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지구촌 어느 곳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전 세계 기후과학자들이 공동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UNIST 강사라(32) 교수(도시환경공학부)와 피어슨(35) 초빙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북반구에 열대강우가 집중되는 이유를 밝혀냈다.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는 이번 연구성과를 지난 20일부터 온라인에 게재했다. 네이처는 “11월에는 지면에도 게재할 예정” 이라고 24일 밝혔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대기과학과의 달건 피어슨(Dargan Frierson) 교수(제 1저자)는 강사라 교수(공동저자)와 함께 대서양의 고위도에서부터 시작하는 바닷물의 흐름이 북반구와 남반구 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일으켜 북반구에 집중적으로 열대강우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피어슨 교수는 “비스듬한 해안선의 영향으로 인한 북반구의 따뜻한 기온이 반구간의 에너지 불균형을 발생시켜 북반구 열대지역에 집중강우가 발생한다는 것이 기존의 학설” 이라며 “그러나 이번 연구는 열대의 지역적인 영향이 아니라 열대에서 떨어진 대서양 고위도의 바닷물 흐름에 의한 에너지 불균형이 원인임을 입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북반구 고위도에서 시작하는 바닷물의 흐름에 따라 바다 깊은 곳에서는 차가운 해수가 남반구로 이동하고, 상층의 따뜻한 해수는 해안가를 따라서 다시 북반구로 이동한다. 이렇게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열에너지가 전달됨에 따라 반구간의 에너지 불균형이 생긴다.
에너지 불균형으로 뜨거워진 북반구의 대기는 열을 싣고 남반구로 이동하는데, 대기가 열을 전달하는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증기의 성질에 따라 북반구 열대지역으로 수증기가 몰려 집중적인 열대강우가 발생한다.
강사라 교수는 “2004년 국내에 상영된 재난영화 ‘투마로우(Tomorrow)’가 이러한 순환을 잘 설명해준다”라고 말했다. 영화 ‘투마로우’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서양의 바닷물 흐름이 바뀌고 그 결과 북반구로의 열에너지 전달이 갑자기 멈춤으로써 북반구가 빙하기에 직면하는 기후재난을 다룬 영화다.
강 교수는 “바다물의 흐름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약화될 것이라 예측되지만, 영화에서처럼 단시간에 빙하기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며 “바다물의 흐름 변화는 지역적인 변화가 아닌 전 지구의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