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UNIST는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석상일 교수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세계 최고의 광전효율을 자랑한다. UNIST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기반으로 ‘페로브트로닉스’의 중심지로서 차세대 에너지 시장을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UNIST는 국내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이끌고 있다. 세계 최고 광전효율을 확보했고, 안정성과 경제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연구들을 발표하며 태양전지 연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부터는 ‘페로브트로닉스 연구센터’를 개소, 새로운 학문의 미래를 개척한다. 페로브트로닉스(Perovtronics)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와 옵토일렉트로닉스(Opto-Electronics)의 합성어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새로운 연구 분야를 지칭한다. 이 연구센터는 다학제 구성을 갖추고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와 열전소자, LED 등 에너지 관련 소재/소자 그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전자 디바이스의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에너지 관련 연구는 UNIST가 자랑하는 분야다. 리튬 이차전지와 해수전지는 이미 대표 연구브랜드로 선정해 육성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 연구는 그 뒤를 잇는 유망 분야다. 기존 에너지 연구 분야의 강점을 살려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를 집중 지원, 육성해 대표적 연구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게 UNIST의 계획이다.
태양전지 새 패러다임,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종류의 양이온과 한 종류의 음이온이 결합해 만들어진 3차원 결정 구조다. 양이온 자리에 무기물(납 등 금속)과 유기물을, 음이온 자리엔 할로겐화물을 넣은 것이 페로브트로닉스의 중심 연구 대상,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다.
페로브스카이트의 구조. 두 종류의 양이온(A, B)과 한 종류의 음이온(X)이 결합한 3차원 결정이다.
기존 태양전지 시장은 실리콘 태양전지를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 그러나 실리콘 태양전지는 공정난이도와 가격 경쟁력 등의 한계에 성장속도가 느린 편이다. 이에 경제성과 안정성을 갖춘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그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주인공으로 주목받는다.
현재 실리콘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은 25.3%수준이며, 이론상 34%까지 가능하다고 평가 받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근 22.1%까지 광전환 효율을 끌어올렸다.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슷한 효율을 확보한 것이다. 더불어 실리콘 전지에 비해 생산 공정이 간단해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2000년대 초반 페로브스카이트가 실리콘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전 세계에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태양전지 연구의 핵심은 소재 개선에 있다.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때의 광전효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변환 손실을 최소화하고, 소재 내부 결함을 줄이는 게 현재 연구 목표다. 경제성 있는 효율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기술이 마련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 선도자로 꼽히는 UNIST 연구팀!
UNIST에서는 약 12명의 연구자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내년 개소 예정인 ‘페로브트로닉스 연구센터’가 본격화 궤도에 오르면 UNIST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상일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교수는 세계 최고 효율의 태양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공인한 22.1%의 광전환 효율이다. 석상일 교수는 박막 할로겐화물 개선, 공정 방식 개선 등을 토대로 네이처, 사이언스지에 연속으로 논문을 게재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이뤄왔다. 김진영 교수도 최근 알루미늄 전극을 사용한 원가절감, 안정성 향상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조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결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경진 교수를 비롯한 KIST-UNIST-울산융합신소재연구센터(KIST-UNIST-Ulasn Center, 이하 KUUC) 연구진은 텐덤형 태양전지 연구를 통해 태양전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2인용 자전거(텐덤자전거)처럼 실리콘 태양전지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를 다중 접합해 25% 이상의 고효율 전지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텐덤 구조를 사용하면 최대 효율은 35%까지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UNIST는 태양전지를 기반으로 한 응용연구도 진행한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LED, 에너지 하베스팅,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유연하고, 얇은 두께로 형성 가능한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태양전지-리튬전지일체형 모바일 전원 개발에 대한 이상영 교수의 연구, 후면전극을 통한 에너지 손실 감소에 대한 서관용 교수의 연구는 태양전지의 다양한 활용을 기대하게 한다. 이외에도 유기태양전지, 발광과 발열이 동시에 가능한 ‘페롭트로닉 소자’ 등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UNIST는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발전용 태양전지, 텐덤셀을 통한 초고율 전지, 빌딩외벽이나 창문에 설치하는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 태양전지, 자동차 선루프 태양전지, IoT용 전원, 무인기 태양전지 등을 실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로브트로닉스를 통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노력과 성과로 많은 관심과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 UNIST는 태양전지 관련 연구로 2015년부터 과기정통부 기후변화대응 연구과제 및 멀티스케일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 수행을 통해 각각 25억 원의 연구비를 받고 있다. 더불어 한국화학연구원, 고려대, KAIST 등과 공동연구도 활발하다.
지난 5월 UNIST는 유럽 최대 연구소 ‘헬름홀츠 율리히 연구소’와 공동연구센터 설립하는데 합의했다. ‘UNIST-헬름홀츠 율리히 미래에너지 혁신 연구센터’는 텐덤형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태양광 발전’의 실용화를 중점 연구한다.
UNIST는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해 연구실 창업도 진행했다. 석상일 교수가 2016년 설립한 ㈜프런티어에너지솔루션(FES)는 실험실적으로 개발된 전지의 상용화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페로브트로닉스’로 차세대 에너지 산업 창출 기대
UNIST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현재 22%의 효율과 1,000시간의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다. 연구진은 단위 셀 효율을 25%까지 향상하고, 내구성 문제를 개선해 3,000시간 가동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의 개선이 상용화의 과제로 남아있다. 또한 납 등 중금속의 위험을 대체할 물질 개발도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개선점을 보완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도모한다.
UNIST는 태양전지를 통한 신산업 육성 효과 및 시장 창출에 대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고효율, 저가 태양전지의 개발은 전지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웨어러블, 유연, 경량 태양전지 등의 응용기술은 IoT와 같은 다양한 영역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
세계 태양전지 시장은 향후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UNIST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그 중 10%를 점유할 수 있는 수준의 연구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 UNIST-전자신문 공동기획 더 보기>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1) 프롤로그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2) 에너지4.0을 선도하라, 해수전지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3) Uni-Brain, 차세대 인공지능 이끈다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4) ‘페로브트로닉스’ 기술허브, UNIST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5) 차세대 의료영상 기술, 광음향 내시경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6) 무(無)에서 유(油)를 창조, CCR
[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7)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