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에서 개발한 신물질, C₂N이 대중에게 공개됐다. 이 물질은 반도체와 촉매, 가스 저장 등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데, 이번에는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Ru@C₂N) 기술을 선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지난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 국립중항과학관에서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특별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는 ‘제51회 과학의 날’을 맞아 기획된 특별행사로, 국민들이 국가 연구개발 성과를 살펴보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별전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선정된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중 16개의 기술이 초청됐다.(관련 보도자료 바로가기) 이 중 백종범 교수팀의 C₂N은 2016년 순수기초 분야에서 최우수 성과로 뽑혔던 기술이다.
반도체로 주목받은 C₂N… 루테늄 더해 물 분해 촉매로!
C₂N은 탄소와 질소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그물 형태의 2차원 유기 구조체다. 2015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처음 발표됐는데, 당시 반도체 특성을 보인 2차원 재료로 크게 주목받았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점멸비가 100배 이상 높고, 1.96eV의 밴드갭을 가져 데이터 처리 속도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C₂N은 다른 원소와 결합하면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C₂N에 루테늄(Ru)를 결합해 만든 Ru@C₂N이다. 이 물질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발생시키는 우수한 촉매로 2017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발표됐다.
김석진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얻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유해물질이 생성된다”며 “수소가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가 되려면 물에서 수소를 분해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C₂N 기반의 루테늄 촉매가 이 부분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팀은 이번 전시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장치를 시연했다. 이 장치에는 Ru@C₂N이 수소 생산에 필요한 화학반응을 돕는 촉매로 쓰였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물 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특히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까지 친환경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을 표했다.
김석진 연구원은 “물을 분해해 수소와 산소가 나오는 장면을 신기하게 보는 어린이부터 수소 생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는 성인들까지 다양한 관람객이 다녀갔고,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기획전으로 UNIST의 연구성과를 사람들에게 직접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 영광이었다”며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는 만큼 더 좋은 연구결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u@C₂N 개발한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 ‘2018 한국다우케미칼 우수논문상’ 수상
RuC₂N의 우수한 성능은 학계와 산업계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이 덕분에 이 물질을 개발한 자비드 마흐무드(Javeed Mahmood) 박사는 ‘2018 한국다우케미칼 우수논문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마흐무드 박사는 지난 4월 1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다우케미컬 우수논문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상은 국내 이공게 분야의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7회를 맞았다. 올해는 총 136편의 논문이 접수됐으며, 대한화학회에서 위촉한 심사위원 3명이 총 12편의 우수 논문을 선정했다.
마흐무드 박사는 “유니스트의 든든한 연구 지원 속에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우수한 연구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나노 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해 산업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