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UNIST가 과학기술원으로 출범했다. 대한민국의 네 번째 과학기술원으로 새로 출범하는 울산과학기술원은 지역 거점 연구기관은 물론 국가 싱크탱크로 활약할 전망이다.
앞으로 UNIST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연구역량을 높이고,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 국가적으로 부족한 ‘고급과학기술인재’ 양성도 담당하게 된다.
UNIST는 대학이 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한 첫 번째 사례다. KAIST를 비롯해 GIST나 DGIST는 연구기관으로 시작해 교육 기능을 추가했다. UNIST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출발했지만 연구역량이나 시설 면에서 과학기술원으로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고 판단된 것이다.
2009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출발한 UNIST가 과학기술원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적 같은 성장’에 있다. 개교 6년 만에 각종 전자기기의 핵심 요소인 2차 전지 분야에서 미국의 MIT, 스탠퍼드대와 함께 세계 3위권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2011년과 2013년에는 세진그룹에 2차 전지 기술을 이전해 64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국내 대학 최고 실적으로 평가된다.
또 향후 10년간 최대 1000억 원씩 지원하는 IBS(기초과학연구원)의 캠퍼스 연구단을 3개나 유치했다. 연구 성과의 질적 수준도 세계 유수의 대학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과학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에서 운영하는 연구역량 평가 프로그램, 사이발(SciVal)에 따르면 최근 5년간 UNIST의 ‘논문 당 피인용수’는 11.8회에 이른다. 이는 SciVal에 등재된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표를 기준으로 QS세계대학순위 30위권 대학과 비교하면 UNIST는 16위가 된다. 세계적인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연구의 질적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QS세계대학순위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1994년부터 매년 시행하는 세계 대학에 대한 평가다.
분야별로는 세계 최고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우선 신소재 분야 논문 당 피인용수는 16.7회로 MIT(15.3회)를 뛰어넘었다. 환경 분야의 논문 당 피인용수는 13.5회로 이 분야 세계 최고로 알려진 캘리포니아공대(15.1회)에 근접했다. 또 공학 분야의 논문 당 피인용수는 12.3회로 하버드대(12.9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런 실적은 기획 단계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할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세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UNIST는 첨단연구시설을 구축하고, 교육 과정도 특별하게 구성했다. 국내 최초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도입하고, 100% 영어 강의와 2개 전공 의무 이수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뛰어난 성과를 이루고, 남다른 교육 체계를 갖춘 UNIST는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거쳐 과학기술원 전환을 확정했다. 이후 법안이 공포되고, 울산과학기술원설립위원회가 설립 준비를 마침에 따라 9월 28일 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된다.
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 초대 총장은 “앞으로 UNIST는 국가적 연구역량을 높이고 창조과학과 창조경제를 선도해나가는 기관이 될 것”이라며 “지역 거점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과학기술인재를 훌륭하게 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과학기술원 개원식은 10월 12일(월)에 열린다. 이 날 신임총장 취임식도 함께 치러질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비롯해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신장열 울주군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