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두서면은 교육, 문화 환경이 열악한 농촌지역이다. 이곳에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비영리 아동복지시설 ‘두서지역아동센터’가 있다. 울산시 전체 57개 아동센터 중 가장 신생 센터인 ‘두서지역아동센터’는 개소(12.08.06)한지 1년밖에 안돼 정부지원금도 받지 못한다. 게다가 도심과 멀리 떨어져 사회복지사들조차 방문하기 힘들다.
이곳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생활복지사 서진희 씨(41)는 우연히 UNIST 미담장학회 학생들의 교육기부봉사 기사를 접했다. 서 씨는 간절한 마음으로 미담장학회 회장인 이진호(21) 학생(친환경에너지공학,3)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 지도를 도와 달라 요청했다.
이진호 학생은 처음에는 망설였다. 센터가 학교로부터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학생의 신분으로 매번 택시를 타기는 어렵고, 버스를 타야하는 데 소요시간이 1시간 30분 이상이다.
고민하던 이 씨는 우선 ‘두서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처음 만난 19명의 아이들은 이 씨를 낯설어 했지만 이내 마음을 열고 이 씨를 반겼다. 아이들은 이 씨를 향해 안아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아이들과의 짧은 첫 만남을 뒤로 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내내 아이들의 “안아주세요” 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아이들의 눈동자도 가슴 속에서 잊혀 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씨는 그 날 저녁 ‘두서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 하기로 결심했다.
이 씨는 “나의 시간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쓸 수 있다는 게 값지고 뿌듯하다” 며 “어렵게 결정을 내린 만큼 교육환경이 열약한 ‘두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 씨는 뜻 맞는 미담장학회 소속 후배인 서영재(테크노경영,2), 방세호(디자인및인간공학,2), 이철용 학생(나노생명화학공학,2)들과 미담(美談) 팀을 꾸리고 강의 시간표를 조정해 매주 화요일 ‘두서지역아동센터’를 지난 7월부터 방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서초등학교와 병설 유치원에 다니는 19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지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UNIST에서 ‘두서지역아동센터’를 갈려면 울산 KTX역으로 가서 다시 한번 버스를 갈아 타야했다. 때로는 택시를 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모든 교통비는 자비로 부담해야만했다.
미담 팀은 힘들었지만 중간에 그만두지 않았다. 19명의 아이들이 미담 팀을 너무 따르고 좋아했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보람도 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도 가지 못하고 나이에 비해 구구단과 한글도 습득 못한 아이들도 많았지만, 미담 팀의 지도에 조금씩 나아져가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서영재 학생은 “‘두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차상위계층의 아이들이 많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한 아이들도 있다” 며 “이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며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미담 팀은 ‘희망엔진대학생봉사단 3기 희망상상’에 지원했다. 현대자동차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좀 더 집중적이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서이다.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두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학습 계획과 문화 체험 계획서를 다 같이 모여 고민하고 제출했다. 그리고 지난 8월 활동 지원금 25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미담 팀은 화요일마다 두서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교한다. 19명의 아이들과 함께 팥빙수를 만들면서 맷돌의 원리를 직접 체험했고, KBS 울산홀에서 열린 Magic Knock(매직 노크) 마술체험전에서 난생 처음 마술을 경험하기도 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17일에는 함께 송편도 만들 것이고 시장놀이 체험, 마을 벽화 그리기,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서지역아동센터’ 노동식 센터장은 “정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이 젊은 대학생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 같다” 며 “거리가 멀어 오기 힘든데도 불구하고 미담 팀이 매주 와줘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담 팀이 속해있는 UNIST 미담장학회는 환경적 이유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더 이상 없도록 하기 위하여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봉사단체이다. 특히 UNIST 미담장학회는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에 보답하고자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기부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31일 2학기 미담장학회 멘토링 입소식이 개최되었고 총 127명의 울산지역 중학생들이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 20분 까지 UNIST 학생들로부터 수업을 듣는다. 수업은 무료 과외 형태로 수학/영어/과학 3과목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