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유엔을 비롯한 세계 많은 국가들이 탄소중립 실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 탄소중립을 이루는데 있어 수소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소는 화석연료의 개질을 통해 생산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발생 억제에 대한 기여도는 미미하다. 따라서 세계 여러 국가 들은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재성, 장지욱 공동 연구팀은 아일랜드 틴달 국립연구소와 협력해 프린터에 널리 사용되는 전자동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대형 광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대표적 인쇄기술 중 하나인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일반적인 인쇄용도 외에 소재 개발을 위한 고속·대량 스크리닝이나 대규모 박막태양전지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 광전극 제조를 위한 스케일업에 활용한 것은 최초이다.
태양광 수소 기술은 그린수소 생산기술 중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재생에너지인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분해함으로써 수소를 얻는 가장 이상적인 기술이다. 하지만 그 효율이 충분하지 않아서 기존의 화석연료 개질로 생산되는 수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진다.
태양광 수소 기술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선 광전극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광전극의 성능은 전체 수소생산 시스템의 효율과 경제성을 결정한다. 보통 연구개발용 광전극은 1cm2미만의 소형으로서, 실용화 규모인 1m2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1만 배 정도의 스케일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스케일업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수소생산 효율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또한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수동식 제조법으로는 실용화와 함께 광범위한 보급을 위해 필요한 대량 제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태양광 수소생산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대형 광전극을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 대량 제조할 수 있는 자동화 스케일업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 광전극을 스케일업하기 위한 방법으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용액공정으로써 진공이 요구되는 다른 기술에 비해 경제적이다. 또한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 다중막으로 구성된 광전극을 정교하고 일관성 있게 프린팅 가능하다. 이는 큰 면적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고 전자동 시스템으로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진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산화철 광촉매 전극을 대규모의 모듈형태로 제조하며 그 효용성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태양광수소 상업생산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재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실험실에서 태양광수소 전환효율의 상승에 연구개발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조속한 실용화를 위한 스케일업 기술개발과 현장실증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2030년 이전에 태양광을 이용한 그린수소 기술이 상용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Cell Press에서 발행하는 에너지 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Joule의 2023년 5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5월17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재성, 장지욱 교수 및 아일랜드 틴달 국립연구소의 D. Cherian 박사와의 협력으로 수행됐으며 연구비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사업과 BrainLink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