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에너지공학 트랙이 국내 최상위 학과로 평가됐다. 원자력공학 트랙과 경영학 트랙도 상위권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중앙일보는 9월 11일자 1면에 “UNIST 약진, KAIST‧포스텍과 선두 경쟁”이라는 제목으로 UNIST의 성장을 강조했다.
중앙일보가 창간 53주년을 맞아 4년제 학과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평가 대상은 이공계열 3개 학과(간호학, 에너지 및 원자력공학, 산업공학)와 인문계열 3개 학과(경영학, 국문학, 사회학)이다. 이들 학과 중 이번 평가대상이 된 UNIST 트랙은 에너지공학 트랙과 원자력공학 트랙, 경영학 트랙 3곳이다. 사실상 평가 대상에 속한 UNIST 트랙 모두 우수한 등급을 받은 셈이다. 참고로 산업공학 분야로 분류되는 UNIST 경영공학 트랙은 이번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6년 신설돼 평가 데이터 기준 시점(2017년 4월)까지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에서 중앙일보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KAIST와 포스텍은 산업공학과에서, UNIST는 에너지 및 워자력공학과에서 ‘최상위’ 학과를 배출했다. 종전엔 KAIST와 포스텍이 이공계 평가에서 최상위를 양분해왔다. 2007년 설립된 UNIST가 최상위 경쟁에 합류한 것이다”라고 기록하며 UNIST의 약진을 소개했다.
이공계 평가는 교수 연구역량 및 여건 부문과 학생 교육여건 및 성과 부문을 합쳐 10~14개의 지표를 두고 200점 만점으로 산출한 결과로 진행한다. 합산 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10%까지는 ‘최상’, 25%까지는 ‘상’, 50%까지는 ‘중상’ 학과로 분류된다.
에너지공학‧원자력공학 “연구도 교육도 최고”
에너지 문제는 인류에서 닥친 중요한 과제다. 그만큼 전 세계 유수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경쟁하며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UNIST에서도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태양전지와 해수전지, 촉매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연구가 활발하다.
에너지공학 트랙 소속 연구자들은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이름을 알리는 주자들이다. 우선 UNIST가 개교 초부터 집중해온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조재필 교수를 필두로 세계적 수준의 이차전지 연구진이 포진하고 있다. 대학 내에 이차전지에 특화된 연구센터를 보유한 곳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며, 이곳에서 매일 우수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중앙일보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연구를 집중 조명해 소개하기도 했다. (기사 바로가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를 지금처럼 성장시킨 주역인 석상일 특훈교수를 비롯해 김진영 교수, 양창덕 교수 등은 차세대 태양전지를 이끌고 있다. 바닷물에 전기를 저장하는 전지인 ‘해수전지’ 개념을 제안하고 실용화에 나선 김영식 교수도 개척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촉매 개발과 인공광합성 분야의 연구도 에너지공학 트랙에서 중요하게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이런 연구업적은 ‘국제 논문 당 피인용 횟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UNIST 에너지공학 교수들의 국제 논문 당 피인용 횟수는 8.78회. 다시 말해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평균적으로 8번 이상 인용될 정도로 영향력이 높다는 의미다. 논문의 편수보다는 질을 중시한 연구 방향성이 질적으로 우수한 연구로 이어졌다는 게 여기서도 드러난다.
원자력공학과 트랙은 8명의 교수를 보유한 적은 규모이지만 강한 면모를 보였다. 에너지공학과 원자력공학이 합쳐진 대학을 제외하면 UNIST 원자력공학 트랙은 연구와 교육 여러 지표에서 서울대보다 뛰어난 경우도 많아 눈길을 끈다.
UNIST 원자력공학 트랙에서는 핵연료와 노심 등 원전 설계와 운영에 필요한 분야는 물론 원전해체나 원전 안전 등 미래 수요가 늘어날 원자력공학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특성화대 유일의 경영학 트랙, 우수성 인정
경영학 트랙은 올해 평가대상인 63곳 중 59곳에 설치돼 있다.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 경영학과가 설치된 셈. 하지만 학부 과정에 경영학을 전공으로 삼을 수 있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은 UNIST가 유일하다.
UNIST 경영학 트랙은 종합대학에 설치된 경영학과들을 제치고 ‘상’ 등급을 받았다. 이공계열의 성과들로 유명한 UNIST에서 인문계열의 연구와 교육도 우수하다는 걸 입증한 지표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역사가 오래된 종합대학의 경영학과들과 견줘도 손색없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경영학 트랙은 여러 지표 중 ‘교수 1인당 국제 논문’, ‘유지 취업률’,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에서 강점을 보였다. 경영학 분야에서도 연구역량을 강조하는 부분이 반영됐고, 학생들의 성장도 지표로서 드러났다.
최근 제20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매경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이준엽 경영학부 교수는 “UNIST는 경영학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는 체계도 잘 마련돼 있다”며 “학생들도 수학, 물리, 전자, 컴퓨터공학,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 금융 분야 등 경영학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유리하다”고 경영학 트랙의 장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