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사이언스월든이 12일(목) 낮 12시 과일집에서 올해 세 번째 과학-예술 레지던시의 오픈 스튜디오를 개최한다. 2주간 과일집에 입주해 작업을 진행한 최윤세 작가는 그동안의 고민과 작업을 소개한다.
최윤세 작가는 이번 작업을 ‘방구석 초상화’라고 명명했다. 이 작업은 컴퓨터를 활용해 다양한 이미지를 조합해 얼굴 형태를 만드는 콜라주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단순히 누군가의 얼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정확성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신선한 작업을 시도했다.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자동화된 알고리즘의 추천에 따라 판단하고 취향을 형성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의미와 정확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의문이 남죠. 그래서 사람 얼굴 이미지의 유사도를 판단하는 알고리즘을 이용한 작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최 작가의 작업은 이렇다. 두 이미지를 비교해 얼굴의 유사도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에 특정인의 사진과 빈 이미지를 배치한다. 그리고 눈, 코, 입, 머리 등 인물사진의 각 요소와 유사한 이미지들을 가져와 빈 이미지에 배치하며 90% 이상의 높은 유사도가 나올 때까지 작업을 계속한다.
최윤세 작가는 “알고리즘은 제 작업이 사진과 유사하다고 평가하지만, 실제 사람의 눈으로 보면 두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쉽게 인식된다”며 “기계와 사람, 예술과 문명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을 펼쳐볼 수 있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 또한 아티스트 캔버스를 통해 생생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최윤세 작가의 작업 과정에 관객들이 함께했다는 점이다. 최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댓글과 SNS를 통해 관객들의 의견을 받아 반영해가며 초상화를 그려냈다. 각 부분에 넣을 부분 이미지를 추천받거나, 배치를 변경하는 식이었다.
최 작가는 “온라인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또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작업을 진행한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전시장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던 관객들을 앞으로든 다른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사이언스월든 과학-예술 레지던시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주제로 4명의 작가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과일집에 입주해 진행된다. 지난 9월 14일(월) 백다래 작가가 첫 번째 레지던시에 입주했으며, 조나라 작가에 이어 최윤세 작가가 세 번째로 레지던시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