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혁신 클러스터로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다. 특히 1,500여개의 기술 집약 기업이 입주한 첨단 과학기술단지, ‘사이언스 파크’는 영국의 실리콘벨리라는 명성에 걸맞게 각종 혁신을 쏟아내고 있다.
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이러한 영국의 혁신을 살피고 첨단 기술경영 기법을 습득하기 위해 ‘2019 여름 단기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재학생과 교직원 등 21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은 지난 7월 28일(일)부터 8월 4일(일)까지 6박 8일의 일정으로 런던과 케임브리지를 방문했다.
연수에서는 런던대학교 카스경영대(Cass Business School),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IfM(Institute for Manufacturing),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와 입주 기업들을 방문해 기술경영의 특수 논제에 대한 강의를 듣고, 현장 실습, 참여 학습과 기업 탐방을 진행했다.
최영록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현장 연수는 정규 수업에서 경험하기 힘든 선진 기술경영 현장을 살펴볼 유익한 기회”라며 “특히 이번 연수에선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개방혁신 파트너로 적극 활용하는 ‘케임브리지 컨설턴트(Cambridge Consultants)’ 사례 등을 통해 한국기업의 정체된 혁신문화를 쇄신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볼 수 있었기에 수강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이번 연수를 계기로 케임브리지 IfM과의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학생연수는 물론 산업체 대상 교육프로그램 개발과정도 협의한다. 또한 케임브리지 외에도 학생들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
<2019 여름 단기 해외연수 들여다보기>
런던대학교 카스경영대(Cass Business School)
연수의 첫 일정은 런던대학교의 카스경영대였다. 카스경영대의 손병락 교수와 서섹스대학교(University of Sussex) 샘 로스코(Sam Roscoe) 교수는 ‘신흥 기술이 어떻게 글로벌 공급망을 변화시키는가(How emerging technologies are re-shaping global supply chains)’를 주제로 통찰력 있는 강의를 전했다.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이 글로벌 공급망관리를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연수단 한마디]
장동희 대학원생
전통 SCM에도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이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SCM을 담당하고 전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장준오 대학원생
선박 항해, 통신에 사용되는 장비들이 대부분이 일본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어서 일본과의 무역 상황에 따라 장비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어서 SCM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IfM(Institute for Manufacturing)
연수단은 런던을 떠나 케임브리지로 이동해 IfM(Institute for Manufacturing)에서 3일간 머물렀다. 여기선 IfM의 저명한 교수진이 자동화, 디지털화, 기술 로드매핑(Technology Roadmapping) 등을 주제로 강의를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강의를 통해 자동화, 로봇, VR 등 첨단 연구 동향을 살피고, 중견/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슈스트링 프로젝트(Shoestring Project)’는 대기업과 달리 연구에 대한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견, 중소기업들이 적은 투자로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실용적 기술개발을 돕는 프로젝트다. 학생들은 직접 시연과 실습을 진행하며 이해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기술전략의 문제해결을 위한 IfM의 대표적인 도구인 ‘기술 로드매핑 방법론’ 수업이 이뤄졌다. 워크숍 형태로 진행된 수업은 방법론 습득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로드맵을 그리는 실습 과정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의 응용역량을 키우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수단 한마디]
강길수 대학원생
이번 경험으로 초정밀도의 자동화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자동화는 저렴한 비용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고, 디지털화 슈스트링(Digitalization Shoestring)의 핵심인 프로그래밍 능력과 여러 다양한 디지털 계기의 조합 응용 능력,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SME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임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김미경 대학원생
‘슈스트링’에서 지원하는 기술 내용을 살펴보고, 한국에서 이 기술을 적용하는 컨설팅을 한다면 한국의 중소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조현순 대학원생
우리 회사를 위해 2020년 기술 로드맵핑을 작성해야 하는 제게 있어서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IfM에서 2020~2050년까지의 미래 운송수단 로드맵핑을 팀원들과 작성하면서 ‘Why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Cambridge Science Park)
사이언스 파크는 영국 정부가 대학의 연구결과를 산업계에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1969년 조성한 곳이다.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가 중심이 돼 육성한 이 산학협력단지는 현재 ARM을 비롯한 기술 집약 기업이 1,500개 이상 입주한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케임브리지 현지에서 5만 3,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연간 20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때문에 사이언스 파크는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육성된 미국 실리콘벨리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산학협력단지로 유명하다.
연수단은 IfM에서의 수업을 마치고 이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로 이동했다. 사이언스 파크에 소재한 혁신 기업을 실제로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연수단은 ‘케임브리지 컨설턴트(Cambridge Consultants)’와 ‘자아(Xaar)’ 2개 기업을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기업인 케임브리지 컨설턴트는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의 시초가 되는 기업으로 ‘케임브리지 현상’을 만드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글로벌 기술컨설팅 회사다. 현재까지 60개가 넘는 벤처기업을 탄생시켰으며, 통신 · 의료 ·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에 최첨단 기술혁신을 지원한다. 과학자,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800여명을 고용한 케임브리지 컨설턴트는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과 싱가포르, 일본에 글로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의 70%가 기존의 고객에게 수주한 것일 정도로 신뢰도가 높은 기업으로, 프로젝트의 결과로 개발된 IP를 고객기업에 모두 양도하는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연수단은 케임브리지 컨설턴트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인 에드워드 브루너(Edward Brunner) 이사의 도움을 받아 이리듐위성 이용 통신 서비스, 인공지능 · 머신러닝, 프로토타이핑, 로보틱스,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 과제 진행 현장을 방문하고 연구자들과 프로젝트 진행 절차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두 번째 방문회사인 자아는 1990년 케임브리지 컨설턴트에서 스핀아웃(Spin-out)해 설립된 회사다. 산업용 잉크젯 프린터의 정밀 헤드를 개발, 생산하는 이 기업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를 방문한 연수단은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제품에 대한 상세한 기술설명과 품질관리법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생산과정 외에도 회의체 운영방법과 자아 TV라는 독특한 소통문화에 대한 소개를 들으며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도 함께했다.
[연수단 한마디]
임소원 대학원생
케임브리지 컨설턴트가 여느 컨설팅과 달리 ‘기술’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문제점을 직접 해결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울산의 중소기업 및 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이 지향하는 방향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박재우 대학원생
이번 연수를 통해 세계 명문대 중 하나인 케임브리지대학교 IfM의 생산관리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이론과 지식을 습득하고 체험할 수 있었고, 관련 기관과 기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산업현장에서 적용되는 사례를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엄상욱 대학원생
이번 해외 단기연수 주제가 산업, 과학, 기술 정책 연구기관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제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였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지식과 판단, 경험들은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면서 견해와 이해도를 높일 기회가 됐습니다. 이런 경험을 산업, 과학, 기술 정책을 제시하는 제 직장에서 배경 지식으로 활용하여 기관의 업무추진에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이도준 산학협력중점교수
제조업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영국이 스마트 팩토리라는 트렌드에 대해서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을 위해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대기업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황과 비교를 해 보고 우리의 나갈 길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