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심해지는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응할 ‘에어로졸 관측망’이 탄생한다. 전국 15개 지점에서 관측되는 자료가 통합됨에 따라 한반도로 날아오는 황사나 미세먼지를 체계적으로 감시하고, 예보 정확도를 높히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는 3월 31일 기상청에서 기상청을 비롯한 8개 기관과 함께 ‘한반도 에어로졸 라이다 관측망(KALION, Korea Aerosol LIDAR Observation Network)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참여한 9개 기관에는 강릉원주대와 GIST(광주과학기술원), 국립환경과학원, 목원대, 서울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한밭대 등이 포함된다.
에어로졸(Aerosol)은 대기 중에 떠도는 구름이나 강수를 제외한 고체나 액체 상태의 물질을 이르는 말이다. 대부분 지름 0.01~100㎛(1㎛=100만 분의 1m) 정도로 작으며 황사나 미세먼지, 검댕, 화산재, 연무, 매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들 물질은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후에도 영향을 주므로 기존에도 전국 각지에서 관측하고 있었다.
에어로졸 탐지는 주로 에어로졸 라이다(Aerosol LIDAR)가 이용됐다. 이 장비는 대기 중으로 레이저 빔을 발사해 미세먼지나 황사 등에 의해 산란돼 돌아오는 신호를 잡아 분석한다. 레이저 빔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목표물의 높이를 계산하고, 돌아오는 신호의 세기 등을 분석해 특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기존 백령도와 서울, 안면도, 대전, 군산, 광주, 제주도 고산, 울산, 강릉 등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에어로졸 라이다로는 한반도 전역을 입체적으로 감시하기 어려웠다. 중국이나 몽골의 상층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오는 에어로졸의 공간 분포를 탐지하고 감시하기에는 더 입체적인 관측망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구축될 한반도 에어로졸 라이다 관측망은 실시간으로 에어로졸의 공간 분포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정보는 한반도 기후에 에어로졸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뿐 아니라 황사나 미세먼지 예보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특히 국내 학·연·관이 협력 체계를 마련해 관측 자료를 통합하고 공동 활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중국 등에서 한반도로 들어오는 에어로졸을 체계적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됐다. 국가 예산을 별도로 들이지 않고 기존 장비로 국가적인 관측망을 구축해 예산 절감 효과도 있다.
유희동 기상청 기후과학국장은 “4월부터 실시간으로 관측자료를 공유할 체계를 만들고 입체적인 관측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며 “관측망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교류함에 따라 각종 기후재난에 대한 대응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