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UNIST 대학원생의 연구가 국제학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한솔 생명공학과 대학원생(지도교수 조형준)은 지난 6월 파리에서 열린 ‘국제자기공명의과학회(ISMRM)-유럽의학생물학자기공명학회(ESMRMB) 공동 연례회의’에 참가해 논문 구두발표 부문 우수상(Magna Cum Laude)을 수상했다.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은 치매나 파킨슨병 등으로 대표되는 퇴행성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새로운 자기공명기법에 관한 것이다. 이한솔 학생은 논문에서 MRI를 이용해 뇌 속의 ‘철(Fe)’과 ‘뉴로멜라닌’의 분포를 분석하는 기법을 제안하고, 시뮬레이션과 사후 뇌 조직을 이용한 실험으로 이를 검증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철이 침착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은 뇌 조직에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세포를 괴사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흑질에는 뉴로멜라닌이라는 신경보호물질이 있어 외부에서 유입된 철 성분을 붙잡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뉴로멜라닌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보다 흑질 내 철이 많이 침착되면서 발생한다.
흑질에 침착된 철 성분은 조직 내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는 파킨슨병의 발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때문에 뇌 속의 철 성분과 뉴로멜라닌의 분포 및 그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한다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해 예방하거나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방사선 노출 위험 없이 자기장을 이용해 신체 내부를 관찰하는 MRI는 비침습적으로 뇌 속의 철 성분을 관찰하는데 적합한 도구로 주목 받아왔다. 조직 내의 철 성분이 자기장을 교란하는 것을 이용해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솔 학생은 “뇌 속 철의 분포를 측정하는데 있어 MRI의 활용은 입증됐지만, 파킨슨병을 진단하기 위한 뉴로멜라닌에 대해서는 또 다른 측정방법이 적용돼야 해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선 뉴로멜라닌-철 복합체는 크기가 큰 철 입자로, 흑질 내 침착된 철은 작은 입자로 구분해 측정하면 MRI를 사용해서 퇴행성 질환의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에서 진행된 사후 뇌 조직을 이용한 실험에는 양산 부산대학교병원의 도움이 있었다. 퇴행성 질환 진단과 관련해 양산 부산대학교병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이한솔 학생은 향후 질환군의 뇌 조직을 이용한 추가적인 실험과 임상 적용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뿐 만 아니라 전반적인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효율적인 진단법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