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수많은 사물을 연결하고, 여기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생산성과 편리성을 극대화한 스마트 공장, 스마트 홈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물인터넷의 구현에는 센서와 통신장치가 필수적이다. 빈틈없는 데이터 전송과 관리가 이뤄져야만 전체 시스템을 파악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다. 문제는 사물인터넷의 사각지대다. 지하 깊숙한 곳의 파이프, 금속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무선통신이 닿지 못한다. 여기에 유선통신을 연결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들 사각지대는 관리의 빈틈이 된다.
김학선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나섰다.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금속 표면을 이용한 통신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더불어 그는 이 기술을 활용한 창업에도 나섰다.
김 교수가 창업한 ㈜써니웨이브텍은 금속 표면에서 표면파를 발생시키고 이를 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엔 금속체 표면파 발생 안테나 설계 기술, 무선전력 송신단 전력제어기술, 무선전력 전송용 통신회로 IC 설계기술, 자기유도형 무선전력 시스템 설계 기술 등이 포함된다.
실제 이를 기반으로 80W급 무선전력전송시스템, 2.4GHz 금속체 데이터 통신기술을 구현했다. 특히 이들 기술은 기존 장비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사각지대 통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현재 지하, 수중, 차폐공간에 사물인터넷을 구현하려면 센서와의 통신을 위한 유선 연결 작업이 필요하다. 이 경우 복잡하고 어려운 설치 과정이 진행돼야 하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 예를 들어 지하 파이프에 유량 점검 장치를 추가할 때는 유량을 확인할 센서와 함께 지상까지 데이터를 전달할 전선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써니웨이브텍의 기술을 활용한다면 파이프 내부에 센서를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사물 인터넷의 구현이 가능하다. 금속으로 이뤄진 파이프 자체를 통신망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접근이 제한되던 지하 매설설비, 수중 장비 및 금속 차폐공간의 장치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김학선 교수는 “금속 표면을 이용한 통신은 위험한 작업환경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산업 안전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차대 전체가 금속으로 이뤄진 자동차에 적용하면 추가 연결 없이도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활용이 가능해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써니웨이브텍은 자체 개발한 통신모듈의 고도화와 함께 이 모듈을 고열, 고습 등 극한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패키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통신 장비의 효율과 안정성을 높여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안전한 산업현장을 구현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김학선 교수는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이 창업이라는 통로를 거쳐 세상을 이롭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도전에 나섰다”며 “경쟁력 있는 연구개발, 사업화를 통한 성공 그리고 유망한 연구개발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젊은 연구자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