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캔버스를 통해서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 동안 작업과 일상을 기록할 수 있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작업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때때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색하거나, 가만히 있는 시간도 많았는데요.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시간이 오히려 생산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26일(월) 오후 4시 사이언스월든의 2020 과학-예술 레지던시 2차 오픈 스튜디오가 열린다. 주인공은 조나라 작가. 지난 12일(월) 과일집에 입주해 2주간 작업한 결과를 선보인다. 오픈 스튜디오는 아티스트 캔버스(https://artistcanvas.net/)의 “나라_캔버스의 일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실’로 그림을 그리는 조나라 작가는 과일집에 머물며 실 드로잉 작업을 진행했다. 실을 주재료로 활용하는 조 작가는 다양한 색의 실을 물감 삼아 작품을 만들어왔다. 대표적으로 ‘아노말리사(Anomalisa)’와 같은 작업이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 같은 눈에 보이지 않은 연결들을 실을 통해 표현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깊은 사랑을 느끼는 사람들은 마치 서로 실에 꿰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를 바느질을 통해 표현해요. 어떤 색을 쓰는지, 또 얼마나 빨리 실을 꿰매는지에 따라 그 감정의 느낌도 달라질 수 있어요. ‘욕망’부터 ‘권태’까지, 반복되는 감정의 순환을 표현하는 시도를 계속하는 이유도 여기 있죠.”
이번 레지던시 작업은 사이언스월든이 예술가와 대중을 연결하기 위해 만든 ‘아티스트 캔버스’를 통해 공개됐다. 조나라 작가는 ‘캔버스의 일상’을 주제로 작업과 생활을 기록했는데, 이를 통해 약 340시간의 일상이 공유됐다.
조나라 작가는 “이번 레지던시 기간이 길지 않았던 만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는 드로잉 작업을 위주로 시간을 보냈다”며 “연구자들의 이야기가 묻어 있는 창의적인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자가 격리의 시대에 예술을 전시하고 관람하는 문화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오프라인 전시가 아닌 온라인과 화면으로 예술을 만나는 것이 더 보편적인 삶의 방식이 된다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작가의 역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사이언스월든 과학-예술 레지던시는 총 4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14일간의 자가 격리 – 작가의 캔버스’를 주제로 한 이번 레지던시는 각각의 작가가 2주간 자가 격리 형태로 과일집에 머무는 형태다. 현재까지 2명의 작가가 입주 작업을 진행했으며, 오는 11월 말까지 2명의 작가가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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