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에 자리한 ㈜)네오넌트는 정밀 주조 회사입니다. 자동차와 조선기자재, 일반 기계에 들어가는 부품 2000여 종류를 만들고 있는데요. 각각의 자동화 공정은 잘 갖춰졌지만 재고들이 분실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문제를 ‘스마트팩토리 컨설팅’의 과제로 삼고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10일(월) 저녁 7시, 울산 신라스테이에서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학생들이 모여 석 달간 진행한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프로젝트’의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들에게 컨설팅을 의뢰한 한주금속㈜과 ㈜한국몰드, ㈜네오넌트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자리였다.
스마트팩토리는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뜻한다. 이번 과제는 스마트팩토리를 만드는 여러 단계 중 ‘데이터 시각화의 수집과 분석, 시각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네오넌트를 담당한 팀의 발표자로 나선 정천환 씨는 “현장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는 ‘재고관리’를 목표로 삼고, 이 부분의 데이터 시각화를 추진했다”며 “12가지나 되는 복잡한 공정 중에서 4개의 지점을 잡고, 각 지점의 입출고량을 비교해 매일 재고의 흐름을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장에서 관리가 안 되던 재고를 파악하기 위해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시각화 전략을 제시했다. 또 하루 단위로 파악된 재고 관리 데이터를 영업과 생산, 자재, 경영 부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해 공장 생산관리는 물론 경영전략 수립에도 기여하도록 했다.
발표를 들은 ㈜네오넌트의 김인식 부장은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라 이 문제를 누가 어떻게 풀지에 대해서 난감했다”며 “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를 보니 올챙이가 개구리로 거듭난 것처럼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기업은 기존 생산관리 시스템 개선 일정에 맞춰 이번 프로젝트 결과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00% 공장 자동화를 추진하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려는 것이다. 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역시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꾸준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주금속㈜을 담당한 팀에서는 금형 과정에 도입한 ‘전자교반 시스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법을, ㈜한국몰드를 맡은 팀에서는 생산 공정을 전 구성원이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각화 전략을 제안했다. 두 회사에서도 프로젝트 결과를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적용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최영록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세 기업 모두 자동차와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선택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해 프로젝트 진행과 실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스마트팩토리 컨설팅’ 수업을 통해 각 기업이 가진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지역기업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이번 프로젝트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이 수업에 참여한 12명의 기술경영전문대학원생들은 지도교수와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팀을 꾸려 각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문제점을 분석하고 생산 공정상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전체 생산 공정의 상황을 쉽게 파악하고 공정 효율을 방해하는 문제에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각 프로젝트 결과들을 현장에서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중이며, 내년 4월 중에 기업에 설치할 계획이다.
최영록 원장은 “새로 개발될 소프트웨어들은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앞으로도 인근 지역의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해, 전문 인력이 부족하더라도 실행해볼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기술로드맵’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