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110동 로비에 한 장의 그림이 걸렸다. ‘코로나시기의 군상’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아기자기한 요소들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재난의 현장을 그렸다.
작품의 제작과 전시를 기획한 것은 UNIST 사이언스월든팀이다. 조재원 센터장과 전지우 작가가 앞장섰다.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대응들을 하나의 캔버스 위에 모은 것이다. 산재돼있는 정보를 하나의 공간에 모아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자 했다.
조재원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현장의 의료진과 전문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반 대중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우리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생각으로 작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시기는 누군가에겐 추억으로, 누군가에겐 상처로 남게 될 것”이라며 “예술가들이 당시의 사회를 기록하고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사이언스월든이 나름의 해석과 감정으로 현재의 기록을 남기는 것은 사회를 예민한 감각으로 바라보는 과학자적 태도”라고 강조했다.
작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된 우리 주변의 일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방역과 치료에 힘쓰는 의료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에 머무는 모습, 배달 등 언텍트 경제의 확산, 경제위기와 선거 등 모든 장면은 연구진이 고민해 선정한 것들이다.
조 센터장은 “UNIST는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으로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바이오, 의료기술은 물론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혁신기술을 개발할 의무가 있다”면서 “뛰어난 과학기술과 함께, 사회를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예술적 감각과 과학적 관찰력이 더해진다면 UNIST만의 독특성을 갖춘 사회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UNIST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통해 각기 다른 방향의 사회적 기여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로비를 지나며 작품에 관심을 갖고 바라봐주시는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사이언스월든에서는 코로나 이후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브래들리 타타르(Bradly Tatar) 기초과정부 교수팀은 코로나 사태에서 강조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영향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위기 이후 벌어진 사회적 거리를 ‘다시 줄여가는 과정(Bridging the distance)’에 훨씬 어렵고 긴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이언스월든 또한 이 과정에서 과학-예술이 담당할 수 있는 연구와 행동을 찾아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