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능가하는 새로운 2차원 구조체(C2N-h2D crystal)가 개발됐다. 전기적 반응 속도가 기존 반도체 소재보다 100배 이상 높아 현존하는 반도체 소재의 데이터 처리 속도의 한계를 극복했다.
UNIST(총장 조무제) 백종범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와 신형준 교수(신소재공학부), 박노정 교수(자연과학부) 및 POSTECH의 오준학 교수(화학공학부) 공동 연구팀은 그래핀과 달리 구멍이 규칙적으로 존재하며, 탄소와 질소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 새로운 2차원 구조체(C2N-h2D crystal)를 화학적으로 합성했다.
반도체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실리콘은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성능의 한계에 부딪혀 왔다. 현존하는 물질 가운데 열과 전기가 가장 잘 통하는 그래핀은 실리콘을 대체할 물질로 각광받아왔지만 전기적 신호에 따라 전류의 흐름을 통제하는 ‘띠 간격(band gap)’이 없어 반도체로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2차원 구조체는 일정 간격의 구멍들과 이종원소인 질소가 각 구멍 가운데를 향하는 구조인데, 물질 표면의 원자 수준까지 이미지를 관찰할 수 있는 장비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이용해 이 구조가 ‘띠 간격’을 형성함을 입증했다.
그래핀을 반도체 소자로 이용하려면 ‘띠 간격’을 넓혀 전류 흐름을 신속히 통제해야 하는데, 이러한 성능은 ‘점멸비(on/off ratio)’라는 전기적 반응속도로 확인 가능하다. 즉, 점멸비가 높을수록 전류 흐름을 통제하는 능력이 우수한 것이다.
새로운 2차원 구조체의 ‘점멸비(on/off ratio)’는 최고 107 이다. 지난 40년간 최적화 시켜온 실리콘 반도체의 점멸비가 105인 점을 감안하면, 전기적 반응속도가 이미 100배다.
백종범 UNIST 교수는 “그래핀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구조체는 기존 반도체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에너지 및 생물학 분야로까지 응용이 가능해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가 추진하는 ‘중견 및 리더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고, 세계적인 자연과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6일 게재됐다.
* 논문명: Nitrogenated Holey Two-Dimensional Struc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