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Leiden University)에서 발표하는 ‘2017 라이덴랭킹’에서 국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공동 저술의 가중치를 조정한 세계 순위는 36위로 나타났다. 개교 9년차인 UNIST의 폭발적인 성장이 객관적인 지표로도 입증된 것이다.
라이덴랭킹은 대학의 연구력을 가늠할 수 있는 논문으로 순위를 매기는 세계대학평가다. 이 평가는 대학 규모나 논문의 양, 평판도 등을 고려하는 다른 대학평가와 달리 ‘논문의 질과 비율’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올해 라이덴랭킹은 지난 5월 17일 공개됐으나 평가대상에서 UNIST가 누락되는 등의 오류를 수정해 6월 19일 순위를 다시 발표했다.
방인철 기획처장은 “학계나 졸업생 평판도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다른 대학평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생 대학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며 “라이덴랭킹은 연구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논문의 피인용수로 순위를 산정하기 때문에 대학의 실제 연구역량과 파급효과 등을 측정하는 지표로 더 많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랭킹의 대상은 최근 4년(2012~2015) 동안 국제 논문을 1,000편 이상 발표한 대학으로, 2017년에는 총 903개 대학이 분석됐다. 주요 기준은 ‘전체 논문 중 피인용수 상위 10% 논문의 비율’이다. 즉, 한 대학이 4년간 발표한 전체 논문 중 피인용수가 높은 논문이 얼마나 많은지 따져보는 것이다.
UNIST는 전체 논문 중 상위 10% 논문 비율이 16%를 나타내 국내 대학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그만큼 UNIST에서 나오는 연구는 학계에서 주목받으며 질적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UNIST의 뒤를 잇는 대학은 POSTECH(12%), KAIST(11.3%), 이화여대(9.1%), 서울대(9.0%) 등이었다. 특히 UNIST는 전체 논문 중 상위 10% 논문 비율뿐 아니라 상위 1% 논문 비율에서도 국내 1위(1.4%)를 차지했다.
공동 저술과 단독 저술의 논문을 같은 가치로 평가(full counting)한 세계 순위에서는 미국 록펠러대가 전체 논문 중 상위 10% 논문 비율 29.1%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MIT(26.5%), 스탠퍼드대(23.6%), 하버드대(23.6%), 프린스턴대(23.2%)가 이었다. UNIST의 세계 순위는 122위로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150위에 안에 들었다.
그런데 공동 저술의 가중치를 더 낮게 조정(fractional counting)할 경우 UNIST의 세계 순위는 36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이 지표에서 세계 50위 안에 든 국내 대학은 UNIST가 유일하다. 세계 유수의 대학과 견줘도 UNIST의 연구 질적 수준이 뛰어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다.
이러한 성과는 개교 초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세우고 연구의 질적 우수성을 강조해온 덕분이다. 실제로 UNIST는 교원 승진과 영년직 임용 평가에 논문의 질적 요건인 인용수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또 최첨단 장비를 지원하기 위한 연구지원본부(UCRF)를 구축해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정무영 총장은 “개교한 지 10년이 안 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우수한 지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교수들의 열정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결과”라면서도 “정부와 국회, 울산시 및 울주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UNIST를 지원해준 각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UNIST는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학협력단과 4차산업혁신연구소를 통해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 창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수출산업을 창출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내는 등 국가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다. 특히 이차전지, 해수전지, 치매 치료제, 이산화탄소 이용 휘발유 전환 기술 등을 대표 연구 브랜드로 육성하면서 성과를 계속 확산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