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의 화학 석학이 나노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상을 받았다. 주인공은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Bartosz A. Grzybowski) 자연과학부 특훈교수(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미국 포어사이트 연구소(Foresight Institute)에서 수여하는 ‘2016 파인만 상(Feynman Prize in Nanotechnology)’을 수상했다. 이 상은 나노기술 분야에서 가장 뛰어나고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발표한 연구자에게 주어진다. 매년 이론 분야와 실험 분야에서 2명의 수상자가 뽑히는데, 지보브스키 교수는 올해 이론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에서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화학물질을 스스로 합성하고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케마티카(Chematica)’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케마티카는 화학계에 알려진 합성법과 화학반응을 광범위하게 수집해 기억하고 학습한다. 그런 다음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계산을 수행해 화학지식 네트워크를 조직한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에 알려진 화합물을 만드는 최적의 합성법은 물론, 스스로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는 방법도 찾을 수도 있다.
2012년 그쥐보프스키 교수가 개발한 케마티카는 최근 스스로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지난 6월 세계적인 저널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에 게재됐다.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케마티카는 전 세계 화학계가 지난 250여 년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축적한 모든 지식의 집합체와 같다”며 “케마티카는 화학자들이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경로의 합성법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돼 매우 영광이며, 함께 연구했던 모든 연구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앞으로 화학자들이 케마티카를 활용해 화학계의 난제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포어사이트 연구소는 1986년 설립된 나노공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공익단체이자 싱크탱크다. 이 연구소는 나노기술,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사명 아래 설립됐다.
선구적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의 이름을 딴 파인만 상은 1993년부터 제정됐다. 올해 실험 분야의 수상자는 독일 로젠버그대학(Rosenberg University)의 프란츠 게시블(Franz J. Giessibl) 교수가 수상했다. 게스블 교수는 단일 원자를 관찰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주사 탐침 현미경(Scanning Probe Microscopy) 개발에 크게 공헌한 바를 인정받았다.
※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화학계에서 발생하는 불균형 자기조립 과정 연구의 선구자다. 나노입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성을 띤 나노입자들의 합성, 화학적 반응 등 관련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축적해왔다. 특히 화학반응들을 총망라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케마티카를 개발해 전 세계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지보브프스키 교수는 사이언스, 네이처 등 세계적 저널에 20여 편을 포함해 총 200여 편의 논문을 냈으며, 인용횟수는 약 1만 번에 가깝다. 한 해에 1,500회 인용이 되는 셈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Northwestern University) 교수로 일하던 2014년 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이자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로 한국에 왔다. 그는 2013년 국제나노과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Nanoscale Science)에서 나노과학상(Nanoscience Prize)을 수상했으며, 2015년에는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 화학분야 펠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