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 없이 수소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 나노 입자 촉매가 개발됐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친환경적인 방법에서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주상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오아람-백현석 박사팀, 고려대 이광렬 교수팀과 함께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고성능 전극(電極) 촉매를 개발했다. 기존에 활용되던 전극 촉매의 높은 가격과 낮은 내구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촉매는 백금(Pt)-니켈(Ni)-루테늄(Ru)을 사용해 합성한 물질로, 기존 ‘이리듐(Ir)-백금(Pt) 촉매’에 비해 촉매 활성도가 15배 좋다.
또 10시간 이상 장기 구동해도 90% 이상 성능을 유지해, 같은 시간 동안 이리듐-백금 촉매를 사용했을 때(40% 성능 유지)보다 안정성 면에서 훨씬 뛰어났다.
백금-니켈-루테늄 촉매(PNR)는 가운데 백금을 루테늄이 뼈대를 이루고 둘러싸고 있는데, 속이 빈 ‘코어-쉘(Core-Shell) 구조’라고 보면 된다. PNR 촉매를 합성할 때는 백금과 니켈, 루테늄이 함께 쓰여 속이 꽉찬 모습인데, 화학처리를 통해 니켈 부분이 깎여 나가면서 속이 빈 구조가 된다. PNR 입자 중심에 있는 백금과 바깥쪽 뼈대인 루테늄은 그대로 있으면서 니켈이 듬성듬성 섞인 모습이다.
주상훈 교수는 “기존 이리듐-백금 촉매의 내구성을 새로운 PNR 구조가 보완하게 됐다”며 “전기화학실험을 통해 각 원소들을 조합하면서 최적의 효율을 보이는 나노입자를 합성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촉매 합성은 고려대 연구팀이 맡았고, 주상훈 교수팀은 전기화학실험을 통해 촉매의 특성을 파악했다. KBSI 연구팀은 촉매 합성과 나노 입자의 구조 분석도 진행했다. 구조 분석에는 KBSI 서울센터에 있는 이중수차보정투과전자현미경이 활용됐다. 이 장비는 공간 분해능이 60피코미터(picometer, 1pm은 1조 분의 1m)에 달해 나노 입자의 구조와 성분비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광렬 고려대 교수는 “이번 기술에 이어 촉매를 대량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시간을 연장하는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에너지 환경기술 관련 촉매 시스템 적용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도 일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주상훈 교수는 “이광렬 교수팀과 5년 넘게 협업하면서 고성능 촉매 개발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촉매의 활성과 안정성 향상의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나노/화학/재료과학기술 분야의 우수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테리얼즈(Advanced Mateirals) 10월 26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제1저자는 오아람, 백현석 KBSI 박사와 김호영 UNIST 화학공학과 연구원이며 이광렬 교수와 주상훈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KBSI 자체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