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셀프(James Self)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팀의 작품이 한국디자인학회의 국제초대전에 전시됐다. 출품작은 전통발효주의 병뚜껑 기능을 개선한 ‘쉽게 따는 병(Easy-open Bottle)’과 구호품 상자를 장난감으로 활용하는 ‘토이박스(toy box)’다.
쉽게 따는 병은 울산을 대표하는 전통주 기업 ‘복순도가’와 함께 개발한 작품이다. 이 기업은 전통 누룩을 항아리에 발효시켜 영양분을 살리는 막걸리를 생산한다. 대표 제품인 복순도가는 천연 탄산의 청량한 맛으로 유명하다. 또 병을 흔들지 않아도 바닥 앙금이 고르게 섞이는 특징을 가져 ‘막걸리 세계의 샴페인’으로도 불린다.
복순도가는 전통 막걸리를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투명한 병 속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술병은 누룩이 발효되면서 나오는 탄산가스가 과다하게 나와 밖으로 흘러내리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제임스 셀프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술병뚜껑을 제안했다.
이 병뚜껑은 나사산의 수와 공간, 회전반경 등을 재설계한 형태다. 이 덕분에 술병을 딸 때 한 반 멈춰서 적절한 만큼의 간격을 가진다. 이 덕분에 탄산가스가 천천히 부드럽게 배출돼 압력이 낮아진다. 또한 수직으로 곧게 뻗은 병의 상단에 몸체에 어울리는 포장을 씌웠다. 이는 흔한 플라스틱 병뚜껑이 아닌 고급스러운 술병으로서 가치를 더한 것이다.
셀프 교수는 “이 작품은 이성근 학생의 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복순도가의 김민규 대표와 김차중 교수가 함께 참여한 산학협력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디자인과 공학을 함께 활용해 울산 대표 전통주 기업이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높이는 혁신적인 제품 포장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이 박스는 지난 6월 ‘코어77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재난 지역이나 저개발 국가에 구호품을 보내는 상자를 장난감으로 쓸 수 있도록 고안한 ‘트랜스포머 구호상자’다. 제품 개발에는 셀프 교수의 지도 아래 김수빈, 이혜민, 이수민, 장기도 학생이 참여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이번 한국디자인학회 국제초대전에는 11개국에서 디자이너와 전문가가 참여해 디자인, 공학적 문제 해결 등에 관한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의 영광스러운 작품으로 뽑힌 154종은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두성종이 In the paper gallery에서 전시됐다.
이 행사는 디자인 주도의 혁신을 함께 모색하며, 이를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기폭제가 되는 활발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