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에 쓰이는 수소 연료전지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촉매 합성법을 UN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주상훈(40세) 교수팀은 ‘철과 질소가 포함된 탄소 촉매(Fe-N/C, 이하 탄소 촉매)’의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로 저렴한 고성능 연료전지 상용화가 앞당겨져 수소차 대중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와 물을 만들어낸다. 이때 반드시 촉매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상용화된 연료전지에는 귀금속인 백금 촉매가 사용됐다. 백금 가격은 1g 당 5만 원을 넘기 때문에 수소차나 수소 연료전지 대중화에 걸림돌이 돼 왔다.
백금을 대체할 후보물질 중에는 Fe-N/C가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이 물질은 700℃ 이상의 고온 열처리를 통해 합성되기 때문에 촉매 활성점이 파괴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촉매 활성점은 촉매에서 반응물과 결합해 반응이 진행되는 위치를 말한다.
주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리카 보호층’을 도입했다. 실리카 보호층은 탄소 촉매 합성 과정 중에 촉매 활성점이 파괴되는 걸 막았고, 고온 열처리 과정 후에도 촉매 활성점을 효과적으로 유지시켰다.
이 방법으로 개발한 탄소 촉매는 백금 촉매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산소 환원 반응 효율은 상용 백금 촉매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산소 환원 반응은 수소 연료전지 음극(환원극)에서 발생하는 전기화학 반응이다. 양극(산화극)의 수소 산화 반응보다 약 100만 배 정도 느리기 때문에 연료전지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됐다. 백금 등의 촉매를 이를 극복하는 데 쓰인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탄소 촉매는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제시한 2020년 비귀금속 촉매 성능 목표치인 300A/㎤를 넘긴 320A/㎤를 달성했다. 이 촉매를 이용한 알칼리 연료전지(수소 연료전지의 일종)는 비귀금속계 촉매 중 가장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주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비귀금속계 촉매 합성을 통해 연료전지 상용화에 한 단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합성법은 연료전지 외에도 다양한 에너지 변환 및 저장 장치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11월 2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주상훈 교수 주도로 이뤄졌으며 UNIST의 사영진 연구원, 우진우 연구원, 신현석 교수, 정후영 교수, 신태주 교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태영 박사, 포항가속기연구소 김민규 박사, 국민대학교 김철성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지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이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기초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을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