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싸고, 빠르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당신이 아이디어를 내면, 그걸 반영해 자동차를 만드는 방식이 대중화될 거예요.”
존 로저스(John B. Rogers) 로컬 모터스(Local Moters) 회장이 12일 UNIST를 방문했다. 그는 오후 2시부터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특강의 강사로 나서 3D 프린터 자동차와 로컬 모터스의 ‘초협력’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로컬 모터스는 자동차에 대한 디자인을 주기적으로 공모한 후 가장 인기 있는 시안을 선정해 수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가는 ‘협업’의 방식이다.
존 로저스 회장은 “초협력은 제품 생산 전 과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뷰를 공유하고 공정과정을 개방하는 상생의 경영생태계”라며 “고객이 기술자와 함께 조립에 참여해 자신의 차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은 자동차뿐 아니라 ‘값진 경험’까지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형태의 자동차 생산은 3D 프린터를 활용한 자동차 제작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가능해졌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들 경우, 부품은 대략 2만 5000개가 필요하다. 하지만 로컬 모터스는 부품의 개수를 50개로 줄인 전기자동차를 고안해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3D 프린터로 만드는 전기자동차는 CAD로 디자인을 설계하는 것부터 시제품이 나오는 데까지 7일이면 충분하다. 이미 고속도로 주행과 장애물 대응시험을 완료한 상태이고,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에서 생산한 전기자동차의 25%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게 로저스 회장의 설명이다.
로저스 회장은 “로컬 모터스의 자동차는 가격이 저렴하고 생산 공정이 신속할 뿐 아니라 맞춤형 수작업으로 500~2000대 정도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재고 관리와 설비에 대한 투자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자동차의 경우 구입과 동시에 가치가 떨어지지만, 로컬 모터스의 전기차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며 “이는 중고차라는 개념이 무색해지는 슈퍼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컬 모터스는 2007년 설립된 자동차 회사로 미국 애리조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1월 ‘북미국제오토쇼 2015’에 3D 프린터로 만든 전기자동차를 선보여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들이 개발한 자동차, ‘스트라티(Strati)’는 차의 프레임(뼈대)과 인테리어를 탄소섬유 강화 폴리머 화합물로 만들고, 전기모터와 타이어 등이 들어간 구조다. 2인승으로 설계된 이 차량 무게는 816㎏이며, 최대 40㎞까지 달릴 수 있다.
존 로저스 회장은 이번 울산 방문에서 현대자동차와 삼성SDI 등을 둘러봤다. 또 김기현 울산시장을 만나 아시아 현지공장(마이크로 팩토리) 설립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