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디자인박물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기초과정부의 이현경 교수가 20년간 해외를 오가며 연구한 내용이 고스란히 모인 결과물이다.
이현경 교수는 『디자인뮤지엄, 여기』라는 제목의 디자인 교양서를 지난달 29일자로 출간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저명한 출판사인 ‘안그라픽스’가 펴낸 이 책은 ‘한 권으로 여는 세계 디자인뮤지엄의 문’이라는 문구로 설명된다. 디자인박물관을 통해 한 나라 디자인의 역사와 성격, 이념 등을 총망라하고 있어서다.
이 교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은 보편적인 문화․예술 공간”이라며 “특히 디자인박물관에서 관객은 하얀 벽면이 강조된 기존 전시인 화이트 큐브(white cube)에서 벗어나 일상 속 대상을 새로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디자인박물관에 주목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디자인박물관에 가보면 그 국가의 디자인 역사, 성격, 이념뿐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함께 왜 그런 디자인이 생기게 되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며 “동시에 체험적 지식으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각 분야의 디자인적 특징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디자인 문화가 발달된 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나라의 주요 디자인박물관을 심도 있게 다룬다. 예를 들면 취리히디자인뮤지엄에서는 스위스의 타이포그래피, 이미지뮤지엄(Museum Of The Image, MOTI)에서는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인, 레드닷디자인뮤지엄(Red Dot Design Museum)과 비트라디자인뮤지엄(Vitra Design Museum)에서는 각각 독일의 제품 디자인과 가구 디자인 등을 살피는 것이다.
특히 각국의 디자인박물관장이나 수석 큐레이터 또는 전시기획자를 인터뷰해 더욱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한국 부분에서는 초창기 디자인박물관 큐레이터인 김상규 교수의 이야기를 실어 한국의 특수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부분별로 주요 디자이너를 소개해 박물관의 성격과 국가 디자인 역사도 엿볼 수 있다.
이 교수는 “20년 동안 해외를 오가며 디자인을 연구하고 혼자 보기 아까운 부분을 나누고 싶어 집필을 시작했다”며 “이 책을 통해 각국의 디자인박물관을 방문하고 디자인 역사와 문화 및 디자인의 행간을 읽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그라픽스 측은 “이 책은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와 함께 함께 둘러보면 좋을 흥미로운 디자인 명소까지 소개하고 있다”며 “여행에서 이 책을 안내서 삼아 박물관, 건축물, 디자이너 등의 일관성과 연결성을 찾아보는 것도 풍부한 문화 체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저자인 이현경 교수는 홍익대 시각디자인과에서 디자인과 첫 만남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뉴욕 시라큐스대학원에서 미술관학(Museum Studies)으로 석사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예술경영(Arts Administration)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게티센터(Getty Center)와 게티빌라(Getty Villa)에서 실무를 연마한 뒤 켈리포니아 아트센터디자인대학교 연구교수, 연세대학교 테크노아트학부 겸임교수를 거쳐 유니스트에 현재 재직하며 국립디자인뮤지엄 및 미술관 관련 연구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