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만에 심근경색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다. 심장마비로 알려진 심근경색은 1시간 안에 손쓰면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새로운 센서의 등장으로 심근경색의 진단과 치료가 한층 발전될 전망이다.
장재성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은 혈액 속 ‘트로포닌 I’를 감지하는 전기식 면역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에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을 떨어뜨리면 1분 만에 트로포닌 I를 감지해낸다. 트로포닌 I는 혈관이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할 때 혈액 속에 흘러나오는 단백질이다.
장재성 교수는 “새로 개발한 센서는 기존 센서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며 “새로운 설계 덕분에 1분 안에 진단이 가능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서는 면역 반응(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트로포닌 I를 검출한다. 센서 내부에 트로포닌 I(항원)에만 반응하는 물질(항체)이 내장돼 있고, 항원 양에 따라 높아지는 전기저항을 측정하는 것이다. 트로포닌 I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데는 유전 영동(dielectrophoresis, DEP) 원리가 적용됐다. 전기적인 힘으로 트로포닌 I를 한 곳에 모아 효과적으로 농도를 측정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창호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피 한 방울에 들어있는 트로포닌 I의 양은 극히 미미하다”며 “전기적인 힘으로 트로포닌 I를 끌어당겨 채집전극으로 모은 덕분에 검출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센서의 성능을 시험하는 데는 500배 희석한 인체 혈청과 완충액으로 쓰는 TBE 용액이 쓰였다. 두 용액에 트로포닌 I와 다른 단백질을 섞어 전기저항을 측정하자, 트로포닌 I에만 높게 반응하는 결과값이 나타났다.
또 1mL의 혈청에 트로포닌 I가 100ng(나노그램, 10억 분의 1g)에서 1pg(피코그램, 1조 분의 1)로 줄어들자 전기저항도 일정하게 낮아졌다. 이 값은 트로포닌 I 농도에 비례해 일정한 수준으로 변했다.
장재성 교수는 “두 가지 결과는 이 센서가 트로포닌 I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채집하고, 농도에 따른 전기저항이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었다”며 “이는 심근경색 센서로 활용할 때 신뢰도가 아주 높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체 혈청 기준으로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을 가지며, 측정 방법도 간단하다는 면도 장점”이라며 “현재 국내 특허 등록도 완료됐으며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 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8월호에 게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