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대학의 식물자원 유전체 분석 분야 학술교류와 공동 연구 추진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UNIST와 평양과학기술대는 22일(수) 오후 3시 제2공학관(104동) E208호에서 ‘UNIST-평양과기대 유전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두 대학은 모두 올해 개교 10주년을 맞았는데, 이를 기념해 심포지엄을 공동 기획했다.
행사에는 울산광역시 송철호 시장, 김창현 남북교류협력추진단장, 평양과기대 전유택 총장, 김필주 농생명식품학부 학장, 이흥우 교수와 이승율 운영위원회 위원장 등 내빈을 포함 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2018년 11월 두 대학이 남북 학술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진행되는 첫 번째 공식 행사다. 두 대학은 협약 당시 바이오메디컬, 국제금융, 동해안 스마트 제조업 도시계획, 기후변화 ‧ 재난안전,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술 교류 방안을 논의했는데, 유전체 관련 연구를 첫 학술교류 대상으로 정했다.
두 대학의 유전체 연구 교류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실정에 맞는 종자 개량 등을 통한 식량난 해결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대북제제 가운데 학술적 교류를 통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가 있다.
심포지엄에서는 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의 박종화, 조승우 교수, 부산대학교 박영훈 교수, 국립종자원의 강우식 박사와 평양과기대 김필주 학장이 연사로 나서 강연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식물자원의 유전체 분석,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식물 유전체 교정에 관련한 연구 동향을 살피고, 남한과 북한의 분자 육종 연구 현황을 공유했다.
강연 뒤에 진행된 토론에서는 식물자원 개량기술 개발을 통한 북한 식량난 해결 전략이 논의됐다. 이세민 생명과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은 토론에서는 북한의 농작물 현황을 공유하고, 농작물 수확 증대를 위한 종자 개량 방안을 토의했다. 특히 최근북한에 진출해 양파 재배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업체의 사례 보고도 있었다. 이어 식물자원 유전체 분석 및 교정에 대한 남북 공동 프로젝트 발굴 방안이 논의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에서 처음으로 남북 대학 간 학술교류가 열린 것을 축하한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향후 남북 대학 간 학술교류와 북한 식량난 해결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이어 “게놈 등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시의 노력이 남북 교류 사업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울산 남북교류협력추진단이 힘을 보탤 것”이라며 “울산 만명 게놈 프로젝트를 확장해 남북 게놈기술원까지 발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무영 총장은 “게놈은 UNIST가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핵심 연구 분야로, 평양과기대와의 깊이 있는 연구 교류를 통해 북한 식량난 해결을 위한 실질적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협력에 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올 가을에는 평양에서 2회 심포지엄을 개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평양과학기술대는 한국의 사단법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이 공동으로 설립한 이공계 특수대학이자 ‘북한 유일의 사립대’다. 평양시 낙랑구역 보성리 승리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9년 준공해 2010년부터 학부와 대학원 강의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