛깔의 고분자 입자 합성 기술 개발!.. 비결은 구멍 송송 나노구조

UNIST 구강희 교수팀, 선형 블록공중합체 기반 역오팔 다공성 입자 개발
코팅, 화장품, 광 잉크 등에 응용 가능 ... Angew. Chem. Int. Ed 게재

플라스틱 등에 쓰는 고분자 소재로 오팔 보석의 영롱한 빛깔 지닌 입자를 합성하는 기술이 나왔다. 고분자 입자 안에 나노 구멍을 내 오팔 보석의 내부 구조와 닮게 하는 방식이다. 화학 염료를 쓰지 않고도 선명하고 바래지 않는 색을 낼 수 있어, 화장품·보안소재·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구강희 교수팀은 ‘선형 블록공중합체’ 고분자 소재로 각도에 상관없이 고유한 색을 띠는 ‘역오팔 구조’ 미세 구형 입자를 만들어냈다고 1일 밝혔다.

10월의 탄생석인 오팔은 셰익스피어가 ‘보석의 여왕’으로 칭했을 만큼 아름다운 빛깔을 지녔다. 이 빛깔의 비결은 오팔 내부의 나노 구조에 있다. 오팔 속을 들여다보면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실리카 구슬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이 구조와 배열이 빛을 조작하는 역할을 해 특유의 색상(구조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구진 개발한 기술은 실리카 구슬 역할의 나노 구멍 구조를 고분자 입자 안에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오팔에서는 작은 구슬들로 채워진 공간이 이 입자에서는 반대로 빈 공간으로 되어 있어 ‘역오팔 구조’라고도 한다.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고분자 입자 안에 이보다 수백 배 더 작은 나노 구멍 배열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데, 연구팀은 물이 고분자 입자 안쪽으로 스며들게 하는 계면과학 원리를 이용해 이 문제를 풀어냈다. 고분자 입자 내부에 작은 물방울들이 스며든 자리가 물이 증발하고 나면 나노 구멍이 되는 방식이다. 입자의 단면은 마치 스펀지처럼 생겼다.

고분자 입자의 겉은 물과 섞이지 않는 폴리스타이렌(PS)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원래 물이 내부로 침투할 수 없지만, 유기 용매가 증발하는 과정에서 경계막이 약해지는 ‘계면 불안정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고분자 입자가 겉과 속이 다른 형태로 제조된 이유는 블록공중합체 고분자의 특성 덕분이다. 블록공중합체는 서로 다른 분자가 스스로 조립되는 특성이 있다. 친수성 성분과 소수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블록공중합체를 유기 용매에 녹인 뒤, 계면활성제 함께 물에 넣으면 유기용매와 만나는 바깥쪽은 소수성 성분(PS)이, 안쪽은 친수성 성분 분자(P4VP)로 조립된다.

개발된 기술로 제조된 고분자 입자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단일한 색상을 띤다. 천연 오팔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색이 섞여 나타나 단일색 표현이 어렵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쉽게 색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이 기술의 장점이다. 실제 연구팀은 계면활성제 종류, 입자 내부 성분의 화학 구조 미세 조정, 전체 고분자 분자량 등을 조절해 가시광선 전 영역에 걸친 색상의 입자를 만들어냈다.

또 연구팀은 이 입자를 수분 함량이 높은 하이드로겔에 분산시켜 광학 잉크를 제작했으며, 실제 프린팅 공정을 통해 다양한 패턴을 인쇄해 내는 데도 성공했다.

구강희 교수는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선형 블록공중합체로 소재로 다양한 빛깔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라며 “디스플레이, 보안소재, 기능성 코팅 기술로도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 6일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나노 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우수신진연구사업과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논문명: Disordered Inverse Photonic Beads Assembled From Linear Block copolymer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7

에너지화학공학과: 구강희 교수(052) 217-2951

  • [연구그림] 역오팔 광학 입자의 제조 과정과 입자의 다공성 내부 구조
  • [연구그림] 계면활성제 종류에 따른 기공 크기와 발색 조절
  • [연구그림] 고분자 분자량, 계면활성제 조합에 따른 기공 크기와 발색 조절
  • [연구그림] 각도에 구애받지 않는 입자 발색과 입자를 활용해 만든 잉크
 

[붙임] 연구결과 개요

 

1.연구배경

광결정은 나노미터 수준의 규칙적이고 주기적인 구조를 지니며, 이로 인해 빛의 간섭과 굴절이 유도되어 특정 파장의 빛만을 선택적으로 반사하는 구조색(photonic color)을 발현한다. 이러한 구조색의 독특한 광학적 성질은 차세대 광자 디스플레이, 센서 등 다양한 응용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실리카 및 고분자 나노입자 기반 3차원 광결정 입자 제조 기술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이 접근법은 역오팔 구조(Inverse opal structure)1)를 얻기 위해서는 별도의 식각 공정이 요구되는 등 공정이 복잡하고 정밀 제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더불어 구조색 조절이 초기 나노입자의 크기에 의존적이어서 설계의 유연성이 부족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오일 액적 내부로 수상 액적이 침투하면서 형성되는 계면불안정성(interfacial instability)2) 기반 다공성 입자 제조가 제시되었다. 그러나 기존에 제시된 방법은 고분자가 사이드 브러쉬로 된 바틀브러쉬 형태 구조 합성을 필요로 하며 이는 합성 경로가 복잡하고 정밀 제어가 필요해 실제 응용으로 확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블록공중합체의 자가조립과 수중유 액적의 계면불안정성에 기반하여 구조색을 가시광선 전 영역으로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는, 역 오팔형태의 다공성 광학 입자의 제조방법을 제시하였다.

 

2.연구내용

연구팀은 선형 양친성 블록공중합체의 자가조립과 에멀젼의 계면불안정성을 이용해 균일한 크기의 다공성을 가진 광학 입자를 개발하였다. 물과 유기용매,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상을 미세유체 방식을 이용해서 균일한 수중유 액적을 생성하였다. 양친성 블록공중합체를 포함하는 에멀젼의 용매 증발 과정에서 P4VP(폴리-4-바이닐 피리딘) 친수성 블록이 계면에 흡착하면 음이온 계면활성제와의 상호작용으로 계면장력이 극도로 낮아지는 계면불안정화 현상이 발생한다. 이때 외부 수상 영역이 에멀젼 내부로 침투하며 고분자 연속된 뼈대와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생성된 균일한 크기 다공성은 무작위 단거리 질서 정렬(short range ordering)3)을 가진다. 그러나 평균적으로는 일정한 배열의 나노 기공을 가져 고분자와 수상 기공과의 굴절률 차이 및 광 간섭에 의한 산란 효과로 특정 파장의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한다. 이로 인해 빛이 여러 방향으로 산란되어 다양한 관찰 각도에도 일정한 구조색을 유지된다.

해당 광학 입자의 다공성 크기는 에멀젼 계면에서의 여러 가지 물리, 화학적 요인에 의해 조절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음이온 계면활성제의 알킬체인 길이를 조절하여 CMC 및 친수성 블록과의 상호작용을 조절하여 기공 크기 및 이에 따른 구조색 조절이 가능하다. 고분자 분자량 조절에 의해서 또한 기공 크기와 고분자 벽 두께를 조절할 수 있으며 두 요소를 조합하면 좀 더 다양한 구조색 구현이 가능하다. 친수성 P4VP 사슬에 4차화 (quaternization)4)같은 후처리 화학적 개질 전략을 적용하면 고분자의 친수성을 강화할 수 있으며 별도의 블록조합이나 다양한 분자량을 사용하지 않고도 단일 고분자 기반에서 폭넓은 구조색 구현이 가능하다.

또한 카보머-아크릴아마이드 기반 고수분성, 저전단 하이드로겔에 입자를 담지시켜 광학 잉크를 제작했다. 이 광학 잉크는 프린팅 기술을 통해 패턴 인쇄되어 차세대 광학 소재로서의 응용가능성을 제시했다.

3.기대효과

본 연구에서 제안한 선형 양친성 블록공중합체 기반의 역오팔형 다공성 광학 입자 제조기술은 기존의 복잡한 합성이나 추가적인 식각 공정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기공 크기와 구조색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에멀젼 계면불안정성을 이용한 단일 공정만으로 균일한 다공성 입자를 구현할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계면 물리, 화학적 요소를 통해 광학 특성을 폭넓게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은 첫째, 광학적 설계 자유도의 확대를 가능하게 한다. 상용 고분자 시스템에서도 다양한 구조색을 구현할 수 있어 소재 설계 및 응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둘째, 미세유체 기반 균일 액적 형성을 통해 재현성과 범용성 측면에서 안정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제공하며, 다양한 고분자 및 계면활성제 시스템으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셋째, 응용성 측면에서 하이드로겔과 같은 메트릭스 도입을 통해 프린팅 가능한 광학 잉크로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광학 소재 제작에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따라서 본 연구 성과는 단순한 광학 입자 제조 기술을 넘어, 디스플레이, 센서, 보안소재, 바이오이미징, 기능성 코팅 등 다양한 산업 및 학문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붙임] 용어설명

 

1.역오팔 구조(Inverse opal structure)

역오팔 구조는 3차원적으로 상호 연결된 다공성 네트워크를 지닌 광자 결정 물질로, 규칙적으로 배열된 기공과 골격으로 이루어짐. 기공과 골격 구조의 주기적인 굴절률 변화를 통해 광자 밴드구조를 조절하며, 그 결과 특정 파장 영역에서 강한 반사 및 산란을 유도함. 천연 보석인 오팔은 내부에 수백 나노 크기의 실리카구슬이 적층되어 있는데, 오팔에서 실리카 구슬이 채워진 자리가 이 구조에서는 비어있어 역오팔구조라고한다.

2.계면 불안정성 (Interfacial instability)

섞이지 않는 유체-유체 또는 유체-기체 계면에서 계면 장력과 에너지가 충분히 낮아짐에 따라 경계면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게 된다. 이때 표면적이 넓어지거나 변형이 일어나며 때로는 외부 상이 내부로 침투하거나 계면이 파열되는 현상임.

3.단거리 질서 정렬(short range ordering)

광학구조에서의 단거리 질서 정렬은 입자 또는 기공이 결정 구조처럼 지속되지는 않지만, 국소적인 범위에서는 일정한 규칙성을 유지하는 상태임. 이러한 국소적 배열은 전반적으로는 무질서해 보이는 구조 속에서도 특정 파장의 빛이 간섭·산란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함.

4.4차화 (quaternization)

전자쌍을 가진 중심 원자에 네 개의 치환기가 결합하는 반응으로 대표적으로 피리딘(pyridine)이나 아민(amine)과 같은 질소 작용기에 알킬 할로겐화물이 치환되어, 질소가 네 개의 치환기를 갖는 4차 암모늄(Quaternary ammonium) 양이온으로 전환되는 반응.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역 오팔 광학 입자의 생성 과정과 수중 액적(물방울) 침투로부터 유래된 입자 내부 다공성 (A) 미세유체방식에 의한 액적 생성 후 고분자를 포함한 유기용매 증발과정에서 계면불안정성으로 인한 수중 액적 침투가 일어나며 고체화됨. (B) 입자 내부 단면은 고분자 PS 프레임과 P4VP 쉘로 이루어진 연속적인 고분자 뼈대와 균일한 크기의 무작위 단거리 질서 정렬(short range ordering)을 가진 다공성을 보여줌.

그림 2. 계면활성제의 종류에 따른 기공 크기 및 구조색 조절 친수성 블록과 상호작용하는 소듐 설페이트(Sodium sulfate)계 음이온 계면활성제의 알킬 체인 길이에 따라 계면장력과 에너지를 조절하며 다공성 크기와 입자의 구조색을 조절할 수 있음.

그림 3. 고분자의 분자량 및 계면활성제 조합에 따른 기공 크기 및 구조색 조절 (A) 다양한 블록공중합체의 분자량을 사용하여 다공성 크기와 고분자로 이루어진 벽 두께를 제어함으로써 구조색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B) 다양한 계면활성제와의 조합을 통해 폭넓은 구조색 구현이 가능함.

그림 4. 입자의 각도 비의존성 구조색과 하이드로겔에 입자를 섞어 만든 잉크 패터닝 (A) 태양광과 같이 빛이 여러 방향으로 산란되거나 특정 각도에서 관찰해도 일정한 구조색을 보여줌 (B) 이러한 특성을 가진 광학 입자를 카보머-아크릴아마이드 기반 하이드로겔에 담지 시켜 광학 잉크를 제조하고, 로봇디스펜서를 통해 패턴 인쇄 가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