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물 연료전지(MFC)는 미생물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치다. 안효주 작가는 MFC가 발생시키는 에너지의 전기 신호를 측정해 이를 소리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미생물의 탄생과 활동, 그리고 소멸의 시간은 그녀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귀에 와 닿는다.
UNIST 사이언스월든 센터가 오는 12월 7일(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안여관에서 ‘렉처 콘서트: 숨은 연결 듣기’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작품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작가 4명이 각자의 특별한 연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사이언스월든 센터는 UNIST 내에 위치한 연구센터다. 여기서는 환경경제,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똥본위화폐’를 연구하고 있다. 인분으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고, 생산된 가치를 모두가 함께 나누는 대안적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버려진 것들로부터 가치를 찾고, 잃어버린 의미를 되찾는 연구는 과학자는 물론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어 과학-예술 융합 프로젝트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대희 사이언스월든 연구교수는 “이번 렉처 콘서트는 사이언스월든의 연구와 맞닿아 있다”며 “우리 몸에서 배출된 뒤 사라진 인분의 가치를 되찾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연결들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되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순서로는 사이언스월든 김대희 연구교수가 ‘물질과 마음의 연결’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에서는 11월 서울새활용센터에서 진행된 워크숍의 경험을 나눈다. ‘환상을 감각하다’라는 주제로 3주간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악기를 만들고 연주를 진행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이 과정을 통해 자원순환은 물론 자연과 사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연결을 재생한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이어 ‘예술과 과학의 연결’을 주제로 김윤철 작가의 강연이 진행된다. 유체역학, 메타물질 등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김 작가는 기술과 과학,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지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미생물이 생성하는 데이터를 이용해 빛과 소리 등을 만드는 안효주 작가는 ‘인간과 미생물의 연결’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관객들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순환과 생명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요소로 바꾸고 있는 그녀의 작업 과정을 통해 숨겨진 연결을 느껴볼 수 있다.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주제로 한 마지막 강의는 권병준 작가가 맡는다. 권 작가는 최근 선보인 <자명리 공명마을>을 통해 연결과 소통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자명리 공명마을>은 헤드폰을 통해 구현되는 퍼포먼스다. 관객들은 각자 다른 음악이 들리는 헤드폰을 착용하는데, 서로를 만나면 음악이 교환된다. 이는 사람들에게 단절의 의미를 가진 헤드폰을 통해 소통과 공감의 가치를 전한다.
김대희 연구교수는 “우리는 주변에 보이지 않는 의미를 간과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렇게 숨은 것들을 감각하고 인지할 때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며 “이번 렉처 콘서트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숨은 연결을 발견할 기회를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렉처 콘서트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웹페이지(https://bit.ly/2WMDca9)를 통해 사전 참가신청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