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환경, 보건 정책전문가를 꿈꾸는 제게 사회과학 연구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UNIST에서 공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 사회과학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 공학도로서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주인공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에 재학 중인 김세준 학생(27)이다.
김 군은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 기초과정부 교수와 함께 수행한 한국의 돌고래 방류의 영향 관련 연구 논문의 제1저자를 맡았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연안관리(Coastal Management) 4월호에 출판될 예정이다.
논문은 2013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돌고래 자연 방류를 실시한 한국의 사례를 살폈다. 연구진은 ‘제돌’을 비롯한 7마리의 돌고래 방류가 시민사회와 정부 기관에 동물 복지의 개념을 확장시키고, 해양생물에 대한 정책적 보호와 관리를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진은 특정 대표 종을 방류하고 보존하는 움직임이 전체 생태계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정 종을 보호하는 운동은 생태계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상징성이 높아 대중매체 동원이 쉽다는 점과 빠르게 정책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화학공학과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세준 학생이 사회과학 논문을 쓰게 된 데는 타타르 교수의 역할이 컸다. 김 군은 입학 첫 학기에 수강한 타타르 교수의 인류학 수업을 계기로 고래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타타르 교수는 돌고래 이슈에 적극적 관심을 갖는 김세준 학생에게 함께 논문을 작성해볼 것을 제안했다.
김세준 학생은 “전공과는 완전히 다른 연구방법론을 접하면서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 시야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번 경험은 유기적인 사회 안에서 과학과 기술의 영향력을 살피는 정책 전문가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세준 학생은 공학을 바탕으로 한 환경 정책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그는 “하나의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집중하고 원리를 밝히는 자연과학 분야의 시각과, 거시적 관점에서 현상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사회과학적 시야를 두루 갖춘 전문가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세준 학생과 타타르 교수는 이번 연구에 그치지 않고 관련 후속 연구도 진행한다. 둘은 울산의 고래 문화, 돌고래 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새로운 종류의 돌고래 체험 시설의 설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브래들리 타타르 교수는 “UNIST와 같은 과학기술특성화 대학교에서의 인문학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실험실 바깥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주는 것”이라며, “과학기술과 그에 이어질 정책과 사회변화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논문명: “Dolphin Liberation in Korea: Is it Beneficial for conser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