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와 주변 세포 사이의 신호에 집중해 암 정복에 나서는 연구가 시작된다. 암의 성장과 전이를 조절하는 원리를 밝혀, 새로운 방식으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목표다. 울산시의 바이오메디컬 산업 육성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와 울산광역시에서 제안한 ‘세포간 신호교신에 의한 암제어 연구센터(이하 암제어 연구센터)’가 2018년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연구센터는 앞으로 9년(3+3+3) 동안 최대 59억 원을 정부(50억 원)와 울산시(9억 원)에서 지원받으며, 암제어 연구의 거점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울산시는 암제어 연구센터를 기반으로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보하고, 산학협력의 구심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암제어 연구센터는 암세포 자체에 집중했던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암을 비롯한 주요 주변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원리를 밝혀내 ‘암 미세환경’의 작동원리를 규명하려는 것이다.
센터장을 맡은 강세병 생명과학부 교수는 “세포 내에서 혹은 세포 간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의 신호전달에 문제가 생기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제한적으로 다뤄졌던 암 미세환경에 대해 밝혀내면 새로운 암 진단 기술과 암 치료제 발굴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센터는 단계별로 암 진단과 제어에 필요한 기술을 축적할 계획이다. 1단계 연구에서는 암 미세환경에서 세포 간 신호전달에 조절하는 요소를 발굴한다. 이를 기반으로 2단계에서 각 조절인자들이 동물 실험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악하고, 표적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3단계에서는 암 미세환경에 대한 연구를 종합해 차세대 암 진단 기술을 구축하려고 한다.
강세병 센터장은 “암 주변세포까지 연구 범위를 넓힘으로써 암 성장과 전이를 조절하는 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원리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이라며 “나노-바이오 기술과 첨단 영상장비를 활용하면서 학문간 융합을 촉진하면서 관련 인력을 성장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특히 바이오메디컬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울산시에 기술집약형 의료산업을 구축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역의 유망한 바이오벤처인 클리노믹스, 제로믹스의 맞춤형 유전자 분석과 융합하면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은 대학에 연구 거점을 마련하고, 대학연구소의 특성화와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집단연구사업 중 하나다. 대학에 구축된 중점연구소는 신진 연구인력을 육성하는 데도 기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