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4. 7.17.(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후 변화 인식 높아도 행동 변화 미미' 행동과학자 분석

63개국 연구진, 메시지 개입 방식이 행동 변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
어두운 미래 암시 메시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 Science Advances 게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행동과학자들이 발벗고 나섰다.

UNIST(총장 박종래)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동일 교수팀과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심리학과 설선혜 교수팀이 63개국 255명의 국제 연구진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를 분석했다.

국제 연구팀은 11가지 심리적 메시지가 대중의 기후 인식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메시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어두운 미래, 기후 과학자 의견, 타인의 우려, 미래 세대에 대한 영향 등을 포함했다.

분석 결과, 어두운 미래를 강조하는 메시지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 정보 공유에는 효과적이나, 정책 지지나 개인 신념 변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나무심기 캠페인 같은 활동에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부정적인 메시지가 무력감을 유발해 행동 변화를 방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 유도가 어려운 과제임을 확인했다. 다른 메시지로도 실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람들은 다양한 기후 메시지에 다르게 반응했으며, 국가마다 반응도 달랐다.

연구는 기후 위기 대응에 만능 해결책이 없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각 메시지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맥락에서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각 청중에게 맞춘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동일 교수는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를 이끄는 메시지 전략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연구와 정책이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7일 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연구(SSK)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논문명: Addressing climate change with behavioral science: A golbal intervention tournament in 63 countrie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서진혁 팀장, 권익만 담당 (052)217-1222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동일 교수 (052)217-2744

  • [연구그림1] 각 나라에서 관찰된 메시지 개입 효과
  • [연구그림2] 각 개입 메시지가 기후 위기에 대한 개인의 믿음
  • [연구자 사진] 정동일 교수
 

[붙임] 연구결과 개요, 그림설명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기후 위기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수립과 같은 탑다운(top-down) 방식이 있는가 하면, 개인의 신뢰와 행동 양상 변화를 일으켜 근본적인 해결을 시도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 접근이 있을 수 있다. 많은 행동과학 연구들에서 이러한 바텀업 방식 접근을 이용하여 대중의 행동 양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지만 기존 연구들의 데이터는 특정 나라의 상황이나 인식에 국한되어 있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광범위한 데이터는 부재한 상황이다. 

2. 연구내용

기후 변화 대응 행동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의사결정 행동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선정된 11개의 개입 메시지를 선정했다. 아래는 각 메시지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사회 인지적 동기에 대한 설명이다.

a. Dynamic social norms (동적 사회 규범)
- 참가자들에게 국가 수준의 규범이 변화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알려주어 사람들이 행동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b. Work together norm (동참하는 규범)
- 사회 규범을 언급하면서(예: "대다수의 사람들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료 시민들과 함께 이 공통 목표를 향해 "함께 하자"고 초대한다.
c. Effective collective action (효과적인 집단 행동)
- 기후 정책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 성공적인 집단 행동의 예시(예: 시위)나 오존층 복원과 같은 과거의 글로벌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제시한다.
d. Psychological distance (심리적 거리)
- 각 참가자의 국가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최근 자연 재해의 예시를 사용하여 기후 변화를 가까운 위험으로 프레임하고,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작성하도록 한다.
e. System justification (체제 정당화)
- 기후 변화를 각 참가자의 국가 생활 방식에 대한 위협으로 프레임하고 애국적인 반응으로 기후 행동을 촉구한다.
f. Future self-continuity (미래 자아 연속성)
- 참가자에게 미래의 자신에게 현재의 기후 행동에 대해 설명하는 편지를 쓰도록 하여 미래 자아 연속성을 강조한다.
g. Negative emotions (부정적 감정)
- 참가자들을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생태학적으로 유효한 과학적 사실을 노출시킨다. 이때 실제 뉴스 및 미디어 소스에서 볼 수 있는 어두운 미래를 강조하는 스타일의 메시지로 프레임한다.
h. Pluralistic ignorance (다원적 무지)
- 유엔이 수집한 실제 여론 데이터를 제시하여 각 참가자의 국가에서 몇 퍼센트의 사람들이 기후 변화를 글로벌 긴급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i. Letter to future generation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편지)
- 참가자가 25년 후 성인이 되어 읽을 가까운 사회적 어린이에게 편지를 써서 현재의 행동이 살기 좋은 지구를 보장하는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하도록 한다.
j. Binding moral foundations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도덕 기반 강조)
- 권위(예: "과학자부터 군대 전문가까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의합니다"), 순수성(예: 공기, 물, 땅을 깨끗하게 유지) 및 내집단 충성(예: "이것이 미국인의 해결책입니다")과 같은 도덕적 기반을 유발한다.
k. Scientific consensus (과학적 합의)
- 참가자들에게 "기후 변화 사실에 대해 99%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고 알려준다.

각 메시지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하여 네 가지 지표에 대한 측정이 진행되었다. 첫째, 개인이 기후 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에 대한 믿음을 보고받았다. 둘째,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에 대한지지 정도를 보고받았다. 셋째,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 의지를 측정하기 위해 각종 기후 위기에 관한 정보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자 하고 싶은지 응답받았다. 마지막으로, 자기응답식 설문이 아닌 실제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참가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실제 나무심기 캠페인(Eden Restoration Project)에 동참할 수 있는 행동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에 대한 태도 등은 나라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인차를 감안하여 63개의 국가들로부터 총 59,440명의 참가자 데이터를 확보했다. 각 참가자는 11개 개입 메시지 조건 중 하나 혹은 아무 개입이 없는 통제 조건에 무선적으로 배정되었다. 배정된 조건에서의 메시지를 본 후, 참가자들은 임의의 순서에 따라 개인의 믿음, 정책지지 정도, 정보 공유 동기를 보고하고, 나무심기 행동 과제를 수행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는 기후 및 행동 과학 전문가들이 선정한 11개의 개입 메시지들이 63개 국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한 인식과 행동 양상을 바꾸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연구로부터 얻은 데이터들은 각 개입 메시지를 설정하는데 바탕이 되었던 여러 행동 심리학적 이론들을 뒷받침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메시지의 영향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메시지의 효과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 간 간극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함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바텀업 접근 방식을 이용한 행동 변화나 인식의 변화 효과 크기(effect size)를 감안했을 때 현재의 시급한 기후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해서는 탑다운 접근의 정책 수립이 선제적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시사하였다. 또한 장기적인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인지행동 과학자 및 심리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청중에게 맞춰진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각 나라에서 관찰된 메시지 개입 효과

(A) 기후 위기에 대한 개인 신념과 (B)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나라별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에 (C) 기후 위기 소식을 전파하려는 의도와 (D)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개인 노력의 정도에는 나라 별 큰 차이가 관찰되었다.

그림2. 각 개입 메시지가 기후 위기에 대한 개인의 믿음 (belief), 대응 정책에 대한 지지정도 (policy), 정보를 공유하려는 동기 (share), 혹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개인 노력 (action)에 미치는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