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미래 에너지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이다. 그 동안은 천연가스,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 열을 가해 수소를 얻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등 환경 문제를 일으켜 왔다.
최근에 지구상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햇빛과 물을 이용해 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광촉매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 미래 에너지 기술은 햇빛을 흡수하는 반도체 광촉매 물질을 물과 접촉시켜 수소를 얻는다. 비용은 적게 들며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수소 에너지를 얻는 ‘꿈의 기술’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이 기술 개발을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유다.
UNIST(총장 조무제)가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태양광의 수소 전환 효율을 얻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재성(60) 교수(나노생명화학공학) 연구팀은 나노 합성 기술을 활용해 전기 전도도가 향상된 새로운 산화철* 전극을 개발함으로써 태양광의 수소 전환 효율**을 5.3%까지 끌어 올렸다.
* 산화철 : 안정한 산화물 반도체로서 대표적인 가시광 광촉매의 일종으로 철 표면의 빨간 녹 성분임.
** 태양광의 수소 전환효율 : 정해진 면적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 중 수소생산에 쓰인 비율. 생산된 수소의 양을 입사하는 태양에너지의 양으로 나누어서 계산함.
이재성 교수는 “이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10% 이상의 전환 효율이 필요하다” 며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그 간 심리적 장벽이었던 5%의 벽을 깼고, 이를 넘어 궁극적으로 10% 효율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이정표로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번 태양광의 수소 전환 효율은 현재까지 세계 최고 기록으로 인정되는 스위스 로잔느 공대 (Ecole Polytechnique de Lausanne)의 그래첼(Michael Graetzel) 교수의 태양광 전환 효율 4.2%를 능가한 것으로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광촉매 재료의 하나인 산화철(Fe2O3)은 값이 싸고, 넓은 영역의 빛을 흡수한다. 그러나 전기 전도도가 낮아 광전자를 통한 수소 전환 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재성 교수 연구팀은 나노 합성 기술*을 이용하여 벌레 모양의 독특한 형상을 가진 산화철을 얻었다. 여기에 미량의 백금을 도핑**하고 코발트 포스페이트를 보조 촉매로 사용해 광촉매 내 전하의 이동성질을 대폭 향상시켜 태양광의 수소 전환 효율을 증가시켰다.
* 나노 합성 기술 : 전도성 기판을 철을 함유한 특정용액에 담근 후 고온의 열처리를 통해 벌레 모양의 나노구조의 독특한 형상을 얻음. 이를 통해 물과 접하는 표면적이 넓혀 더 많은 수소를 얻음.
** 도핑 : 순수한 반도체 결정 구조에 의도적으로 불순물을 넣어 전자 혹은 전공의 수를 증가시키는 과정
이재성 교수는 “태양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효율이 낮은 것이 광촉매 기술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 이라며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수소 제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의의를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의 A3 Foresight program*의 지원 하에 UNIST 이재성 교수(60)와 동경대학 도멘(Domen, 60) 교수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됐으며, UNIST 김재영(27) 연구원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실험을 진행 하였다.
* A3 Foresight Program : 한국 연구 재단이 지원하는 한중일 아시아 3국간의 국제 협력 사업임.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인공광합성 센터(소장 윤경병)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퍼블리싱 그룹 (Publishing Group)이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지(Scientific Reports) 9월 17일자 인터넷 속보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