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의 한계를 뛰어 넘는 차세대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UNIST 연구에 탄력이 붙는다.
백종범(48) UNIST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가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에 선정돼 9년 동안 최대 73억원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백 교수는 ‘차원조절 유기구조체 연구단(Center for Dimension-Controllable Covalent Organic Frameworks)’를 맡아 그래핀의 한계를 극복할 유기물 구조체 개발에 나선다.
그래핀은 현재 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Si)보다 전도도가 100배 이상 높고, 강도가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휘어지기 때문에 ‘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기 어려워 반도체 소재로 활용되지 못했다.
연구단은 그래핀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래핀을 능가하는 유기물 구조체를 제조하고 이를 반도체 소자, 광전자소자, 자성체, 에너지 저장 및 변환소재로 응용하기 위해 연구한다.
백 교수는 “이번 사업 선정을 통해 기존 그래핀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UNIST가 차세대 재료분야를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은 창의적 아이디어 및 지식을 지닌 연구자를 발굴해 세계수준의 우수 연구리더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4년도 하반기에는 UNIST 백종범 교수와 서울대 강병남 교수의 ‘복잡계 연구단’이 선정됐다.
[미니 인터뷰]
Q1.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에 선정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은 선정기준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백 교수님의 연구단이 선정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1. 우선 운이 좋았습니다. 다른 훌륭한 분들께서 다들 먼저 되셨고, 이번에 저에게 기회가 온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연구를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저에게 이렇게 큰 연구과제를 주신 것 같습니다.
선정과정은 지금까지 연구성과와 제안한 과제의 창의성 등을 바탕으로, 1차 서류평가에서 6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서류평가를 통과한 6과제 중 발표평가와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해외동료평가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2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Q2. 9년간 안정적으로 연구비를 확보하게 되신 만큼 앞으로의 포부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연구단이 그리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A2. 선정 될 때도 운이 좋았지만, 예산 배분에도 운이 좋았습니다. 올해 창의 과제 총예산은 이미 배정되어 있었는데, 선정된 2개 사업단 중 서울대 사업단이 이론연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험연구를 하는 저희 사업단 연구비가 훨씬 많이 배정 되었습니다. 선정된 것도 중요하지만, 매년 연차평가를 통해 차년도 연구비가 조정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최우수 사업단을 꾸려가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한 획을 긋는 최고의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Q3. 교수님께서는 그래핀 이후의 물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신다고 알려졌습니다. 해당 분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3. 처음 그래핀 연구를 시작하면서 그래핀의 응용한계를 인지하였으며, 그래핀연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그래핀을 능가하는 물질을 인위적으로 합성하는 연구를 2010년 가을부터 진행하였습니다. 이제 그 결실을 볼 단계에 왔으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연구그룹으로 부상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4. 최근 교수님께서 집중하고 계신 프로젝트는 어떤 것인지, 앞으로 연구 목표는 무엇인지도 여쭙겠습니다.
A4. 그래핀 대량생산을 통해 상업화 기술개발은 저희 연구가 이미 세계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미 기술이전도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래핀을 훨씬 능가하는 물질을 개발하여, 많은 소재분야의 혁신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Q5. 마지막으로 백 교수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혹은 가까운 미래에 이루고 싶은 일들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5. 제 어릴 적 꿈은 산업스파이였습니다. 남의 기술을 훔쳐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제 스스로 훌륭한 과학기술 개발로 세계를 선도하는 존경 받는 과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