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환경공학부의 과학예술융합전공자들이 첫 번째 졸업전시회를 연다.
과학예술융합전공은 과일집(125동)에서 4일(월)부터 9일(토)까지 제1회 졸업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회 오프닝 행사는 4일(월) 오후 4시에 과일집에서 진행됐다. 전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과일집에서 진행되며 관심 있는 누구나 찾을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부제는 ‘리-라벨’이다. 리-라벨(Research-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일컫는 워라벨(Work-Life Balance)를 연구자의 입장에서 재해석한 것으로, 연구와 삶 속에서 연구자 자신이 찾는 균형을 생각하며 이를 다시 이름 짓는(Re-Label)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3개의 메인 작품,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졸업예정자인 김우연, 배정현, 조나스(Jonas) 학생이 조재원, 이현경, 이종은 교수의 지도아래 메인 작품을 진행했으며, 전지우 작가와 보그단(Bogdan) 대학원생이 함께 참여했다. 전체 기획 및 큐레이팅은 김혜정 대학원생이 맡았다.
도시환경공학부 과학예술융합전공(Convergence of Science and Arts)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사이언스월든 센터의 연구를 함께하며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이다. 사이언스월든에서는 인분에서 에너지를 얻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똥본위화폐(fSM: Feces Standard Money)’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똥본위화폐 플랫폼에서는 ‘꿀’이라는 화폐를 중심으로 인간 본연의 가치를 되돌리기 위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전시부터는 시험적으로 오픈된 똥본위화폐 플랫폼(https://fsm.network)를 통해 사이언스월든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가입자에게는 10꿀이 주어지는데, 이를 활용해 작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과일집 한 편에 마련된 꿀마켓에서 리-라벨 굿즈를 구입할 수 있다. 플랫폼은 향후 추가 개발을 거쳐 과일집을 중심으로 한 사이언스월든의 가치를 확장하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졸업 전시 둘러보기]
프롤로그는 110동 1층에 전시돼 있다. 보그단 대학원생이 제작한 ‘Life with Ggool’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플레이어는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화폐단위인 ‘꿀’을 만나볼 수 있다.
다른 전시요소들은 과일집에 배치돼있다. 메인 전시에서는 과학예술융합전공 졸업예정자인 세 학생이 각자 제시하는 두 가치의 균형과 융합을 주제로 진행한 작품이 선보인다.
배정현 대학원생은 ‘오물(汚物)과 보물(寶物)’을 주제로 자원 순환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다. 그는 사이언스월든 센터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변기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는 오물이 버려지는 변기가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 요소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 옆에선 ‘가치 있는 것(Value)과 버려지는 것(Waste)’ 사이의 균형을 찾는 조나스 대학원생의 전시가 진행된다. 현대사회는 돈과 같이 가치 있는 것을 빠르게 찾아 추구하고, 버려지는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똥본위화폐로 대표되는 사이언스월든의 세계에선 이러한 기존 가치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뒤흔든다. 조나스 대학원생이 제작한 이리저리 순환하는 이미지와, 변기 소리, 돈 소리를 뒤섞은 오디오 속에서 기존의 자각은 변화의 계기를 얻는다.
김우연 학생의 전시는 ‘표현하기와 공감하기’를 주제로 음악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연구를 선보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기 위한 과정 속에서 긴밀히 연결된 음악과 감정의 형체가 점차 드러난다. 관객은 직접 이 과정에 참여해 자신의 감정과 음악의 연계를 표현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는 관객 모두를 김우연 대학원생의 랩 미팅에 초대하는 ‘랩 전시(Lab Exhibition)’이다.
과일집 2층에는 에필로그 전시가 마련됐다. 에필로그는 사이언스월든 연구의 일부인 똥본위화폐 거래가 현실화된 상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관람자는 누군가의 방에 초대된다. 방을 둘러보며 누군가의 추억, 상상, 미래 등을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