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4. 7.16.(화)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UNIST, 국립현대미술관과 ‘기후위기 대응 정책’ 제시했다

UNIST 연구팀, 미술관에서 어린이의 상상력이 이끄는 기후위기 해결책 제안
지속가능성 전환 디자인 사례 연구, 세계적 학술지 IJD에서 인정받아

UNIST와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정책 디자인을 실험했다. 시민 참여 과정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아이디어와 정책 방향을 도출했다.

UNIST(총장 박종래) 디자인학과 이승호 교수팀은 국립현대미술관을 이용하는 시민 참여형 정책 워크숍에서 탄소중립 실천 방안을 제안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164명의 시민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미술관-탄소-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워크숍 시리즈에서는 미술관의 탄소중립을 위한 규제 검토와 같은 즉시 실행 가능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에너지와 자원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술관을 작은 규모로 분산하는 장기적인 방안도 논의했다. 

연구팀은 2022년 8월 어린이 워크숍을 시작으로 9월 청소년과 청년, 10월 중장년, 11월 미술관 의사결정권자들과의 워크숍을 연이어 진행했다. 각 연령대의 의견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아이디어를 탄소중립 정책으로 발전시켰다.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의견을 반영한 디자인적 접근이 워크숍의 핵심이었다. 기후 위기로 큰 영향을 받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였다. 미술관이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참가자들은 시각 자료를 활용해 기후 위기를 겪는 개인과 미술관의 모습을 상상하고 토론했다. 북유럽의 참여형 디자인 방법론을 국내 공공기관에 맞게 적용해 미술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정책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이효리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미래가 현실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놀이터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시민참여형 디자인 워크숍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미술관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는 단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민주 연구원은 "탄소중립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전환을 다루는 데 있어 디자인과 미래가 참여자들의 제약을 덜어주기 위한 접근으로 활용되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탄소-프로젝트>를 기획한 성용희 학예사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소외된 계층, 특히 어린이로 시작해 다양하고 대담한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곽병국 연구원은 "시민이 원하는 탄소중립 미래를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5월 8일 국제 디자인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IJD)에 실렸다. 연구는 국립현대미술관 재원과 UNIST 탄소중립융합원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한편 연구팀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협력해 국내 공연 예술계의 기후위기 대응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논문명: Participatory Futuring with Citizens as One Way of Designing for Sustainability Transitions of a National Art Museum in Korea)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권익만 담당 (052)217-1222

디자인학과: 이승호 교수 (052)217-2746

  • [연구그림1] 거꾸로 된 퓨처콘(Futures cone) 모양을 띄는 워크숍 시리즈의 큰 틀
  • [연구그림2] 각 워크숍 세션의 목표, 주요 활동, 제작, 결과물 등 정리표
  • [연구그림3] ‘시스템으로서의 정부’ 툴킷 위에 배치된 정책 아이디어
  •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이승호 교수, 이효리, 한민주, 곽병국 연구원
 

[붙임] 연구결과 개요, 용어설명, 그림설명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기후위기의 심각한 영향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퍼져나가고 있는 지금,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이 전지구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지속가능성 전환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협력하여 미래를 예측/상상하고 공동의 대안을 모색하는 참여적 미래 구상(participatory futuring)이 이상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한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교류를 강조하지만 이를 공공기관이 수행하고자 하면 실질적으로 참고할만 한 사례가 부족해 연구와 이론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 전환을 위해 많은 사례 연구의 축적이 요구되므로 한국 공공기관 맥락에서 시도된 디자인 접근 사례를 보고할 필요성이 있다. 이 논문은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디자인학과의 뉴 디자인 스튜디오(New Design Studio) 연구실이 협력한 정책 디자인 실험 과정 및 방법을 기록하고 관련 디자인 접근에 통찰을 제공하는 사례 연구 보고서(Case study)이다. 어린이부터 노인을 포함한 시민 참여 과정을 통해 미술관의 탄소중립에 필요한 정책 방향 및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특히 아직까지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과 실천도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의 맥락을 고려한 섬세한 시민 참여 과정 설계는 물론, 그 결과가 미술관의 전환에 기여되게 하는 디자인 워크숍의 새로운 형식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이 진행한 국립현대미술관의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디자인 실험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제시된다. 첫째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가장 오래, 많이 받지만 당장은 세상을 바꿀 힘이 없는 어린이들과의 워크숍이 이후 청년, 중장년 워크숍에 영향을 끼치고, 이 결과는 또다시 미술관 의사결정권자들과의 최종 워크숍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의 의도적 연쇄 구성이다. 두번째는 시민 참여에 있어 미래 시제 활용과 상상 활동의 가능성을 전제로 하여 참여자의 공감과 몰입을 최대화하기 위해 섬세하게 디자인한 워크숍 구성과 여러 시각적 재료들이다. 세번째는 생생하고 가치 있지만 모호하고 흩어진 시민들의 상상과 아이디어들을 디자이너가 합성하고 번역해 미술관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로 제안한 점이다. 이 사례 연구를 통해 미래 시제 설정이 대화 장벽을 낮춰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사람들을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탄소중립 의제 중심 대화에 모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디자인팀이 제시한 극단적인 미래 시나리오의 도움으로 보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토론하는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연구팀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있어 전환 과정에 요구되는 틈새 실험과 체제 간 상호작용에 디자인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함으로써, 지속가능성 전환을 위해 시민과 함께하는 참여적 미래 접근의 효과와 유용함을 제시할 수 있었다. 즉, 본 연구팀은 공공 미술관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전환을 위한 틈새 실험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참여적 미래 구상(participatory futuring) 방법을 수행했고, 이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고찰한 통찰들을 학계에 보고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전환을 위한 디자인 접근 담론 확장에 기여하고자 했다.

3. 기대효과 

우선 이 연구는 탄소중립 혹은 지속가능성 전환을 지향하는 공공기관 및 디자이너가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논문이 될 것이다. 복잡한 시스템을 변혁하여 신속하게 전환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요구되지만, 사례 연구 부족으로 인해 시민의 참여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어 질적으로 낮은 수준의 결과물을 양산해 결과적으로 시민 참여의 확장과 영향력이 축소되고, 더 신속하고 효과적인 전환이 늦춰지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시민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이는 이 대안적인 디자인 전략은 전환에 기여하는 시민 참여의 방식과 영향력을 확장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러한 실험적인 정책 디자인 접근을 통해 참여 기회와 상상의 범위가 확대되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전환하는 속도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지속가능성 전환 (Sustainability Transitions)

지속가능성 전환이란 현재의 사회/경제/기술적 시스템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이 개념은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광범위한 시스템 전환을 통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속가능성 전환 연구는 주로 시스템 이론, 지속 가능성 과학, 시스템 혁신, 전환 이론 등을 바탕으로 한다.

2. 참여적 미래 구상 (Participatory Futuring)

본 논문에서 정의하는 참여적 미래 구상은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예측하고 상상하며 공동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교류를 강조하고, 이 과정을 통해 정책/전략 의사결정 과정에 그들의 의견이 반영 되고 그들이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정책 디자인 실험 (Policy Design Experiment)

기존 정책 형성 및 수행 등의 과정에 디자인 방법론을 적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해 혁신적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말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거꾸로 된 퓨처콘(Futures cone) 모양을 띄는 워크숍 시리즈의 큰 틀

일련의 워크숍은 초등학생의 미래 상상이 10대 이상부터 성인의 상상에 영향을 끼치고, 이들 모두의 상상과 의견이 미술관 직원들의 탄소중립 전략 속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큰 틀로 구성된다. 디자이너는 각각을 연결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과정을 견인한다.

그림2. 각 워크숍 세션의 목표, 주요 활동, 제작, 결과물 등 정리표

일련의 워크숍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각 단계는 순서에 따라 정책 디자인 개시, 비판적 확장, 그리고 정책 형성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각 단계의 목적에 맞는 주요 활동과 이를 돕는 재료를 디자인하고, 여기서 나온 결과물을 다음 단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형태로 가공한다.

그림3. ‘시스템으로서의 정부’ 툴킷 위에 배치된 정책 아이디어

시민참여 워크숍을 통해 나온 다양한 상상과 아이디어들은 주제 분석을 통해 정책 아이디어로 가공된다. 정책 아이디어의 시급성과 난이도에 따라 분류한 후, 이를 정책 결정자의 언어로 전달하고 적절한 정책 도구와 연결짓기 위해 UK Policy Lab에서 제작한 ‘시스템으로서의 정부’ 툴킷 위에 배치했다. (이미지의 Category B는 단/중/장기 정책 아이디어 중 중기 정책 아이디어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