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이 한 무대에서 춤을 췄다. 이번 앙상블은 예술(현대무용)에 과학(로봇)을 결합하고, 공연예술 창작의 한계성을 기술로 확장시키는 도전에 따른 것이다.
이번 공연은 아바타 로봇을 개발 중인 배준범 교수(기계 및 원자력공학부)와 ‘아트프로젝트 보라’의 ‘김보라 안무가’가 2개월간 준비한 작품이다.
공연 이름은 ‘원형에 대한 생각-몸틀’. 로봇과 인간과의 교감을 예술로 승화해 창작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예술과 기술 간의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인간과 로봇이라는 두 주체가 교감하고, 지향하는 시간과 공간이 곧 예술이 됨을 보여주고, 예술과 과학이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바타 로봇은 배준범 교수 연구팀이 개발 중인 로봇으로 센서가 부착된 수트와 손가락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특수 장갑의 동작을 로봇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 사람의 팔과 같은 7개의 관절을 갖고, 세 개의 손가락을 가져 복잡한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는 특수 장갑을 통해 로봇의 힘을 진동을 통해 느낄 수도 있다.
이번 공연에서 박성만, 정영태, 이민혁 UNIST 연구원이 무대 안쪽에서 아바타 로봇을 원격 조종하면서 김보라, 지경민 두 무용수가 로봇과 교감하듯 춤을 췄다.
배준범 교수는 “무엇보다도 안무가가 로봇에 맞도록 안무를 잘 구성해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며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하며 교감할 수 있는 아바타 로봇의 특수성이 빛을 발한 무대”라고 말했다. 이어 배 교수는 “반응이 좋아 여건이 된다면 김보라 안무가와 또 따른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회장 정인석)가 주관해 지난 2월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개최됐다.
김보라 안무가는 “예술 환경 속에서 공연예술 창작의 열린 가능성을 제시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며 “무대 위 로봇이 따뜻하게 여겨지는 순간을 제시한 공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트프로젝트보라’는 컨템포러리 댄스를 중심으로 장르와 공간의 개념을 허무는 작업과 타 장르와의 교류를 통해 실험적인 작업을 주도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안무가 김보라를 주축으로 다양한 장르와 결합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동시대를 반영하는 소재에 다양한 시선(독창적이고 위트 있는 드라마, 그로테스크한 미적 표현, 영화적인 안무 연출)으로 접근하여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