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한 ‘생체장기모사 칩’ 개발이 시작된다.
UNIST와 울산시가 제안한 ‘UNIST-WRIRM-UniBasel 생체장기모사 연구센터’가 ‘2018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Global R&D Center, GRDC)’에 선정됐다. 이 연구센터는 UNIST와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의과대학(WRIFM), 스위스 바젤대학 의과대학(UniBasel)이 공동으로 생체장기모사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 연구센터는 앞으로 6년간 정부에서 약 33억 원을 지원받으며 신약개발 속도를 높일 ‘생체장기모사 칩’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울산시도 매년 1억 원씩 총 6억 원을 지원하며 지역의 바이오메디컬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밖에도 WFIRM에서 330만 달러(약 3 7억 4000만여 원), UniBasel에서 297만 달러(약 33억 6000만여 원)를 출자해 연구센터 공동 설립을 지원하게 된다.
생체장기모사 칩(organ-on-a-chip)은 심장이나 폐, 간 등 사람 몸속 장기를 모방해 만든 작은 칩이다. 이 칩에는 장기를 이루는 세포와 주변 환경 등을 재현하므로 실제 장기가 작동하는 시스템을 가진다. 여기에 새로운 약물을 투여하면서 관찰하면 안전성은 물론 약물 전달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 등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김철민 UN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배양된 세포나 동물실험에 의존하는 기존의 전임상 신약 스크리닝은 실제 인체장기가 작동하는 생리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동물실험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비용, 시간, 결과의 부정확함 등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생체모사장기 칩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도 생체장기모사 칩과 함께 주목받는 생체장기모사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다양한 종류의 세포와 생체 재료 등을 이용해 실제 조직이나 장기와 유사한 복잡한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한다.
김철민 센터장은 “조직공학적으로 생체 내 구조를 모사할 수 있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발전시키면 혈관을 가진 소형 생체모사 장기를 구현할 수 있다”며 “이를 신약 스크리닝에 활용한다면 신약개발 구조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광역시 관계자는 “생체장기모사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에 글로벌 병원과 기업이 참여하면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거점도시로서 울산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GRDC는 해외우수연구기관의 인력과 장비, 연구기법 등을 도입해 국가과학기술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05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올해는 총 3개의 공동연구센터와 1개의 법인이 선정됐다. UNIST가 선정된 공동연구센터 유형에는 23개 기관에서 신청해 약 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