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해보니 너무 힘듭니다. 하지만 제가 흘린 땀방울이 UNIST 창업 생태계 조성의 토양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 중심 벤처’가 UNIST에서 탄생할 것입니다.”
UNIST 1호 ‘연구 중심 벤처’를 창업한 박종화 교수(생명과학부)는 지난해 11월 ‘제로믹스’를 설립했다. ‘제로믹스’는 노화와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게놈 분석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벤처다. 최종 목표는 ‘극노화 극질병’으로 노화 진단기기와 키트, 슈퍼컴퓨터 서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제로믹스’는 지난 13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으로부터 1억 7,000만원 규모의 과제를 수주했다. 이번 과제는 올해 12월까지 국립생물자원관의 멸종위기 고양이과 생물 게놈 프로젝트 분석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첨단 게놈분석기술이 필수적인 이번 과제를 수주함으로써 ‘제로믹스’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박 교수는 영국 캠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사례를 언급하며 첨단지식사회는 ‘과학자들의 창업시대’라고 정의내리고, 창업을 과학자의 ‘시대적 사명’이라 강조했다. 순수 이론 연구만 고집하던 캠브리지대 주변에 첨단 벤처들이 집적돼 ‘캠브리지 과학 단지(Cambridge Science Park)’를 조성함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박 교수는 “침체기에 빠진 울산 경제를 살릴 방안은 벤처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며 “이를 위해 UNIST가 캠브리지 대처럼 창업의 허브가 되고, 주변 벤처와의 끊임없는 연구 협력으로 ‘연구 중심 벤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UNIST가 ‘연구 중심 벤처 창업 생태계’를 인근에 조성하면 우수 과학기술자 및 인력을 지역에 끌어들이고, 산업 수도 울산에 첨단기술 산업 인프라를 집적해 큰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 덧붙였다.
박 교수는 국내 생명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 연구 1세대로 14년 1월 세계 최초로 대형고래의 유전정보를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해독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13년 9월에는 호랑이, 사자, 설표범의 게놈분석을 통해 대형 고양이과 게놈의 표준도 세계 최초로 마련했다.
박종화 교수는 현재 UNIST에서 “게놈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게놈연구소는 IT 위주의 ‘생명정보센터’와 실험 위주의 ‘게놈센터’로 나뉘며, 방대한 게놈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빅테이터 분석 시스템에 집중해 운영 중이다. 또한 첨단 DNA 해독기를 이용해 대량의 게놈 정보를 생산하고 생물학, 물리학, 전산학, 광학을 융합해 질병의 예측, 진단,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